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 배우를 주목해!] 연극배우 강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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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알을 깨고 번데기되어 날개짓을 하기까지 성장의 아픔을 견뎌야 한다. 아름다운 나비가 되기 위해서 한겨울 추위 속 허물을 벗는 고통을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나비처럼 성장통을 견디고 아름다운 날개를 펼칠, 2018년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를 플레이디비가 소개한다.

첫 번째 주자는 지난해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에서 발로쟈를 연기한 강승호다. 그는 하얗고 말간 얼굴로 엘레나 선생님에게 협박을 서슴지 않던 발로쟈를 연기했다. 기자의 머릿속에 그가 각인된 순간이다. 날 것의 느낌이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현재는 영화 <메소드>의 극중극 <언체인>에서 지하실에 갇힌 의문의 남자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선하지만 매서운 눈빛에서 오는 집요함이 돋보였던 그의 연기는 앞으로 어떤 색으로 펼쳐질까?
 
자기소개.
이름은 강승호. 부산이 고향이고요. 1993년생으로 올해 26살이 됐습니다. 군대도 갔다 왔고요. 말투나 성격이 느려서 애늙은이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
노는 걸 좋아하던 고등학생 때, 연기학원을 등록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설렁설렁 다니다 그만 두었죠. 방학 때 학원을 같이 다녔던 친구들이 공연을 한다고 해서 보러 갔어요. ‘배우가 되자’고 생각한 게 그때였던 것 같아요. 무대에 오른 친구들을 통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느꼈고, 그들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어요. 이후부터 저도 다시 학원에 등록하고 연극제도 나가고 대학도 연극학과로 가게 됐어요.

학교생활을 돌이켜 본다면.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서울에 왔는데, 지방에서 오니까 '서울에 애 있는 애들은 얼마나 잘할까'라는 생각에 위축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무조건 열심히 무대에 오르자'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어떻게든 기회가 닿으면 무대에 오르려고 했어요. 군대 갔다 온 시간을 빼면 한 번도 쉬지 않고 공연을 한 거죠.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늘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요.

첫 무대에 올랐던 소감.
군대 제대 후 학교 선배의 소개로 2013년 연극 <팬지>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했어요. 이 작품에 영화 <1987>에서 활약한 김태리 누나가 시각장애인 여주인공으로 나왔어요. 연극 런닝타임이 1시간 50분이었는데 전 1시간 30분정도 기다려서 10분 나왔다 다시 무대 뒤로 들어가요. 늘 기다림의 연속이었지만 지루하지 않았고, 무대로 올라갈 순간을 상상하며 설레였어요.
 
 
꼭 출연해 보고 싶은 작품 혹은 캐릭터.
가리지 않고 다 하고 싶어요. 하지만 성격상 오글거리는 역할은 못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드라마 <꽃보다 남자> F4 같은?(웃음) 그런 역할은 너무 쑥스러워요.

배우가 되어서 좋은 점.
가족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한테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인정을 받으니까 그만큼 자존감도 올라가고, 행복해요.

배우가 되어서 힘들었던 점.
인간관계. 경상도 사람이라 그런지 의식하지 않으면 말을 툭툭 내뱉는 경우가 있어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닌데 상대가 나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서 처음 연기 시작했을 때 선배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했어요.

그리고 부산이 고향이다 보니 처음에는 사투리를 그대로 썼어요. 지금은 많이 고쳤는데, 처음에 나만 사투리를 쓰고 끼가 없다는 느낌을 받아서 자신감이 없었어요. 저만 결핍이 많다고 느꼈죠. 점점 그 결핍들을 채워가면서 배운 게 많아요. 처음부터 원하는 것을 다 가지고 있었다면 놓치고 가는 것이 많았을 텐데 이제는 결핍 덩어리인 제 모습을 사랑해주고 싶어요. 스스로에게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너무 힘주지 않아도 된다는 걸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내게 가장 자극을 주는 것.
주변 사람들. 친한 사람들이랑 진솔하게 이야기하면서 영향을 받아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 때는 사람을 찾게 되더라고요. 연기도 그렇게 해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그들에게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일상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무대 위에 제 모습이 달라지는 걸 느껴요.
 
공연이 끝나면 하고 싶은 것.
여행. 해외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못 갔거든요. 연말에 학교 공연, <선물> 지방 공연, <언체인> 연습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엄청 바쁘게 지냈어요.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마음이 지치더라고요.

연기 외에 좋아하는 것.
카페에 오래 앉아 있는 거. 공연장과 연습실 아니면 주로 가는 곳이 카페에요. 거기서 대본도 읽고, 음악도 듣고, 멍도 때리고 그래요. 그리고 술 마시는 거. 잘 못 마시는데 기분파에요. 요즘은 연습 하느라 잘 안 마시는데, 예전에는 술을 좋아해서 자주 마셨어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 먹어보고 싶은 음식은 있어요. 먹방 프로그램에 랍스타가 나오는데 꼭 먹어보고 싶더라고요. 최근에 뮤직 비디오를 찍었는데, 출연료가 나오면 꼭 랍스타를 사 먹을래요.(웃음)

차기작.
연극 <네버 더 시너>에서 레오폴드 역을 맡았어요. 뮤지컬 <쓰릴 미>의 소재가 되는 동일한 사건을 가지고 만들었는데, <쓰릴 미>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에요. 여러 선배님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으며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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