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배우들이 직접 답하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고민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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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건물 나미야 잡화점에 날아든 고민 상담 편지. 그리고 그 편지에 우연히 답장을 보낸 후 현재와 과거가 이어지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 좀도둑 3인방 아츠야, 쇼타, 코헤이.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메시지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만약 나미야 잡화점 같은 창구가 현실에도 존재한다면 과연 작품 속 인물들은 어떻게 답장을 보낼까? 플레이디비 공식 트위터와 메일을 통해 받은 독자들의 다양한 고민 사연들을 직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출연 배우들에게 전달해 보았다. 수십 개의 사연 중 자신이 가장 잘 해줄 수 있는 고민 사연을 선택한 배우들은 정성스럽게 수기로 답장을 한 자 한 자 써내려 나갔다. 마치 실제 나미야 잡화점 속 인물들이 된 것처럼 말이다. 배우들이 느낀 각자의 캐릭터에 대한 생각과 고민 사연에 대한 답장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나미야 유지, 최진석
나미야 잡화점 가게의 주인. 장난스러운 고민에 정성스럽게 답변을 해주다 고민 상담가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저는 나미야 유지가 그렇게 인자하거나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다만 이분이 그렇게 많은 사람으로부터 명성을 쌓을 수 있었던 건 신중한 마음가짐으로 사연 하나하나에 자신의 진심을 담아 답장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내 답장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 건 아닐까'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 소심한 면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런 나미야 유지의 성격에 맞게 고민 사연도 최대한 받는 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답장하려 합니다.”

[사연] 결정장애를 가진 저, 문제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입 짧은 뭉게구름' 입니다. 제 고민은 항상 결정의 갈림길 앞에서 고민이 한없이 깊어진다는 점이에요. 작은 고민들이 모이다 보면 일상이 고민의 연속이 되어버린답니다.

햄버거를 먹으러 가도 제가 먹고 싶은 맛은 서너 가지라 1인분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저 자신의 나약함을 자책하고요. 카레 음식점 같은 곳을 가도 카레 종류부터 토핑까지 수두룩해서 정말 선택하기가 힘들어요. 물론 시중에는 반반 치킨, 짬짜면 등의 좋은 대안들도 많지만, 저는 서너 가지가 먹고 싶은걸요? 장난스럽고 가벼운 질문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미야 잡화점 님께서도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이 글도 어떻게 내용을 담아야 나미야 잡화점님께 제 진심을 닿을까 생각을 많이 하고 적었어요. 끝맺음 마저 고민하다가 이렇게 어영부영 마칩니다.

 
- 나미야 잡화점님의 답장을 기다리며, 입 짧은 뭉게구름 드림.

[답장] 입 짧은 뭉게구름 님께

입 짧은 뭉게구름 님, 안녕하세요.

결정장애가 아니십니다. 누구나 하는 고민이죠. 뭘 먹을까? 아 저걸 먹을걸! 문제는 후회인 것 같습니다. 물론 결정 후에 많은 사람들이 후회를 합니다.

우선 결정 후에 하는 후회를 마음 열고 받아들입시다. 후회하면 어쩌지라는 결정 전의 고민을 으라차차 날려버리는 연습을 해봅시다.

과정 말고 결과를 후회하자!

- 나미야 유지로부터
 
아츠야, 홍우진
고집이 매우 센 성격으로, 좀도둑 3인방에서 대장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저는 아츠야랑 비슷한 점이 많아요. 화도 많고 짜증도 잘 내고(웃음), 츤데레 같은 성격도 비슷한 것 같아요. 자기주장이 강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기할 때도 ‘아츠야를 어떻게 해석할까'라기 보단 '내가 아츠야라면, 아츠야가 나라면 이렇게 했겠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이번 고민도 아츠야로서의 답장이라기 보다는 홍우진으로서 답장하려고 합니다.”

[사연] 엄마와 제가 모두 행복할 방법을 알려주세요.

아빠가 돌아가신 지 1년, 엄마와 둘이서 살고 있는 전 ‘어떻게 하면 엄마를 더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을까’만 고민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가 예전보다 덜 행복해하시는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엄마와 제가 모두 행복할 수 있을까요?

- 깨진 항아리 드림.


[답장] 깨진 항아리 님께

저도 3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엄마가 엄청 걱정됐었어요. 어떻게 하면 엄마가 슬픔을 이겨내시고 인생의 전환점을 새로이 시작하실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었죠.

일단 제가 택한 방법은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거였어요. 그러면서 엄마가 요즘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시는지 차츰 알 수 있게 되었죠. 덕분에 그저 가족의 구성원으로서만 살아왔던 엄마와 친한 친구처럼 수다도 떨 수 있게 되었고요. 엄마도 저와의 대화를 통해 아들이 아닌 저라는 새 친구를 얻게 되면서 혼자 남겨진 인생의 새로운 방향성을 찾을 수 있게 되셨어요.

근교로 놀러 나가거나 여행을 모시고 가서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라도 보여 드리니 아버지 병수발에 지쳐있던 엄마의 감성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고요.

깨진 항아리님께서 지금까지 하셨던 노력과 고민이라면 어머님께서도 차츰 새로운 행복을 찾게 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응원합니다. 어머님의 새로운 친구가 되셔서 어머님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시길!

- 나미야 잡화점 아츠야 드림
 
쇼타, 강기둥
나머지 두 사람을 나미야 잡화점으로 데려온 장본인으로, 아츠야와 코헤이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다.
 
“쇼타라는 친구는 아츠야, 코헤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쇼타는 두 사람 사이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주거든요. 아츠야의 터프하고 고집스러운 느낌을 완화시켜주기도 하고, 코헤이의 허당 같고 바보 같은 면을 감싸주기도 하죠. 사랑스러운 친구예요. 또한 무언가에 집중·해결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그것에 행복을 느끼는 친구기도 하죠. 아마 쇼타는 어떤 사연이든 스스로 잘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이 클 거에요. 자기가 아는 선에서 성심성의껏이요. 저도 쇼타의 마음을 담아 답장하려 합니다.”

[사연] 부끄러움 많고 긴장하는 저,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요?

똑똑, 안녕하세요:) 이곳이 고민을 들어주는 나미야 잡화점인가요? 저도 고민이 있어 찾아왔어요! 저는 평소에도 부끄러움이 많고 긴장을 잘하는 편이에요. 공연을 볼 때도 시작 전까지 긴장을 해서 심장이 쿵쾅거리거나 배가 아프거나 할 때도 많이 있어요.

그랬던 저가 이제 나이가 들어 누구나 겪는 취업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자연스레 '면접'이라는 고통도 다가왔죠. 너무 긴장하고 떨리는 바람에 면접장에서 머리가 새하얗게 되고, 심사위원분들 얼굴도 못 보겠더라고요. 앉아서 면접을 진행했으니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정말 다리가 풀려서 주저앉을 것 같아요. 첫 면접 이후에도 계속 이러니까 점점 더 자신감도 잃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배우분들은 정말 많은 관객 앞에서 긴장도 안 하시고 항상 자연스레 멋있게 공연을 끝내잖아요! 어떻게 긴장을 푸는지도 궁금하고, 또 공연 전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ㅠ_ㅠ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저의 고민이 도둑 3인방에게 잘 닿기를 바라며. 이만 안녕히 계세요.

- 청심환 드림


[답장] 청심환 님께

지금도 긴장된 마음으로 편지를 받고 계신가요? 저 또한 긴장된 마음으로 편지를 보냅니다. 저의 직업도 무대 혹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직업이라 이해가 너무 잘 되네요. 저도 유독 긴장을 많이 하는데요. 저는 요새 이런 생각을 해요.

‘내가 하는 일이나 청심환 님이 하는 일은 절대로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이 아니라 도움을 주고 싶거나 잘 해보려고 하는 아주 아름다운 마음이다. 그것들이 매우 소중하기에 내가 긴장하는 것이다. 그럼 긴장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인 것이니 그것을 인정하고 긴장이 되는 순간이 오면 긴장하는 나를 보며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지 않고, 대신 내 소중한 마음을 바라보자.’

청심환 님의 마음이 아름답기 때문에 긴장이 되는 것이에요. 긴장이 될 때는 그것을 인정하고 그 긴장 대신 본인이 하려는 아름다운 마음을 더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세요. 그러면 전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요?

이런 고민을 가지고 계신 것을 보니 이미 청심환 님은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 같네요…♥

저의 짧은 편지가 청심환 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엉망진창 글씨 편지를 줄이겠습니다. 아름다운 길이 되시길…♥

- 나미야 잡화점 쇼타 드림
 
코헤이, 김바다
좀도둑 3인방 중 가장 바보 같아 보이지만, 순수하고 호기심이 많은 인물.
 
“코헤이는 바보 같지만 순수한 캐릭터예요. 그렇기에 사람의 고민을 진심으로 고민하고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죠. 언제든 내 편이 되어서 내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줄 것 같은 그런 사람이요. 대사 속에서도 '나는 이 사람을 도와주고, 응원해주고 싶다'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고민을 나누는 것 자체에 너무 무게감이 실리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코헤이를 통해 많이 배워요. 코헤이의 순수함을 담아 답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연] 소중한 판다를 잃어버려 너무 속상해요!

안녕하세요, 나미야 잡화점 님! 저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별거 아닌 것 같은 고민이 있어요.

제가 정말 사랑하고 아끼던 판다 인형이 있는데, 가방 채로 도둑맞아버렸어요. 인형일 뿐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고민도 이야기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껴안고 있으면 위로가 됐던 너무나도 소중한 인형이에요. 평생 옆에 있어 달라고 했던 인형이라 도난 당한 지 두 달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슬프네요.

낮에도 밤에도, 버려졌거나 가져간 사람의 집에 방치될 인형이 떠올라서 자꾸 눈물이 나오고 우울해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대학생이나 되어서 인형 때문에 우는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 봐 못 털어 놓겠어요. 경찰 분들께 연락도 드렸지만 CCTV에 찍힌 인상착의로는 검거가 힘들다고 하시네요...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인형에게 너무 미안해요. 인형을 찾는 건 더이상 힘들다는 것, 사실 알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우울함을 떨칠 수 있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아이스베어 드림


[답장] 아이스베어 님께

세상에 그렇게 소중한 인형을 어쩌다 잃어버리셨어요. 많이 속상하시겠네요.. 아이스베어 님께는 의미가 큰 인형이니 경찰분들께도 연락을 드리셨겠죠? 도대체 CCTV 속 그 사람은 왜 인형을 가져가신걸까요…ㅠㅠ

우선 그 인형에게 미안해하시는 마음을 이제 거두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 인형도 아이스베어 님이 계속 미안해하고 우울해하는 걸 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마 그 인형도 아이스베어 님이 자신과 떨어져 있어도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랄 거에요. 분명히!!

소중한 인형을 위해서라도 많이 웃고 행복해지려는 연습을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인형과 나눴던 특별한 교감 만큼, 아니 어쩌면 그 교감과는 다른 소중한 친구를 만나게 되실 거에요 힘내세요! 아이스베어  님!! ^______^

- 코헤이로부터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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