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청춘들을 위한 위로,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칠서>

  • like5
  • like5
  • share
‘N포세대’, ‘흙수저’ 등 어두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신조어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힘든 청춘들의 마음을 대변할 공연이 무대 위에 올랐다. 바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칠서>다.

<칠서>는 역사가 ‘계축옥사’로 짧게 기록한 일곱 명의 서자들의 꿈과 좌절을 허균의 <홍길동전> 탄생 비화와 함께 엮어낸 팩션 사극이다. 특히 조선 광해 시절, 서자였던 이들이 개혁을 펼치며 신분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모습들은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는 청춘들의 삶과 묘하게 겹쳐진다.
 
지난 9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칠서> 프레스콜에서 장성희 작가는 일련의 사태를 겪었던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조선 시대 역사적 사건을 떠올리게 됐다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지난 촛불 정국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사회 분위기를 보며 조선 시대에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저항했던 젊은이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이상 패배에 익숙해지지 않고, 일어나려고 분투했던 칠서의 움직임에 주목했으면 좋겠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임진왜란 이후 고통받는 민중들 속에서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기 위해 노력하는 칠서들의 모습, 자신의 자리를 뺏길까 걱정하는 광해군의 모습 등 극 전반부 이야기들이 다섯 곡의 주요 넘버와 함께 공개됐다. 광해를 움직여 조선을 개혁하려 했던 허균 역의 정원영은 평소 쾌활한 성격과는 다른 무게감 있는 모습을 선보였고, <팬텀싱어2>를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박강현 역시 ‘소녀’라는 별명을 잊을 정도로 독기에 가득 찬 광해를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허균 역의 정원영은 “캐릭터 소화를 위해 역사 공부를 학창시절 때보다 더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젊은 세대 중 한 사람으로서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따라가기보단, 옳고 그름을 과감히 결단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작품을 통해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칠서>가 아마 청춘들의 가슴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칠서의 우두머리이자 홍길동의 모델 서양갑 역을 맡은 박영수 역시 “모든 넘버들이 킬링 넘버라고 할 만큼 귀에 착착 감기는 노래들이 많은 작품”이라고 먼저 운을 띄웠다. 또한 자신이 맡은 서양갑은 “안무부터 무술씬, 노래, 연기까지 극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예술단과 함께 작업하게 된 노우성 연출은 “서울예술단처럼 오랜 역사와 숙련도를 가진 팀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오디션을 통해 뽑은 배우들과 함께하는 작업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무극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춤과, 노래, 연기가 유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욕심을 냈다.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기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예술단의 신작 <칠서>는 오는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