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빅밴드 연주와 어울린 힐링 메시지, <존 도우>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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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밴드가 연주하는 흥겨운 재즈 음악과 평범한 사람들을 향한 따스한 응원의 메시지가 어울린 뮤지컬 신작이 무대에 올랐다. 바로 지난 1일 개막한 창작뮤지컬 <존 도우>다. 주인공 윌러비 역에 원캐스팅된 정동화는 13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연습 단계부터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며 “앞으로 이 공연으로 더 많은 분들이 위로받고 기쁨을 느끼시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존 도우>는 그간 <라흐마니노프><빈센트 반 고흐> 등을 제작했던 HJ컬쳐가 안양문화재단과 손잡고 선보이는 창작뮤지컬이다. 영화 <존 도우를 찾아서>를 원작으로 한 이 공연은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시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신문에 존 도우라는 사람의 자살 예고 기사가 실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프레스콜에서는 ‘업앤다운’을 시작으로 ‘죽여주는 뉴스’ ‘힐라치’ ‘메이저리그’ 등 1막의 주요 넘버와 장면이 펼쳐졌다. 화제에 오른 자살 예고 기사는 사실 신문사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당한 기자 앤이 쓴 가짜 기사다. 이 기사가 뜻하지 않게 큰 반향을 일으키자 앤은 존 도우라는 가상의 인물을 연기할 남자를 찾고, 우여곡절 끝에 전직 야구선수 윌러비가 그 역할을 맡게 된다.
 
늘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온 윌러비는 앤을 만나면서 때로는 사회의 부당함에 맞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어진 장면에서는 그가 존 도우라는 이름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서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장면 등이 이어졌다.
 
“나도 어느 순간 애 아빠가 되고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니 매일의 일상을 잘 버틴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존 도우>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 자체가 엄청난 승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좋았고, 그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한승원 HJ대표는 <존 도우>의 제작에 나선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신진 창작진 발굴을 목표로 여러 작품을 살펴보다 <존 도우>를 만나게 됐다는 그는 이 작품이 ‘예술만이 유일하게 인간의 영혼을 위로할 수 있다’는 HJ컬쳐의 철학과도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황나영 작가는 “주인공 윌러비의 직업이 야구선수라는 점을 좀 더 확대했고, 야구가 당시 많은 미국 시민들에게 위로를 준 국민스포츠이자 팀스포츠라는 부분도 좀 더 부각시켰다”고 원작과의 차이를 설명하며 “평범한 ‘존 도우’들이 하나가 되어 캐치볼을 하듯 서로 공을 주고받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저마다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뿐 아니라 16인조 빅밴드의 경쾌한 라이브 연주가 돋보였다. 스트링, 브라스,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등으로 이뤄진 빅밴드는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재즈 음악을 연주하며, 극이 시작되면 총 22곡의 음악을 들려준다.
 
곡을 쓴 이진욱 음악감독은 “빅밴드 멤버들이 다 재즈계에서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라고 자랑하며 “자료를 찾아보니 우울하고 혼란스러웠던 1920~30년대 미국에서 스윙재즈가 많은 이들에게 힘을 줬다고 하더라. 빅밴드의 음악이 흥겹고 신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경제공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미국인들의 소망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빅밴드는 철골 다리 모형의 무대장치와 함께 무대 뒤편에 자리하고, 앞쪽에서는 배우들이 신나는 스윙 댄스와 함께 공연을 펼친다. 반능기 연출은 “우리 작품은 쇼도 중요하지만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배우들이 좀 더 잘 보이는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고 빅밴드를 무대 뒤편에 배치한 이유를 밝히며 “당시 지어진 초고층 건물과 철골 다리는 모두 존 도우처럼 이름 없는 노동자들이 만든 것이다. 그 다리 아래서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서민적인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윌러비 역의 정동화는 이 작품에 대해 “옛날 이야기고 미국의 이야기지만, 오늘날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신념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관객 분들도 좋아하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윌러비 역의 정동화와 황민수(얼터네이터), 앤 역의 유주혜와 김금나, 캐시 역의 신의정과 김선희, 노튼 역의 이용진, 코로넬 역의 이삭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존 도우>는 오는 4월 22일까지 홍익대학교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구성: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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