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있었다…1년 만에 돌아온 박효신 ‘웃는 남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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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의 제작 기간과 175억 원의 제작비, 박효신·엑소 수호 등의 스타 캐스팅까지… 블록버스터급 규모로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웃는 남자'가 지난 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베일을 벗었다. 올 초에 ‘관객들이 뽑은 2018년 기대되는 최고의 창작뮤지컬 1위’(공연전문웹진 플레이디비 설문조사 결과)에 선정되기도 했던 뮤지컬 ‘웃는 남자’는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화려한 볼거리와 서정적인 넘버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그윈플렌에게 숨겨진 출생의 비밀과 함께 신분 차별이 빈번했던 17세기 영국의 시대상, 데아와의 애틋한 사랑 등을 뮤지컬만의 장점을 살려 풀어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블록버스터급 뮤지컬임을 실감하게 하는 화려한 무대다. 그윈플렌의 얼굴을 상징하는 반원 모양의 무대 장치가 열리고 나면 무대는 배를 뒤집히게 하는 바다로, 유쾌함이 묻어나는 유랑 극단으로, 화려함이 돋보이는 귀족들의 방으로 쉴새 없이 변화한다.

특히 극 초반부 파란 천과 조명, 영상 장치를 활용한 배의 난파 장면은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강가에서 여인들이 춤추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실제 물이 담긴 바닥을 무대에 설치해 활용한 것 역시 흥미로웠다.
 
정상급 배우들의 화려한 가창력과 연기력도 볼거리다. ‘팬텀’ 출연 이후 1년여 만에 무대에 선 박효신은 감성적이면서도 힘있는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해 관객들로부터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극 초반부에선 다소 연기에 힘이 들어간 듯한 장면도 있었지만, 박효신은 후반부로 갈수록 그윈플렌이 성장하는 모습을 매끄럽게 표현했다.

우르수스 역의 양준모, 조시아나 역의 신영숙 역시 존재감 있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이끌어 갔고, 데아 역의 이수빈도 청아한 음색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유랑극단의 단원으로 등장하는 앙상블들 역시 물 위에서 발레를 하고, 공 위에서 자유자재로 걸어다니고, 죽마 위에서 춤을 추는 등 숙련된 안무로 극의 화려함을 더했다.

다만 900여 페이지가 넘는 원작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한 번에 담으려다 보니 이야기가 겉핥기식으로 흘러간 점은 극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자와 빈자의 대립이라는 극의 주제의식과 사랑이야기를 동시에 담다가 놓친 개연성, 매력적으로 살려내지 못한 캐릭터 등은 재연에서 보완되어야 할 숙제일 듯 하다.
 
이날 첫 공연을 기념해 무대에 오른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는 “언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으로 꼭 웨스트엔드,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월드프리미어라는 원대한 포부를 펼친 그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박효신, 엑소 수호, 박강현 주연의 뮤지컬 ‘웃는 남자’는 오는 8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고, 이후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9월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만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EM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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