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부터 리듬체조 선수까지…작품의 화려함 더하는 이색 경력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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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공연장 무대를 가득 채우며 무대를 다채롭게 꾸며주는 앙상블. 그중에서도 자신만이 가진 독특한 경력으로 무대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는 배우들이 있다. 마술사부터 리듬체조 선수까지, 각양각색의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드는 배우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봤다.

 
뮤지컬 '바넘'에 출연중인 박현우(마술사, 저글러)
 
자기소개를 해달라. 뮤지컬 ‘바넘’에서 앵무새 조이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마술사이자 저글러 박현우다. 마술은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시작한 뒤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하고 있고, 저글링은 시작한 지 5~6년 정도 됐다. 마술사가 저글링까지 할 줄 안다는 것이 신기하다. 저글링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우연히 행사장에서 피에로 선생님과 대기실을 쓰게 된 적이 있었다. 그때 재미 삼아 연습을 해보다가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어, 지금은 마술과 저글링이 합쳐진 쇼를 선보이고 있다. 뮤지컬 ‘바넘’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영화 ‘위대한 쇼맨’을 흥미롭게 봤던지라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그래서 먼저 제작사에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서커스에 대한 관심도 많았는데, 이를 소재로 다룬 뮤지컬에 출연하게 되어 기쁘다. 함께 출연하고 있는 앵무새 ‘조이’ 역시 본인이 키우고 있는 애완동물이라고 들었다. 사실 처음부터 조이가 함께 출연하기로 한 건 아니었다. 제작진들과의 첫 미팅 날 조이를 데리고 갔었는데, 제작진들이 관심을 보여 함께하게 됐다. 1살밖에 되지 않은 친구인데 어느 정도 훈련이 되어가는 과정인 지라 무대 경험을 쌓아도 좋을 것 같았다. ‘바넘’에서는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나. 불이 붙은 토치나 클럽(볼링 핀 같이 생긴 도구), 공 등으로 저글링을 하고 있다. 또한 앵무새 조이를 무대 위로 날려 보냈다가 돌아오게 하는 퍼포먼스도 하고 있다. 조이가 보여줄 수 있는 다른 개인기는 혹시 없나. 대형 앵무새들은 다 크고 나면 지능이 4~5살 아이 정도 된다고 한다. 조이는 태어난 지 아직 1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많은 걸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습득력이 빠른 편이다. 지금은 ‘안녕’이라고 인사도 하고, 총을 쏘는 동작을 하면 쓰러지는 퍼포먼스도 선보일 줄 안다. 실제 공연에서는 날아갔다가 돌아오는 퍼포먼스만 하는데, 아직까지 실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뮤지컬 무대는 좀 아무래도 마술쇼 무대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평소에 하던 연기를 보여주는 거라 크게 부담감은 없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존 공연은 1인 서커스 컨셉으로 혼자 하는데 비해, 뮤지컬은 다른 분들과 함께 하는지라 처음에는 좀 낯선 느낌이 있었다. 특히 어떤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주변 배우들이 리액션을 해주니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 들어 더 힘이 났다. 뮤지컬 무대에서 배우로서 서는 모습을 기대해봐도 될까? 하고 싶다. 물론 연기를 잘하는 건 아니다 보니 마술이나 저글링 같은 요소가 극 중에 필요할 때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마술에 비해 저글링은 아직 대중화가 안된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관객분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생각보다 조이가 관객석으로 날아갔다 오는 장면을 못 보신 분들이 많더라. 앵무새가 인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웃음) 살아있는 생명체이고 제가 아끼는 친구니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제 개인 공연도 무대에 올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에 출연중인 정다영(前 리듬체조 선수)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록키호러쇼’에서 앙상블 팬텀으로 출연중인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정다영이다. 리듬체조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12년 정도 했었고, 현재는 은퇴한 뒤 배우로서 제2의 삶을 꿈꾸고 있다. 리듬체조 선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점이 흥미롭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 무대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리듬체조를 시작하게 된 것도 ‘태양의 서커스’ 때문이었다. 몸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리듬체조를 시작했고, 중·고등학교까지 선수로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는 스포츠가 아닌 예술적인 부분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더라. 이제는 리듬선수 체조 선수로서 가진 장점들을 접목해 또 다른 예술을 만들어내고 싶다. ‘록키호러쇼’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공연제작사 '알앤디웍스' 신인 배우 모집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록키호러쇼’ 출연 제의를 받게 됐다. 꿈에 그리던 뮤지컬 무대에 서보니 기분이 어땠나. 리듬체조 경기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다. 첫 공연 전엔 정말 너무 떨렸는데, 관객들의 반응을 듣고 나니 금세 행복해지더라. 체조할 땐 혼자서 모든 것을 채워야 하다 보니 시합 결과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을 지는 부분이 컸다. 그런데 뮤지컬 무대는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호흡을 맞춰야 하지 않나. 스스로 긴장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더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 같다.

‘록키호러쇼’에서는 어떤 퍼포먼스를 선보이나. 주 종목인 곤봉과 리본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연출님께서 유연함을 활용할 수 있는 장면들을 많이 넣어주셨다. 특히 ‘거대한 벌레 한 마리, 그것은 거미’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부분에서 제가 동작을 선보일 수 있게 구성해 주셨다. 동작마다 유연함을 살려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연출하고자 한다. 표정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 무대에서 당황한 적은 없었나? 공연장이 습하다 보니 가끔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기 전에 리본이 엉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좀 당황스럽다. 리듬체조 선수 출신인 팬텀인데 퍼포먼스를 할 때 실수를 하면 안 되지 않나. 그래서 사실 리본을 돌리는 장면 들어가기 직전에 가장 예민해진다. 팬텀들은 특히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장면들이 많아 관객들에게 받는 에너지도 많을 것 같다. 체조 선수 출신이다 보니 낯설기도 하고 편견을 가질 수도 있으실 텐데 항상 따뜻하게 반응해주시고,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셔서 힘이 난다. 팬텀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리다고 '아기 팬텀'이라는 별명도 지어주셨다. 앞으로 어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은지? 언젠가는 배역을 맡는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노래와 연기를 열심히 연습하고 실력을 키워나가는 게 우선인 것 같다. 몸을 잘 쓰는 건 물론, 연기와 노래까지 잘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리듬체조 선수 출신 정다영이 아닌,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 정다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테니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뮤지컬 '바넘'에 출연중인 전아람(공중곡예)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뮤지컬 ‘바넘’에서 공중곡예를 선보이고 있는 에어리어리스트(공중곡예사) 전아람이다. 원래 직장인이었다가 뒤늦게 춤의 매력에 빠져 무용 대학원에 진학한 케이스다. 외국 영상을 보다가 우연히 에어리얼 아트(하늘에서 선보이는 공중 예술)의 매력에 빠져 배우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는 5년 정도 됐다. 에어리얼 아트는 서커스에서 유래된 공중 퍼포먼스로 우리나라 관객들에겐 아직 낯선 분들도 있으실 것 같다. 뮤지컬 ‘바넘’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사실 뮤지컬 무대는 ‘바넘’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 ‘태양왕’ 무대에 섰던 적이 있다. 인터넷에 올라간 영상을 보고 ‘바넘’ 제작 PD님께서 연락을 주셨고 그 인연으로 공연을 하게 됐다. ‘바넘’에서는 주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나? 크게 2가지 종류의 에어리얼 아트를 선보인다. 공중에 달린 천 하나에 의지해 미끄러지듯 동작을 선보이는 ‘에어리얼 실크’와 공중에 걸린 후프에서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는 ‘에어리얼 후프’가 그것이다. 아마 직접 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근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라는 걸 알게 되실 거다. 이 외에도 ‘아크로바틱 듀오’라고 해서 남자 파트너가 여자를 들고 움직이는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뮤지컬 무대와 본인이 평소에 서는 무대는 어떤 점이 달랐나? 아무래도 공중곡예 위주로 선보이고 있기에 크게 다른 점은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뮤지컬 무대가 아닌 전문 공연에선 야외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보통 ‘바넘’의 무대보다 더 높은 곳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야외 크레인에 매달려서 공연할 땐 10M 이상 되는 높이에서 하는 것 같다. 또한 실제 공연에선 20~30분 정도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더 부담된다. 영화에서 워낙 스펙타클한 곡예장면들이 많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무대에서 어떤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주고자 했나. 영화의 경우엔 영화적 기법을 쓰기 때문에 무대에선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짧은 시간 동안 저희가 보여줄 수 있는 엑기스 장면만 뽑아서 보여주고자 했다. ‘에어리얼 실크’ 퍼포먼스의 경우엔 도구 특성상 떨어질 때 아찔함을 보여주는 것이 큰 묘미이기 때문에, 난도가 있는 낙하 기술로 임펙트 있게 준비했다. ‘에어리얼 후프’의 경우엔 스핀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뮤지컬 배우로서 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앞으로도 서커스를 활용한 뮤지컬 작품이 있다면 계속 무대에 서고 싶다.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물랑루즈’도 서커스를 활용한 장면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런 무대를 통해 대중들이 에어리얼 아트를 더욱 친숙하게 느끼게 만들고 싶다. 관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각 배우들 개인소장 사진, 알앤디웍스 제공, 플레이디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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