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이었음을… 공연 속 가슴 시린 사랑
- 2018.01.24
- 이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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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해 본 적 있는가. 여기 뜨겁게 사랑하고, 그랬기에 더 가슴 아픈 시련을 겪어야만 했던 네 쌍의 커플이 있다. 비록 공연 속 캐릭터지만 관객들의 마음마저 짠하게 만들었던 네 커플의 만남과 사랑, 아픔의 순간을 정리했다.
# 유부남 황태자와 가난한 가문의 여자, 사랑에 빠지다 <더 라스트 키스>
황태자 루돌프 & 마리 베체라
두 사람의 첫 만남 궁정극장 개관기념 공연에서 만난 것이 처음. 지독한 생활고를 비관하며 공연장에서 자살한 한 여인의 죽음을 계기로 두 사람이 마주치게 된 것. 공연을 엉망으로 만든 여자를 비난하는 다른 상류층과는 달리 그녀가 전하고자 했던 쪽지에 주목하려 했던 단 두 사람, 루돌프와 마리. 그 많은 사람 가운데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것도 당연지사. 사랑에 빠진 결정적 순간 평소 동경하던 진보적인 칼럼니스트 줄리어스 펠릭스가 바로 루돌프라는 사실을 그의 입을 통해 듣게 된 순간. 생각도 바르고, 얼굴까지 바른 이 남자에게 어찌 반하지 않으리오. 사랑의 걸림돌 “난 여자가 있는데.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사랑 없는 정략결혼이라 했지만, 그래도 그에겐 아내가 있는걸. 게다가 권력을 쥐는 황제의 강력한 반대까지. 두 사람의 사랑의 끝은 이미 예정된 결말, 아니었을까?
# 격변의 시대 속 엇갈린 남녀 <모래시계>
# 격변의 시대 속 엇갈린 남녀 <모래시계>
태수 & 혜린
두 사람의 첫 만남 학생운동을 하다 경찰에 쫓기는 혜린과 우석을 구한 것이 태수와 그녀의 첫 만남. 함께 도망치다 처음 마주한 인연이기에 서로의 첫인상도 강렬할 수밖에 없었을 것. 짧은 만남이었지만 소탈한 그녀의 매력을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을 듯. 사랑에 빠진 결정적 순간 “너에게 건다. 내 모든 것을 너에게 건다” 아버지와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혜린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그 순간. 고목처럼 든든한 자태로 당신을 위해 모든 걸 걸겠다는 태수의 돌직구 고백은 길이길이 기억될 수밖에 없을 것. 사랑의 걸림돌 혜린의 아버지 윤회장의 반대, 그리고 그 주변에서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걸림돌. 혜린과 헤어지게 하려고 태수를 삼청교육대까지 보내버리는 아버지의 계략. 하지만 사랑은 막으면 막을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법. 서로를 아껴 결정한 두 사람의 행동이 극의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 소년, 소년과 비밀연애를 즐기다 <베어 더 뮤지컬>
피터 & 제이슨
두 사람의 첫 만남 가톨릭 기숙 고등학교 입학 당일. 룸메이트로 서로 만나게 된 순간. 엄마 클레어에 따르면 처음 마주친 순간부터 피터와 제이슨은 서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불꽃이 일어났다고. 아마 전생에도 절절한 사랑을 나눴던 천생연분 커플이 아니었을까. 사랑에 빠진 결정적 순간 “왜 이제 와, 나 또 흥분돼” 첫 만남과 동시에 서로에 대해 사랑을 감정을 느낀 두 사람. 룸메이트가 되어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붙어있는 사이였기에 그들에게 사랑의 결정적인 순간은 무의미할 것. 굳이 따지자면 매시간 매분 매초일 듯. 사랑의 걸림돌 연애 사실을 밝히고 싶은 피터와, 이를 숨기고 싶은 제이슨의 갈등이 걸림돌. 특히 제이슨은 학교 내에서 멋진 외모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었기에 피터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애환을 오롯이 감수해야 하는 피터도, 보수적인 사회에서 자신의 사랑을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는 제이슨도 이해되는 상황. 이 걸림돌로 인해 더 큰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결말은 마음을 찡하게 한다.
# 상처를 가진 여자와 눈이 보이지 않는 남자의 사랑 <블라인드>
루벤 & 마리
두 사람의 첫 만남 책을 읽어주는 사람으로 고용된 마리가 루벤의 집에 첫 출근을 했던 그 순간.후천적으로 눈이 멀게 되어 난폭해진 루벤의 행동을 몸싸움으로 거칠게 제압하는 마리. 읽지 말라는 책을 아랑곳하지 않고 읽어 내려가는 카리스마 그녀와의 첫 만남에 루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나를 이렇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 사랑에 빠진 결정적 순간 마음을 열게 된 루벤이 그녀를 향해 거칠게 키스한 순간. 상처투성이의 얼굴로 마음마저 닫힌 그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루벤의 태도 역시 마리에겐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던 것.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그야말로 놀라운 사랑의 힘이다. 사랑의 걸림돌 어머니의 반대. 그리고 수술을 통해 원래대로 돌아올 루벤의 시력.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루벤에게 흉측한 상처로 뒤덮인 실제 내 모습을 보여줘도 될까 고민하는 마리. 어머니의 반대보다도 더 강력한 사랑의 걸림돌은 아마 또다시 상처받고 싶지 않았던 마리 본인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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