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는 낭독뮤지컬, 공연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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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는 작품이 있다. 바로 HJ컬쳐의 낭독뮤지컬 시리즈가 그것. 공연 속 숨겨진 이야기와 새로운 넘버를 선보이는 이번 시리즈는 대극장 버전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색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호평 속에 끝난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파리넬리’를 직접 관람하고 낭독뮤지컬이 어떤 매력을 담고 있는지 살펴봤다.
 
 
공연에 집중하게 만드는 낭독의 힘
‘파리넬리’ 공연장에 들어서자 타원형의 무대 위에 짙은 커튼과 의자와 책상 그리고 작은 원형 무대가 전부였다.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가 멀지 않은 공연장이라 누군가가 나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기 최적의 장소였다. 낭독은 문자 그대로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일이다. 읽는 사람은 물론 듣는 사람도 온전하게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낭독의 힘이다.
 
사실 공연을 들려주는 형식의 낭독극은 이전에도 있었다. 또한 많은 창작뮤지컬이 본 공연이 올라가기 전 리딩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이들과 이번 낭독뮤지컬은 무엇이 다른 걸까?
 
낭독뮤지컬을 기획한 HJ컬쳐 한승원 대표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뮤지컬이란 장르가 관객들에게 어떠한 자리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관객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해외 공연 시장, 특히 일본 공연 시장을 살펴보다가 공연의 핵심적인 요소인 대본, 음악과 간단한 대·소도구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포맷의 공연을 만났다. 그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아날로그 감성의 책을 읽어 주는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낭독뮤지컬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낭독뮤지컬 시리즈의 각 공연은 각기 다른 포맷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공연을 들려준다. 시리즈의 첫 타자로 지난 7월 말에 개막했던 '마리아 마리아'는 기존 공연을 축약한 형태로, '파리넬리'는 두 형제의 편지로, '살리에르'는 일기를 통해서 본 공연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달한다. 신작 '어린왕자'는 원작 소설의 저자 생텍쥐베리 캐릭터가 무대에 등장해 기존 소설을 재해석할 예정이다.
 
드라마와 음악에 몰두
편지를 테마로 펼쳐지는 또 다른 파리넬리의 이야기

2015년 개막해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파리넬리’는 18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여성 성악가를 대신해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카스트라토’로 활동하며 자신의 이름을 버려야 했던 파리넬리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대극장 버전은 주연 배우들과 앙상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함께한 만큼 화려했다면, 이번 낭독뮤지컬로 돌아온 ‘파리넬리’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작품으로 거듭났다. 파리넬리와 리카르도 역할의 단 두 명의 배우와 한 대의 피아노가 무대에 등장한다. 형인 리카르도가 동생 파리넬리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되는 극은 리카르도가 파리넬리에게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마음속 이야기를 전한다. 두 형제는 편지로 과거를 회상하며 오해를 풀고 서로에 대한 우애를 확인한다.

이 작품은 기존의 대극장 버전의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도 편지를 통해 두 사람의 사연과 갈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꾸며졌다. 또한 대극장 버전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관객들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무대와 가까운 객석 덕분에 대표곡 ‘울게 하소서’를 눈앞에서 생생히 감상할 수 있고, 새로운 곡도 2곡이 추가되어 넘버에 대한 만족감도 높였다.
 
섬세한 배우들의 연기와 아름다운 음악이 낭독이라는 옷을 입고 또 다른 파리넬리의 이야기로 태어났다. 일종의 뮤지컬 스핀오프(기존의 영화, 드라마, 게임 따위에서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인 셈이다.
 
2015년 초연부터 이번 공연까지 모두 참여하고 있는 파리넬리 역의 루이스 초이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많이 떨리고 설레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났다. 낭독뮤지컬은 눈을 감아도 상상할 수 있게 해주고 매 장면이 한 편의 그림처럼 무대에 펼쳐진다”고 공연에 대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앞으로 예정된 낭독뮤지컬은 두 작품이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에게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2인자 살리에르의 고민과 삶을 담아낸 작품 ‘살리에르’(8월 25일 ~ 9월 2일)와 신작 ‘어린왕자’(9월 8일 ~ 16일)다.
 
‘살리에르’는 일기를 통해서 낭독의 맛을 살릴 예정이며 본 공연에서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어린왕자’는 저자 생텍쥐베리 캐릭터와 코러스가 등장해 낭독뮤지컬만의 상상력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모두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HJ컬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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