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넘어 희망 그렸다…분단 상황 속 꽃핀 진한 멜로 ‘국경의 남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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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8월로 확정되는 등 남북관계가 다시 평화로운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분단상황으로 인한 아픔을 그린 또 하나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바로 지난달 29일 개막한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 작품 ‘국경의 남쪽’이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한 차승원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시간차를 두고 탈북을 하게 된 두 남녀의 애틋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2016년 초연된 이 작품은 분단과 탈북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정통 멜로의 형식으로 풀어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국경의 남쪽’ 프레스콜에선 주인공 선호 역을 맡은 최정수, 강상준을 비롯해 연화 역의 김건혜, 송문선 등의 서울예술단원이 전막 시연으로 무대를 꾸몄다.

사랑하는 연인 연화를 두고 가족들과 함께 어쩔 수 없이 탈북하게 된 선호, 그리고 그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어렵게 탈북에 성공한 연화, 힘들어하는 선호를 따뜻하게 품어주며 그의 아내가 된 경주, 세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진 스토리는 뻔하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성으로 펼쳐졌다. 또한 서울예술단 특유의 섬세한 군무와 넘버 역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2년 만에 ‘국경의 남쪽’을 다시 무대에 올린 반능기 연출은 “지금의 분위기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욱 꺼내고자 했다”며 재연을 올린 소감을 전했다. 그는 “2년 전만 해도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기에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랐을 것 같다. 이번 재연에선 이전에 없던 넘버 3곡을 추가하고 가사도 수정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집필한 정영 작가 역시 “초연을 할 때는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 같은 아픔을 얘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릿했다면, 이번 재연을 준비하면서는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으로 작품을 더 희망적으로 그린 것 같다”고 답했다.
 
초연에도 참여했던 최정수는 이번 시즌에 다시 한번 선호로 분하며 애틋한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최정수는 “그분(김정은)께서 분계선을 넘어오는 걸 보고 통일이 정말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초연 당시와 남북의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연기자로서의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다시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 ‘국경의 남쪽’을 통해 첫 주연을 맡게 된 강상준은 “부담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단원들과 합심해서 준비한 만큼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특히 선호 역을 위해 북한말을 연습한 그는 “사투리 구현만큼 중요한 건 대사 속 숨은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연습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또한 이번 시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최정수와 강상준이 선호 역할 뿐만 아니라 박형사 역할도 함께 맡는다는 점이다. 최정수가 선호 역을 맡을 땐 강상준이 박형사를, 강상준이 선호 역을 맡을 땐 최정수가 박형사로 출연하는 것. 두 사람은 “선호와 박형사 모두 연화를 사랑하는 역할이라는 점이 두 캐릭터의 공통점”이라며 “사랑의 결이 다른 두 인물을 번갈아 연기하는 것이 힘들지만 재밌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호의 남한생활 정착을 도와주다 사랑에 빠진 경주 역을 맡은 하선진은 “나 역시 분단을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온 세대였지만 요즘 들어 실감하는 바가 많다”고 털어놓으며 작품이 가진 매력을 꼽았다. “TV 속에서 남북의 두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며 뭔지 모를 울컥함을 느낀 국민들이라면 분명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오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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