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고, 보고, 맡고, 즐기고! 오감만족 공연의 세계
- 2018.09.04
- 이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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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음악, 무용 등을 혼합해 선보이는 공연은 흔히들 종합예술의 정점이라 부른다. 현장감을 살려 무대 위에서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다양한 퍼포먼스로 감동을 주기 때문. 최근에는 눈과 귀를 넘어 후각 등 새로운 감각을 자극하는 공연들이 잇따라 생겨나 관객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때론 무대 위에서 실제 요리를 만들어 음식 냄새를 공연장에 가득 퍼지게 하고, 때론 무대 소품으로 관객 머리를 내리 치는, 오감만족 공연의 세계를 파헤쳐봤다.
■ 어디서 고소한 냄새 안 나요?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중년 남녀의 가슴 시린 사랑을 그린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극 중반 고소한 냄새로 관객들의 후각을 자극한다. 바로 로버트와 프란체스카, 두 사람이 처음으로 식사를 함께하는 장면에서다. 프란체스카는 자신의 집을 찾아온 로버트에게 저녁을 대접하기 위해 채소 스튜를 직접 요리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음식 냄새는 객석 곳곳으로 퍼진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연출가 김태형은 “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 나에게 실제로 일어나는 사건처럼 느껴지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한 사실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극장에서는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멀다 보니 관객들이 실제 사건처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기에 ‘후각’의 자극을 통해 극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극장 안에 냄새가 가득 퍼질 수 있었던 것도 이와 같은 연출을 위한 노력의 결과다. 무대에 보이는 하얀 전기 포트를 연결해 실제로 음식물을 넣어 요리하는 것은 물론, 더욱 자극적인 냄새를 만들기 위해 버터에 다진 마늘을 추가해 함께 끓여낸 것. 뿐만 아니라 제작진은 포트 온도를 가장 높인 상태에서 냉동에 가까운 음식물을 넣어 ‘치이익’ 하는 소리와 연기를 의도적으로 구현해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인다. 마치 두 사람의 식사 자리에 내가 함께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면서 말이다.
■ 내 머리 위로 뭐가 지나갔나? 넌버벌 퍼포먼스 ‘푸에르자 부르타’넌버벌 퍼포먼스 ‘푸에르자 부르타’에선 크레이지 퍼포먼스라는 소개 문구에 걸맞게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와이어를 타고 관객들 머리 위로 배우들이 날아다니는 것은 물론, 러닝머신 위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연기하는 등 시각을 자극하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관객들의 촉각을 자극하며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퍼포먼스도 다수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 작품을 만든 만큼 무대와 객석의 경계 없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다 보니 기존의 공연과 다르게 관객들이 직접 몸으로 느낄 요소들이 늘어난 것이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공연장 천장에서 관객들의 머리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인공 수조다. 가로 15m 세로 6m의 대형 수조는 공연장 천장에서 직접 수조를 만져볼 수 있는 지상 2m 높이까지 내려와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탄력성이 있는 ‘밀라르’ 재질로 만든 수조에선 퍼포머들이 노래와 조명에 맞춰 헤엄을 치기도 하고, 때론 투명 수조 바닥을 사이에 두고 관객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쌍방소통하는 공연의 의미를 더한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하늘에서 관객들의 머리를 내리치는 플란치타스 박스(스티로폼에 종이를 채워 만든 특수 제작박스로, 아프기보단 공연을 더욱 즐기게 만든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물이 쏟아지기도 하는 등 신나는 음악과 함께 오감으로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푸에르자 부르타’의 공연 연출가 디키 제임스는 “관객의 시선에 따라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살아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 이와 같은 공연을 준비했다”며 “언어로 이름 붙일 수 없는 생생한 에너지를 느껴줄 것”을 당부했다.
■ 비를 외치면, 객석에서 비가 내려요, 뮤지컬 ‘록키호러쇼’
1년 만에 또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록키호러쇼’ 역시 대표적인 오감만족 공연이다. 관객 참여형 컨셉의 공연을 표방하는 만큼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특히 주목할 장면은 바로 극 전반부에서 자넷과 브래드가 비를 뚫고 프랑큰 퍼터가 사는 성으로 들어가는 씬이다. 이 장면에서 마치 4D 영화처럼 실제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비를 맞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푸에르자 부르타’의 공연 연출가 디키 제임스는 “관객의 시선에 따라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살아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 이와 같은 공연을 준비했다”며 “언어로 이름 붙일 수 없는 생생한 에너지를 느껴줄 것”을 당부했다.
■ 비를 외치면, 객석에서 비가 내려요, 뮤지컬 ‘록키호러쇼’
1년 만에 또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록키호러쇼’ 역시 대표적인 오감만족 공연이다. 관객 참여형 컨셉의 공연을 표방하는 만큼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특히 주목할 장면은 바로 극 전반부에서 자넷과 브래드가 비를 뚫고 프랑큰 퍼터가 사는 성으로 들어가는 씬이다. 이 장면에서 마치 4D 영화처럼 실제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비를 맞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록키호러쇼’의 앙상블 팬텀들이 직접 나서 분무기로 객석 곳곳에 비를 뿌려주는 이 씬은 지난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올해엔 2층 관객들까지 비를 맞을 수 있게 분무기 개수를 늘렸다. 관객들은 사전에 나눠준 신문지 ‘월간 록키’로 머리를 가리며 무대 위 주인공들과 같이 비를 피하게 된다. 덕분에 관객들은 다양한 외계인들이 사는 프랑큰 퍼터의 성으로 함께 모험을 떠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오루피나 연출은 해당 연출에 대해 “콜백(공연 중 관객들이 행하는 모든 반응)을 중요시하는 작품의 특성상 공연 중 진행되는 모든 콜백은 원작에 포함된 사항을 그대로 본따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에게 물을 뿌리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라며 ‘록키호러쇼’가 가진 B급 정서를 배우들과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쇼노트, PRM, 알앤디웍스 제공
오루피나 연출은 해당 연출에 대해 “콜백(공연 중 관객들이 행하는 모든 반응)을 중요시하는 작품의 특성상 공연 중 진행되는 모든 콜백은 원작에 포함된 사항을 그대로 본따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에게 물을 뿌리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라며 ‘록키호러쇼’가 가진 B급 정서를 배우들과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쇼노트, PRM, 알앤디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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