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2018년 키워드 #성찰 #되집기…동시대성 담은 연극 8편 올려

  • like1
  • like1
  • share
"남산예술센터는 오래된 극장이지만, 2009년 연극 제작 극장으로 재개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극장은 가장 드라마틱한 시기를 지나왔고, 우리의 역사에서도 큰 변곡점을 맞이했다. 지난해는 사회적으로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한 작품이 많았다면, 올해 프로그램은 성찰, 되집기라는 키워드가 될 것 같다."

남산예술센터가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시즌 프로그램 8편과 공모 프로그램을 지난 17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우연 극장장은 "이제는 내면의 성찰, 시대의 변화를 견디고 아픔을 겪은 사람들에게 고개를 돌리는 시기가 됐다"고 서두를 떼며, "올해 프로그램의 특징은 한국 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현상을 담은 동시대성 작품 8편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당 프로그램의 창작진들이 나와 작품 전반에 대한 설명과 소감을 밝혔다.
 
<처의 감각>(작 고연옥, 연출 김정/ 4월 5일~15일)
2017년 주요 연극상을 휩쓴 고연옥 작가와 김정 연출이 손을 잡았다. 삼국유사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지난 2016년 각색 버전인 <곰의 아내>로 먼저 무대에 올랐었다. <처의 감각>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존중으로 올해 다시금 선보이게 됐다. 고연옥 작가는 "이 작품이 원작대로 공연되는 것을 통해서 극작가에 대한 재고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손 없는 색시>(작 경민선, 연출 조현산/ 4월 26일~5월7일)
지난해 남산예술센터의 공동제작응모를 통해서 선정된 작품으로 인형극으로 선보일 예정. '손 없는 색시'라는 민담에서 출발한 희곡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너무 아름답고, 시적이다"라고 평가를 받았다. 전쟁에서 남편을 잃는 슬픔 때문에 손으로 항상 자신의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는 색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인형극 작업을 선보인 조현산 연출은 "인형극이란 형식은 문학으로 따지면 시와 비슷한 것 같다. 인형은 배우처럼 자연스런 움직임은 없지만 그런 결여가 상상력을 더 자극한다. 민담에서 출발한 희곡이라 상징이 많기 때문에 인형극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어콘 없는 방>(작 고영범, 연출 이성렬/ 5월 17일~6월 3일)
그동안 남산예술센터는 민간극단과 공동제작 파트너십을 통해 좋은 창작 연극을 발견하고, 레퍼토리화 작품을 발굴하고자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예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공연된 <푸르른 날에>와 2016년 <햇빛샤워> 등의 작품이 있다. 올해는 <에어콘 없는 방>을 재공연한다. 이성열 연출은 "영웅이 아니라 성실하게 열심히 자기 꿈을 위해 노력했던 젊은이가 '왜 초라한 늙은이로 늙어갈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전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원작 장강명, 각색 정진세, 연출 강량원/ 9월 4일~16일)
창작 희곡 소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는 남산예술센터가 지난해 권여선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에 이어 연극의 새로운 재료로 동시대 한국 소설을 다시 한번 무대화한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살인을 저지른 남자의 기억과 고통, 속죄라는 문제를 다룬다.
 
2018년 시즌 라인업에 참여하는 창작진들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공옥진의 병신춤 편>(그린피그 공동창작, 연출 윤한솔/ 10월 4일~14일)
남산예술센터는 지난 2016년부터 기존 서사구조를 벗어나 동시대 현대 연극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작업들을 해왔다. 이번에는 윤한솔 연출이 '공옥진의 춤을 키네틱센서를 이용하는 게임으로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발상으로 시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작, 연출 최지언/ 10월 25일~11월 4일)
시, 소설, 희곡 분야에서 모두 등단한 최지언 작가의 작품. 80년대를 배경으로 용기에 대해 말한다. 최지언 작가는 "모든 것은 용기의 문제라는 말이 있다. 시대는 질문은 던지고, 인간을 딜레마에 빠트린다. 딜레마에 빠진 개개인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인가'에 질문에 관객들과 같이 느껴 보고 싶어서 희곡을 쓰고 연출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 시간>(작 이보람, 연출 김수희/11월 15일~25일)
이 작품은 독재정권 시절 의문사로 죽은 남편을 둔 부인의 삶을 통해 기록된 역사에서 빗겨난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김수희 연출은 "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공연은 실험적이거나 재미없거나 하는 편견을 가질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한국,일본,홍콩 국제공동제작 프리-프로덕션, 이경성/12월 5일~7일)
남산예술센터가 기획하여 각 나라 80년대생 연출가에 작업을 의뢰한 작품. 한 세대 안에도 가지고 있는 격차가 크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국·일본·홍콩의 80년생 연출가들이 시대,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에 주목한다. 한국의 연출가는 크리에이티브 바키(VaQi)의 이경성이 참여한다. 이경성 연출은 "국제공동제작이라는 멋진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이 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세 나라의 예술가들이 모여 워크샵을 통해 희망을 봤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남산예술센터는 <제8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3.9~3.11)과 아직 무대에 오르지 않은 희곡, 극단의 회의 테이블에 머물고 있는 아이디어 등 미완의 콘텐츠들을 미리 공유해보는 미확정의 무대 <서치라이트 (Searchwright)>(3.13~3.23) 를 소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우연 극장장은 "남산예술센터는 제작되는 작품의 준비부터 유통의 과정까지 함께하는 책임 있는 제작 극장이 되고 싶다. 우리가 목표하는 것은 현대의 아고라 극장으로, 활발한 논쟁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남산예술센터 제공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