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살인 시나리오가 현실로…삶의 진짜 설계자 묻는 <컨설턴트>
- 2018.04.10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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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냥 글만 썼을 뿐인데…”
무명의 작가 J는 어느 날 M이라는 남자로부터 소설 집필을 의뢰받는다. 한 국회의원이 살해되는 내용의 소설을 써달라는 것. 흔쾌히 제안을 수락한 J는 치명적인 루머, 인슐린 과다 복용 등의 악재를 교묘히 조합해 국회의원이 죽음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그런데 얼마 후, J는 재선이 유력했던 한 국회의원이 시체로 발견됐다는 뉴스 속보를 접한다. 사인은 J가 소설에서 설계했던 그대로다. 게다가 J의 통장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거액의 돈이 입금되고, 자신을 ‘매니저’라 칭하는 여자가 나타나 입사를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다. 어찌 된 일일까?
제6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을 무대화한 연극 <컨설턴트>가 오는 20일 첫 무대에 오른다. 임성순 작가의 동명소설을 <인간을 보라><액션스타 이성용>의 정범철 작가가 각색했고, <거미여인의 키스><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등의 문삼화 연출이 합류했다. 지난 9일 방문한 이 작품의 연습실에서는 단출한 소품과 대비되는 묵직한 대사들, 작품의 주제에 대한 배우들의 진지한 논의가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무명의 작가 J는 어느 날 M이라는 남자로부터 소설 집필을 의뢰받는다. 한 국회의원이 살해되는 내용의 소설을 써달라는 것. 흔쾌히 제안을 수락한 J는 치명적인 루머, 인슐린 과다 복용 등의 악재를 교묘히 조합해 국회의원이 죽음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그런데 얼마 후, J는 재선이 유력했던 한 국회의원이 시체로 발견됐다는 뉴스 속보를 접한다. 사인은 J가 소설에서 설계했던 그대로다. 게다가 J의 통장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거액의 돈이 입금되고, 자신을 ‘매니저’라 칭하는 여자가 나타나 입사를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다. 어찌 된 일일까?
제6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을 무대화한 연극 <컨설턴트>가 오는 20일 첫 무대에 오른다. 임성순 작가의 동명소설을 <인간을 보라><액션스타 이성용>의 정범철 작가가 각색했고, <거미여인의 키스><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등의 문삼화 연출이 합류했다. 지난 9일 방문한 이 작품의 연습실에서는 단출한 소품과 대비되는 묵직한 대사들, 작품의 주제에 대한 배우들의 진지한 논의가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9일 배우들이 선보인 장면은 극의 프롤로그를 포함해 약 40여분의 주요 장면. 뜻하지 않게 살인의 설계자가 된 J(강승호·주민진·주종혁)는 경제적 상황 때문에 결국 M의 회사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살인 ‘컨설팅’ 업무를 맡는다. 기발한 방식으로 컨설팅을 해나가던 J는 자신과 매니저(김나미·진소연)의 행동 반경을 제한하는 M(고영빈·양승리·오민석) 및 지점장(윤광희·김주일) 등과 점차 대립하게 된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살인 컨설팅’이라는 소재가 먼저 눈길을 끌었고, 의문의 남자 M과 그가 속한 회사의 정체가 내내 궁금증을 자아냈다. “구조는 변하지 않아요. 사라지는 건 구성원들뿐이죠”와 같은 대사들은 단순히 ‘살인 컨설팅’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넘어 인간과 사회시스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살인 컨설팅’이라는 소재가 먼저 눈길을 끌었고, 의문의 남자 M과 그가 속한 회사의 정체가 내내 궁금증을 자아냈다. “구조는 변하지 않아요. 사라지는 건 구성원들뿐이죠”와 같은 대사들은 단순히 ‘살인 컨설팅’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넘어 인간과 사회시스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배우들도 이번 작업을 통해 저마다 다양한 지점에서 공감과 성찰을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연극”이라고 작품을 소개한 주민진은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은 틀리지 않고 진실을 향해 달려간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그것이 과연 진실인지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했고, 강승호는 “J라는 역할을 통해 내가 정말 주체적으로 내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사회구조 속에서 적당히 묻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고영빈, 주종혁 등은 작품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만큼 보는 사람마다 각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되는 작품”이라고 입을 뗀 주종혁은 “주민진 배우의 말처럼 내가 살면서 내린 선택이 과연 온전히 주체적인 선택이었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영빈은 “우리가 각자 느끼고 생각한 게 다 달랐던 것처럼 관객 분들도 공연을 보신 후 저마다 다양한 생각과 해석을 하실 것 같다. 그만큼 생각을 열어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고영빈, 주종혁 등은 작품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만큼 보는 사람마다 각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되는 작품”이라고 입을 뗀 주종혁은 “주민진 배우의 말처럼 내가 살면서 내린 선택이 과연 온전히 주체적인 선택이었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영빈은 “우리가 각자 느끼고 생각한 게 다 달랐던 것처럼 관객 분들도 공연을 보신 후 저마다 다양한 생각과 해석을 하실 것 같다. 그만큼 생각을 열어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지만, 이번 <컨설턴트>는 연극만의 매력을 더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소설이 화자 J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 조직의 대결을 그렸다면, 연극은 그 거대 조직을 M이라는 인물로 형상화해 J와 M의 대결에 집중한다. 또한 소설에 나오는 세 명의 여성이 연극에서는 ‘매니저’라는 한 인물로 압축됐다.
김나미는 매니저에 대해 “세 여성의 모습이 다 들어가 더 매력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극은 J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관객들이 때로는 M에게, 때로는 매니저에게 공감하면서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원작에 대해 “무대화하기가 특히 어려운 소설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는 문삼화 연출은 “하부구조에 속한 인간일 수밖에 없는 우리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흥미로운 소재, 묵직한 주제가 어울린 연극 신작 <컨설턴트>는 오는 20일부터 대학로 TOM 2관에서 펼쳐진다.
글/구성: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김나미는 매니저에 대해 “세 여성의 모습이 다 들어가 더 매력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극은 J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관객들이 때로는 M에게, 때로는 매니저에게 공감하면서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원작에 대해 “무대화하기가 특히 어려운 소설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는 문삼화 연출은 “하부구조에 속한 인간일 수밖에 없는 우리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흥미로운 소재, 묵직한 주제가 어울린 연극 신작 <컨설턴트>는 오는 20일부터 대학로 TOM 2관에서 펼쳐진다.
글/구성: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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