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지모도가 울리던 종이 이것?' 사진으로 떠나는 <노트르담 드 파리> 투어
- 2016.06.22
- 김대열 기자
- 11124views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개막했다.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 그리고 그들의 어긋난 사랑 방식 때문에 파멸로 치닫는 에스메랄다의 운명.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에 바탕을 둔 이 비극적인 스토리는 주옥같은 넘버, 아크로바틱한 안무와 어우러져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하지만 무대에 대성당을 정교하게 구현한 세트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석상이 얹혀진 기둥이나 거대한 종과 같은 상징물들이 등장해 성당의 분위기를 자아낼 뿐이다. 모던하게 연출된 무대를 보면서 막연히 상상해 보았던 실제 노트르담 대성당의 위용을 직접 확인하는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자 이 글을 준비했다. 바로 "사진으로 떠나는 <노트르담 드 파리>투어"다.
프랑스 파리의 한 가운데에 있는 시테섬. 한강에 여의도가 있다면 파리에는 시테섬이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이 시테섬 안에 위치해 있다.
2. 에스메랄다가 사는 성당 앞 광장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는 집시들의 삶과 자신의 손금에 찍힌 운명에 관해 노래하며 춤춘다. 그 춤사위에 반한 이가 에스메랄다를 파멸로 이끌 줄 누가 알았던가.
작품 속에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는 노트르담 대성당 앞뜰 광장에서 사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광장은 오늘날 보기에도 꽤 넓고 쾌적하다. 집시들이 사라진 21세기의 성당 앞 광장에는 관광객들이 북적거린다.
3. 대성당의 위용
교회가 세상의 중심에 있던 15세기. 음유시인 그랭구아르는 대성당이 지배하던 시대와 미래에 다가올 인간의 종말에 대해 노래한다.
뮤지컬의 문을 여는 곡인 '대성당의 시대'를 들어보면 "유리와 돌에 역사를 쓴다'는 가사가 있다. 그 당시 사람들은 건축물을 통해 역사를 기록하는 경향이 있었다.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나 조각에 이야기를 담는 식이다. 출판기술이 발전되지 않았던 시대였던만큼 글보다는 예술작품으로 후세에 역사를 전하려고 했을 것이다.
4. 콰지모도가 꽉잡고 있는 구역. 성당 내부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를 성당 안으로 데려가 성당이 곧 자신의 안식처라며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오라 말한다.
콰지모도는 어렸을 적부터 성당에서 자랐기 때문에 노트르담 대성당의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자신감 넘치게 말하는데, 누가 쳐들어와도 에스메랄다를 안전하게 숨겨줄 비밀공간을 알고 있다는 뜻은 아니었을까?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성당 내부가 어느 정도 공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외부인은 접근할 수 없는 비밀스런 공간들이 대성당 곳곳에 숨어 있을 것이다.
5. 콰지모도가 울리던 엠마누엘 종
에스메랄다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자 콰지모도는 더이상 종을 치지 않는다. 14살 때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쳤던 친구같은 종이지만 슬픔에 빠진 콰지모도에겐 의욕이 없다.
종지기 콰지모도가 관리했던 종은 남쪽 종탑에 있는 '엠마누엘'종이다. 실제로는 13톤에 달하는 거대한 종인데, 이런 거대한 종을 매일 쳤다면 콰지모도는 분명 힘이 굉장히 센 사람이었을 것이다. 프롤로의 목을 조르는 대목에서 그동안 종을 치며 길러온 힘이 발휘된 것은 아닐까. 엠마누엘 종은 오늘날에도 카톨릭의 주요 행사가 있을 때 사용되기도 한다.
감옥에서 탈출한 에스메랄다가 피신했던 성당 지붕이 저런 곳 아니었을까. 잠든 에스메랄다의 머리칼을 쓰다듬는 콰지모도가 보일 것만 같다.
6. 에스메랄다가 갇혀 있는 라 상떼 감옥
감옥에 갇힌 에스메랄다는 콰지모도에게 도움을 청하는 노래를 부른다. 에스메랄다는 자신을 새장 속에 갇힌 새로 묘사하며 다시 날 수 있는 날이 오길 염원한다.
극 중에서 에스메랄다가 누명을 쓰고 갇혔던 라 상떼 감옥은 '건강'을 의미하는 이름과는 달리 최악의 환경을 자랑하는 감옥으로 유명하다. 쥐, 이, 빈대같은 해충이 들끓고 극도의 스트레스에 놓인 죄수들은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에스메랄다가 얼마나 고통받았을지 가늠이 안된다.
7. 파리 시내를 즐겨보자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에는 먹을거리, 즐길거리도 많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부담없이 즐길만한 알짜배기 장소가 많아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다.
달팽이 요리를 포함한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 코스요리를 10유로(한화 12,000원)대에 맛 볼 수 있다.
달팽이요리는 씹는 식감 자체는 골뱅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버터향과 짭조름한 간 덕분에 별미로 느껴졌다.
실제 배경을 알고 보면 더 감동적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오는 8월 2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제공 : 조항윤(http://overgreen.tistory.com)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