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 콘서트장으로 변신? 떼창 폭발! ´젊음의 행진´ 싱어롱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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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에미넴, 마룬파이브까지.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해외스타들마다 두 엄지를 치켜들게 만드는 우리나라 관객들의 떼창!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현장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한국 관객들의 특유의 떼창 문화는 여러 공연 장르 중에서도 콘서트에만 국한됐던 것이 사실. 정적으로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타 장르의 관람 예절과 떼창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지난 13일, 서울시 중구의 한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콘서트장 못지않은 떼창이 울려 펴졌다. 바로 8090 히트곡들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특별 공연 ‘싱어롱데이’가 열린 것. 조용히 작품을 관람하던 평소와 다르게 넘버를 함께 따라 부르며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이벤트 싱어롱데이는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싱어롱데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안방 1열처럼 즐길 수 있는 공연 이벤트
뜨거운 관객들의 반응, 객석점유율도 높아


 “안방 1열에서 보는 기분처럼 관객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싱어롱데이를 기획한 홍보마케팅 대행사, 랑 대표 안영수의 말이다. 지난해에 뮤지컬 ‘난쟁이들’을 통해 처음으로 싱어롱데이를 진행했던 그는 당시 네이버로 해당 공연 생중계를 하면서 지금과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공연을 보며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는 실시간 댓글을 보면서 하루쯤은 기존의 공연 에티켓에서 벗어나 다같이 즐길 수 있는 회차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일찌감치 ‘난쟁이들’의 싱어롱데이 회차가 매진되고, 관객들의 열띤 후기도 끊이지 않았던 것. 이후 자연스럽게 ‘젊음의 행진’의 싱어롱데이 이벤트도 이어지게 됐다. 특히 ‘젊음의 행진’은 일반 관객들도 가사를 알만한 인기 가요들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었기에 더욱 안성맞춤이라 느꼈던 것이다. 그렇게 2회에 걸쳐 진행된 ‘젊음의 행진’ 행사 역시 높은 객석점유율을 보이며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 냈다
 
공연 전 배우와 함께 하는 특별한 선서
히트곡들의 향연에 춤까지 따라 추는 관객들도…


‘젊음의 행진’ 싱어롱데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관객들을 향한 배려다. 입장 전부터 관객들에게 커튼콜에 사용할 하트 야광봉을 나눠주어 콘서트 공연장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은 물론, 공연 시작부터 기존 공연과는 다른 특별한 의식(?)으로 관객들의 기대감을 배가시켰다. 관객들이 자리에 일어나 노래를 함께 따라부를 것을 선서하는 이벤트다. 또한 직접 무대 위로 올라온 배우는(13일 공연에선 배우 우찬이 시범 조교로 나섰다.) 공연 전 함께 즐길 노래들의 하이라이트 소절을 짧게 부르며 안내해 관객들의 힘찬 박수갈채를 받았다.

관객이 맘껏 호응할 수 있는 회차인 만큼 객석의 반응도 기존의 공연과는 사뭇 달랐다. 사실 시작부터 뜨겁진 않았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신나는 극 중 넘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켰다. 특히 김건모의 ‘핑계’를 부르던 형부 역의 원종환은 객석으로 마이크를 넘기는 여유로 노련하게 관객들의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일부 관객들은 지누션의 ‘말해줘’,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소찬휘의 ‘티얼스’, 핑클의 ‘영원한 사랑’ 등 90년대를 강타한 댄스곡들의 향연에 마치 클럽에 온 듯 춤까지 따라 하며 공연에 푹 빠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커튼콜이었다. 기립한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소녀시대’,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등의 히트곡을 함께 따라 불렀고, 뜨거운 열기에 신이 난 배우들은 객석으로 내려와 함께 춤을 추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현장 분위기만큼 공연 관람을 마친 관객들의 반응 역시 좋았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찾은 대학생 이지호 씨는 “밤을 새우고 왔음에도 지루할 틈을 느낄 새가 없었다”며 “함께 춤추고 노래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친목 모임 멤버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던 40대의 한 중년 관객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웃었던 하루”였다며 “아는 노래들이 많이 나와 더욱 즐겁게 따라 부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관객들의 에너지에 더욱 달아올라
관객들의 감사함 다시 한번 느낀 계기


공연 직후 만난 배우들은 하나같이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며 소감을 밝혔다. 학주/형부 역을 맡은 원종환은 “왜 극의 3요소에 배우와 관객이 꼭 들어가야 하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벤트였다”며 “커튼콜 때 무대 위에서 본 야광봉 춤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졌다”고 털어놓았다.

상남 역으로 관객들에게 큰 환호를 받은 한선천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흡에 스스로 덩달아 더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며 “이상은의 ’언젠가는’을 온 관객들이 함께 따라 불러주셨을 땐 울컥하기도 했다”고 감동을 전했다. 또한 경태 역의 강동호 역시 “몸보신을 한 것처럼 특별한 날 관객들이 주는 에너지를 듬뿍 받고 힘을 많이 받았다. 진심으로 관객들에게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영수 대표는 “배우들이 이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오히려 관객들에게 힘을 받고, 다음 공연을 위해 더욱 에너지를 내게 되는 것 같다”며 “관객들이 공연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공연을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관객들이 즐거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계속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연 관람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앞으로도 가끔은 이러한 시도들을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플레이디비, P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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