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해야 할 명배우·명연출가의 무대, <낫심> <엘렉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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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낫심>, 4.11~29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유준상, 문소리, 권해효, 고수희, 한예리, 오만석, 진선규, 김소진 등 명배우들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에 오른 연극 <낫심>은 ‘이타주의자’를 테마로 펼쳐지는 두산인문극장2018 프로그램 중 첫 번째 공연이다.
 
이 공연은 먼저 독특한 공연 형식으로 눈길을 끈다. 이란 작가 낫심 슬리만푸어가 쓴 이 작품은 배우가 별다른 연습이나 리허설 없이 무대에 올라 70분간 공연을 이끌어가는 즉흥극이다. 배우는 공연 48시간 전에 ‘대본을 읽는 방법’에 대한 작가의 안내서를 전달받고, 이틀 후 현장에서 대본을 처음 보게 된다. 
 
<낫심> 공연사진

작가의 이름이자 작품명인 낫심(NASSIM)은 이란어로 ‘산들바람(미풍)’이란 뜻이다.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이력 때문에 단 한번도 모국어로 공연을 하지 못했던 작가는 배우 및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서 국경, 문화, 언어 등의 제약을 넘어 세계와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를 탐구하려 했다고. 두산아트센터 남윤일 프로듀서는 “현재 베를린에 정착해 디아스포라(Diaspora,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로 살고 있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전세계 관객들과 만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번 공연의 의미를 한 곳에 갇히지 않는 ‘산들바람’이라는 단어에 함축적으로 담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작가의 뜻에 따라 공연 1막에서는 배우가 대본을 통해 작가 낫심과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2막에서는 작가가 배우와 함께 무대에 선다. 그 과정에서 배우가 작가에게 간단한 이란어를 배우기도 하며,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에 참여하기도 한다. 배우들 마다 대본을 읽는 속도나 상황 대처가 각기 달라 러닝타임(70분)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작가가 전체 속도를 조율하기 때문에 편차가 크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무엇보다 쟁쟁한 배우들이 저마다 어떤 무대를 만들어낼지가 주목된다. 남윤일 프로듀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본인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가 필요했다. 그래서 연극에 국한하지 않고 영화·TV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찾았다”며 “연습이나 리허설 없이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그 도전 자체가 배우들에게 큰 동력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태숙 연출

■ 한태숙 연출의 <엘렉트라>, 4.26~5.5 LG아트센터   
<세일즈맨의 죽음><레이디 멕베스><단테의 신곡> 등에서 치밀하고 탄탄한 무대로 인간 본성을 탐구해온 명연출가 한태숙이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신작 <엘렉트라>도 올봄 놓치지 말아야 할 공연이다.
 
이번 공연의 원작은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소포클레스의 동명 희곡으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이는 딸의 이야기를 담아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정신분석 용어의 기원이 된 작품이다. 이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2011)와 <안티고네>(2013)를 연출한 바 있는 한태숙 연출은 이번 공연을 통해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점을 찍게 됐다.
 
(왼쪽부터) 장영남, 서이숙

고연옥 작가가 대본을 쓴 이번 공연에서 특기할 점은 극의 배경을 고대 그리스에서 동시대의 한 벙커로 옮긴다는 것이다. 정부군에 대항하는 게릴라의 리더 엘렉트라가 아버지를 죽게 한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통해 ‘과연 복수는 정당한가?’ ‘개인의 정의가 전체의 정의가 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출연진도 탄탄하다. 장영남이 엘렉트라 역을 맡아 <산불> 이후 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하고, 서이숙이 클리탐네스트라로 분한다. 예수정, 박완규, 백성철, 박수진, 이남희, 박종태, 민경은, 류용수, 김원종 등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간 연출했던 공연마다 강렬한 캐릭터와 집요할 만큼 세밀한 심리 묘사, 독특하고 상징적인 무대로 명성을 쌓아온 한태숙 연출이 빚어낼 새로운 무대가 기대를 모은다.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두산아트센터, LG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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