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위안…따뜻한 작품”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개막

  • like4
  • like4
  • share
인물들의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드러내는 탄탄한 서사, 세련된 음악과 무대로 작년 초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던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지난 11일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 초연 멤버 박은태를 비롯해 새로 합류한 김선영, 차지연, 강타 등 주연배우들은 16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저마다 다른 빛깔로 빚어낸 감성 풍부한 무대를 선보였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주부 프란체스카와 사진 촬영을 위해 마을을 찾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지의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메릴 스트립,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유명한 이 이야기가 애절하면서도 세련된 감성이 돋보이는 뮤지컬 무대로 만들어져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처음 관객들을 만났다.  
 
두 번째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해보다 더욱 발전된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제작진은 관객들이 주인공 남녀의 감정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앙상블의 등·퇴장과 대사 등을 일부 수정했다. 또한 전 배역이 원캐스팅이었던 초연과 달리 이번에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더블 캐스팅으로 공연에 참여한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은 1막 첫 장면을 시작으로 약 80분간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이탈리아 출신의 이민자인 프란체스카가 고향 나폴리를 떠나 미국 아이오와주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 변함없이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꿈을 문득 떠올려보는 그녀의 쓸쓸한 마음, 로버트와의 첫 만남과 이후의 설렘, 사랑, 안타까움 등 생생한 감정들이 객석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사실 작품이 조금 조심스러운 내용이다 보니 관객 분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지 궁금했다. 근데 너무나 같이 잘 웃어주시고 울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로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들이 잘 전달되지 않았나 싶어 행복했다.”(김선영)
 
차지연과 함께 프란체스카 역을 맡은 김선영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대사량이 많은 작품이라 관객 분들이 졸지 않고 보실 수 있을까도 걱정했다”는 그녀는 “관객 분들이 많이 공감하며 봐주셔서 다행”이라며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마지막 넘버인 ‘올웨이스 베러(Always Better)’를 꼽았다. 노인이 된 프란체스카가 그간의 인생을 돌아보며 부르는 이 곡의 가사가 작품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잘 담은 것 같다고.
 
“늘 강한 이미지의 인물들을 맡다가 이렇게 감성 짙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니 굉장히 새롭다”는 차지연은 “마음에 위안이 많이 되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소개했다.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나도 의외로 수줍음이 많아 프란체스카를 통해 내 일상적인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다”는 차지연은 그간의 연습 과정에 대해 “프란체스카의 전체 삶의 과정이 고스란히 관객 분들께 전해져야 로버트와의 만남 이후에 생겨나는 감정들도 잘 전달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 전달할지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강타도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많이 긴장했고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실수가 적어서 다행이었다. 동료 배우들이 잘 이끌어줘서 좋은 공연을 하고 있다”고 공연 첫 날을 돌아보며 “가요나 콘서트, 방송 무대에서는 그때 그때의 감정에 따라 조금 (표현이) 달라지는데, 뮤지컬은 다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있고, 그게 굉장히 따뜻하다”며 뮤지컬 작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가장 좋아하는 넘버를 묻는 질문에 강타가 꼽은 곡은 ‘단 한 번의 순간(A Millian Miles)'이다. 강타는 이에 대해 “모든 사정을 알면서도 떠나자고 말하는 로버트의 아픔도, 로버트와 함께 가고 싶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하는 프란체스카의 감정도 다 어우러진 곡”이라며 “마치 뮤직비디오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네 주연 멤버 중 유일한 초연 멤버인 박은태는 “연출, 배우들과 함께 상의하며 극중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을 좀 덜어보려고 했는데, 지금까지는 반응이 긍정적이었던 것 같다”고 초연과 달라진 점을 짚었다. "자꾸만 ‘현실이입’을 하게 된다. 일상에서도 로버트의 감정으로 살고 있어서 화장실이나 편의점에 갈 때도 자꾸 눈물이 나고 프란체스카가 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극에 푹 빠져든 모습이었다.
 
배우들은 서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차지연은 로버트 역 배우들에 대해 “강타는 순수한 첫사랑 같은 싱그러운 느낌의 로버트이고, 박은태는 부드럽고 스윗하고 안정적인, 자상한 느낌의 로버트”라고 말했고, 이에 강타는 “차지연의 프란체스카는 소녀 같은 설렘과 수줍음을 잘 표현하는 프란체스카이고, 김선영의 프란체스카는 ‘프란체스카가 실제로 있다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찰떡 프란체스카다”라는 말로 답했다. 박은태 역시 상대역 배우들에 대해 “두 분다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로버트로서 두 분을 만나 연기하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오는 10월 28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