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캐스트 단독 공개! 더 깊고도 새롭게 <베어 더 뮤지컬> 연습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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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에서 열린 70회 토니어워즈에서는 많은 배우, 스텝들이 가슴에 은색 리본을 달고 등장했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클럽에서 일어난 총기 참사에 대한 애도다.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제임스 코든도, 음악상을 수상한 <해밀턴>의 린 마누엘 미란다도 "증오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사랑, 사랑, 사랑은 결코 누군가를 죽일 수 없다" 등의 발언을 통해 사건에 대한 처참한 심경과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사건 발생 장소, 과거 범인의 발언 및 행동 등을 통해 특정인들에 대한 증오가 끔찍한 비극의 씨앗임을 누구라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의 의미와 울림은, 그래서 더욱 크게 다가올 듯하다. 2016년의 한국 역시 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되던 시청광장 옆에 그만큼 강렬한 기세로 동성애 반대 시위가 열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외로움에 흔들리는 10대
그들을 더욱 가두는 세상의 시선들
 
보수적인 카톨릭 고등학교에 다니는 10대들의 외로움, 사랑 등의 위태로운 감정을 마약, 자살, 동성애 등을 통해 풀어내고 있는 <베어 더 뮤지컬>. 대학 진학을 앞둔 미국의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답게, 지난 15일 찾은 <베어 더 뮤지컬>의 연습실에는 젊은 에너지가 취재진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하기 전 이곳 저곳에서 무리를 지어 단체 안무를 맞춰보거나 음악감독과 노래를 점검해 보는 모습에서 지난해 성공적인 초연이 이어주는 탄탄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구조적으로 초연 때와 크게 바뀐 건 없습니다. 워낙 탄탄하게 짜여진 작품이고 수정을 금하는 원작자의 요구도 있었고요. 하지만 드라마적으로 몇 장면을 추가한 것은 있어요. 앞에 신부님과 수녀님의 장면을 넣은 것과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연습을 하면서 피터가 제이슨한테 느끼는 마음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에 공감으로 이어지는 부분도 장면 변화 부분이에요. 이에 따라 마지막 장면의 대사도 조금 바뀌었고요."(이재준 연출)
 
개막 전부터 관심이 집중되었던 작품이기에 막이 오른 후 초연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도 만만치 않았던 게 사실. 관객들의 기대, '동성애 이야기'라는 개막 전 선입견과 마주했던 것이 초연이라면, 이번에는 초연에 대한 호평과 잔상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숙제가 있을 것이다.
 
"원작에 충실한 것을 기본으로 했습니다. 초연 때도 분위기가 다소 밝은 거 아닌가, 좀 더 어두운 분위기를 기대했었다는 의견이 있었고 저희 역시 그런 분위기를 더욱 만들까도 생각했지만 역시 원작의 뜻을 따랐어요. 변화보다는 깊이, 보강으로 가고 있습니다."(이재준 연출)

상남자 vs 젠틀맨 vs 우수어린 눈빛?
 
여기에 이어 올해 <베어 더 뮤지컬>이 좀 더 색다르게 보일 것 같은 또 다른 이유는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 때문이다. 피터 역에 손승원, 박강현, 제이슨 역에 김승대 뿐 아니라 최서연(아이비), 지우림(나디아) 등 참신한 배우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
"(손)승원이는 되게 선이 고와요. 일부러 그렇게 하려 해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 자체가 되게 곱고 예쁘죠. 그런데 축구 선수 출신이라니. (웃음) 어제도 아침에 조기 축구 하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박강현은 오디션 때 되게 잘했어요. 그래서 어떤 배역을 줘도 좋을 것 같다고 스텝들이 모두 생각했죠. 가만히 보고 있으면 여러 명의 얼굴이 겹치는 느낌이에요. 조승우나 (이)재균이 느낌이 되게 많이 나요. 재균이가 갖고 있는 눈 안에 서려있는 떨림과 슬픔, 오묘한 무언가가 있어요.
나디야 역의 지우림 역시 갓 학교 졸업하고 뮤지컬은 한 적이 없는 친구인데, 오디션 때 긍정적이고 파이팅이 넘치는 에너지가 좋아서 뽑았어요."(이재준)
 
이윽고 시작된 연습. 피터와 제이슨이 서로에 대한 애정을 나누는 '유 앤 아이(You & I)' 장면에 앞서 제이슨 역의 김승대가 "나 고등학생처럼 보여?"라고 말하자 순간 모두에게서 웃음이 터진다.
 
"회사 신입사원 같다는 말도 있다."는 농담에 이어 "연기를 정말 잘 한다고 생각했고, 제이슨이 가진 감정, 슬픔을 잘 연기한다면 관객들이 어느 순간 그 배우가 만든 상황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 이재준 연출은 말한다. 눈에 어려있는 슬픔 역시 김승대 배우가 가진 매력 중 하나라고. (서)경수 제이슨이 '상남자', (성)두섭 제이슨이 '젠틀맨'이라면, '김'승대 제이슨은 '슬픔'이라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다는 귀띔이다.
<베어 더 뮤지컬>을 '10대'들의 '동성애'이야기로 한정하기는 아쉽다. 사랑에 굶주리고, 자신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 시대 사람들이 모두 주인공이라 할 수도 있겠다. 미국 내 카톨릭 고등학교, 명문 대학교 등이 갖는 선입견에 대해 미리 알고 있으면 더욱 극 중 갈등을 이해할 수도 있다. '원', '유 앤 아이', '터치 마이 소울' 등 감미롭고도 강렬한 넘버들이 초연 당시에도 큰 사랑을 받았다. 초연에 이어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두 번째 막을 올리는 <베어 더 뮤지컬>은 오는 6월 29일부터 9월 4일까지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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