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밝힌 모차르트 최애곡은? 알고 보면 재밌는 <아마데우스> 뮤직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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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천재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대조적인 삶을 그리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극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인생 전반을 다루고 있는 만큼, 그의 음악은 작품 속에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며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특히 극 안에서 사용되는 20여 곡의 모차르트 음악들은 클래식을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친숙할 만큼 유명한 곡들이 많아 관객들의 궁금증을 더하게 한다.

어린 시절 H.O.T의 ‘아이야’를 즐겨 들었다면 눈이 번쩍 뜨였을 법한 교향곡 제25번 사 단조 k.183 중 제1악장 Allegro con brio부터, 유치원에서 한 번쯤은 배웠을 법한 동요 ‘반짝반짝 작은 별’을 모차르트 버전으로 변주한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변주곡(작은 별 변주곡)까지. 귀에 익은 듯 낯선 <아마데우스> 속 모차르트 명곡과 곡의 숨겨진 히스토리를 정리했다. 또한 조정석, 김재욱, 성규 등 출연 배우들이 작품 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곡들과 그 이유도 들어봤다.

 
■ ‘모차르트는 살해당했다’ 교향곡 제25번 G 단조 k.183 중 제1악장 Allegro con brio
 
모차르트 김재욱  "웅장하고 힘 있는 현악으로 시작해서 곡이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데다, 특유의 비장한 긴장감이 있어요."

“모차르트는 살해당했다”라는 살리에리의 고백과 함께 이어지는 모차르트 교향곡 제25번 G 단조 k.183 제1악장. 이 노래의 등장과 함께 무대 배경은 모차르트 인생의 전성기였던 18세기 왕실로 전환된다.

모차르트가 17세 무렵에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이 곡은 소년에서 청년기로 접어든 모차르트의 내면세계가 그대로 드러난다. 장조로 이뤄진 대부분의 교향곡과 달리 단조 구성으로 격정적인 색채를 더해 ‘모차르트의 첫 번째 걸작 교향곡’으로 꼽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모차르트가 쓴 50여 곡의 교향곡 가운데 단조로 쓰인 곡은 이 곡과 교향곡 40번 G 단조, 두 곡 뿐이기에 ‘작은 G 단조’ 교향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빈으로 여행을 떠났던 모차르트가 고향인 잘츠부르크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내면을 투영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모차르트는 나의 우상이자 원수, 피아노협주곡 제21번 다 장조 K.467 중 제2악장 ‘Andante’
 
살리에리 이충주 “살리에리는 자신의 가장 큰 고통이 ‘모차르트 음악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것’이었다고 말하죠. 그 정도로 모차르트 음악을 동경하고 한편으론 그로 인해 고통을 느끼는 인물인데, 그런 절절함이 이 음악을 통해 극대화되는 것 같아요.”

부와 명예를 얻었음에도 여전히 모차르트가 가진 재능을 부러워하고 괴로워하는 살리에리, 그의 독백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1번 다 장조 K.467 중 제2악장 ‘Andante’는 아름다운 선율에도 불구하고 그의 쓸쓸함을 더한다.

모차르트가 쓴 27편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이 곡은 1785년, 빈에 정착한 모차르트가 청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작곡한 곡 중 하나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차르트가 생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선 섬세한 터치와 뛰어난 기교로 연주회에서 관중들의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는 창작 욕구에도 불을 지폈다. 불과 3년 사이에 피아노 협주곡을 8곡이나 연달아 작곡한 것. 20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아름다운 선율의 이 곡들이, 사실은 ‘진흙 속에서 핀 꽃’처럼 모차르트가 어렵게 일궈낸 결실이었던 것이다.
 
■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변주곡(작은별 변주곡)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가장 익숙하게 들리는 음악 하면 바로 이 노래를 꼽을 것이다. 우리에겐 ‘반짝반짝 작은 별’이라는 동요로 익숙한 모차르트의 변주곡,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고, 또 자신의 죽음이 다가온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모차르트는 극 중에서 자연스럽게 이 노래를 떠올린다. 바로 극 중에서 아버지 레오폴드가 자신이 무서워할 때마다 불러준 노래였기 때문.

모차르트가 작곡한 이 곡은 사실 프랑스에서 구전되던 민요 ‘아, 말씀드릴게요, 어머니’의 멜로디를 토대로 모차르트 식으로 변주한 음악이다. 한 소녀가 남자에게 반해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내용의 민요였지만, 모차르트가 변주한 버전의 곡이 유명해 지면서 새로운 가사가 붙여져서 출판된 것이다.

연주하면서 여행을 다니던 모차르트는 1778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이 노래를 듣고, 12곡으로 이뤄진 변주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12곡을 모두 완성한 시기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그는 파리 체류 기간 동안 생활고에 시달린 데다, 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등 힘든 일을 겪어야 했다. 파리의 이 소소한 민요를 갖고, 다양한 화성을 가진 변주곡으로 풀어낸 건 아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아니었을까?
 
■ 미완성으로 끝난 모차르트의 곡, 레퀴엠 라 단조 K.626 중 ‘눈물의 날(Lacrimosa)’
 
모차르트 조정석 "가난과 결핍, 아버지 그리고 죽음으로부터의 공포로 인하여 파국으로 치닫는 모차르트와 자신의 평범함에 대한 고뇌와 모차르트로 인해 파멸되어 가는 살리에리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이에요. 죽음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완성되지 못한 곡이기에 더욱 애착이 가더라고요.”
모차르트 성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함께 작곡할때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 음악을 좋아해요."
살리에리 지현준 “모차르트는 현실에선 죽음을 친구처럼 여겼다고 하는데요. 그의 삶에 대한 가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생각해요.”
살리에리 한지상 "모차르트와 함께 레퀴엠을 작곡하던 살리에리의 그 짜릿하고 오묘한 순간이 정말 황홀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아내인 콘스탄체가 모차르트의 죽음을 알게 된 순간 흘러나오는 노래, 레퀴엠 라 단조 K.626 중 ‘눈물의 날(Lacrimosa)’. 모차르트 죽음의 순간을 웅장한 음악을 통해 더욱 극적으로 표현한 이 장면은 <아마데우스> 출연 배우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곡으로 꼽기도 했다.

실제로도 모차르트는 이 곡을 작곡하던 도중 사망해, 사후 모차르트의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그의 스케치를 토대로 곡을 완성했다고 알려졌다. 사실 부인 콘스탄체에게는 모차르트의 사망 후에도 이 곡을 완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한다. 의뢰인에게 계약금의 절반을 받은 상황에서 곡을 완성하지 않으면 다시 계약금을 돌려줘야 했기 때문. 모차르트가 사망하기 전까지 그와 함께했던 제자 쥐스마이어가 나섰다는 사실이 그녀에겐 천만다행이었을 듯.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플레이디비, 페이지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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