한국 드라마 같은 강렬한 매력!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 like5
  • like5
  • share
부부의 잠자리까지 간섭하는 시어머니, 재산 상속을 둘러싼 형제간의 다툼, 심지어 아내의 거짓임신까지. 우리나라 일일 드라마에서 볼 법한 소재라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아니다. 바로 미국 대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가 집필한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속 이야기다.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의 프레스콜이 지난 1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렸다. 전막 시연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이호재, 이승주, 우정원 등 전 출연배우들이 나서 연기를 선보였다.
 
작품의 시작은 주인공 마가렛의 속사포 같은 대사로 시작된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그녀에게 알코올 중독자 남편 브릭은 제발 닥치라는 직언을 하며 날카롭게 반응한다. 애정 없이 결혼한 전형적인 쇼윈도 부부인 이 집안에서 마가렛이 바라는 건 단 하나, 죽음을 앞둔 시아버지의 유산이다. 하지만 유산을 노리고 있는 건 브릭의 형인 구퍼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두 형제 부부의 갈등을 중심으로 욕망을 감춘 채 허위를 일삼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마치 극의 제목처럼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가 된 듯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안달복달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한 편의 블랙 코미디처럼 진행되는 극은 테네시 윌리엄스 섬세한 대사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들을 꼬집는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이어 다시 한번 테네시 윌리엄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문삼화는 “마초적이지 않으면서도, 섬세하고 끈질기게 주제의식을 끌고 가는 게 테네시 윌리엄스의 매력”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1950년대에 쓰였음에도 여전히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시대적, 문화적 배경에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공연에선 배우들의 연기도 눈에 띈다. 알코올 중독자 남편 브릿 역을 맡은 이승주는 가식을 견디지 못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삶에선 진실하지 못한 인물을 실감나게 소화해낸다.

이승주는 “허위나 욕망이란 감정이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감정이라 생각했다”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단 인간의 발가벗은 욕망이나 거짓을 진실하게 보여주고자 연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거짓 임신까지 일삼는 마가렛 역을 맡은 우정원 역시 극 초반 독백 수준으로 쉴새 없이 이어지는 대사를 매끄럽게 이어나간다. 우정원은 “내용을 보다 보면 한국 드라마 같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고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어 “마가렛은 감정의 폭이 상당히 큰 인물”이라며 “욕망은 강하지만 등장인물 중 가장 솔직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전임에도 한국 드라마 못지 않은 강렬함을 품고 있는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오늘(18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www.studiochoon.com)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