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릴 미>와는 다른 치열한 법정 드라마, 연극 <네버 더 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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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옆에서 발견된 안경. 결정적 증거 앞에 선 레오폴드와 롭, 두 주인공은 살인 사건의 용의 선상에 오르고, 검사의 날카로운 심문을 당한다.

한편 이들의 변호를 맡은 노련한 변호사는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판사에게 호소한다. 자신을 초인이라 여기며 무자비한 살인을 저지른 두 주인공은 검사의 심문이나 변호사의 계획 앞에 동요하지 않는다. 실제로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떠들썩하게 했던 아동납치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 <네버 더 시너>의 한 장면이다.

이 작품은 마니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쓰릴 미>와 같은 소재로 개막 전부터 주목을 받았으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연극 <레드>의 작가 존 로건이 첫 번째로 집필한 작품으로, 3개월간의 치열했던 법정 공방을 2시간으로 함축해 레오폴드와 롭 사건의 최종 결말을 옮겨놓았다. 국내 초연작으로 변정주 연출의 지휘 아래, 윤상화·이도엽·박은석·조상웅·이율 등 대학로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한다.
 
지난 7일, 언론에 주요 장면을 공개한 연극 <네버 더 시너>는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 거기에 각기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검사와 변호사, 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기자의 시선이 빠르게 교차하면서 진행됐다. 특히 살인사건을 저질렀음에도 꺼릴 것이 없는 두 주인공과 이들의 사건을 변호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변호사와 그들의 범죄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검사의 팽팽한 신경전이 돋보였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같은 소재를 사용한 <쓰릴 미>와의 차이점에 대해, 변정주 연출은 “그 작품은 오래 전에 한 번 봤을 뿐이고, 같은 사건을 소재로 한 것 뿐이지, <네버 더 시너>는 관계가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제는 시대도 바뀌고 우리 사회도 사형제에 관해서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타이밍이 온 것 같다. 다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작품은 특별한 무대 전환이나 장치는 없다. 하지만 암전과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공간의 이동과 장면 전환이 이뤄진다. 또한, 법정답지 않게 화려한 무대 장식과 재즈 음악을 통해 1920년대를 표현하고 있다.

조상웅은 레오폴드의 심리 변화에 대해 "크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자기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 초인이라 믿었던 자신이 '아닐 수도 있구나'를 알아간다. 그리고 끝까지 변하지 않는 건 롭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사형을 주장하는 검사와 대립하는 변호사, 대로우 역에 윤상화는 “'클라렌스 대로우'라는 실존 인물이 가진 설득력, 무게감, 인간애 같은 게 배우 윤삼화한테서 나오나? 하는 의문이 든다. 그게 나오지 않으면 작품에 임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인간 윤상화로서 많이 부딪히는 중인 것 같다"며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소감을 전했다. 검사, 크로우 역의 이현철은 “역할에 접근할 때 피해자 가족의 마음으로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법정 드라마를 예고한 연극 <네버 더 시너>는 4월 15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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