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참사 현장, 그대로 보여드려요…코미디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연습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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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공연 중에 소품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음향 장비가 고장 나고, 상대방이 대사를 잊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배우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이러한 상상력에서 출발해 한 편의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바로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이다.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은 뭔가 점점 잘 못 되어가는 연극이라는 작품의 제목처럼,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연극 공연을 망쳐가는 배우들의 모습을 담은 극중극 형태의 독특한 작품이다. 2014년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2015 올리비에 어워즈, 2017 토니 어워즈 등의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뉴질랜드, 독일 등 전 세계 37개국에 수출되며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망가져가는 공연을 바로 잡기 위해 분투하는 배우들의 노력은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개막을 일주일 여 앞둔 지난 25일, 고양시의 한 연습실에서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연습 현장을 공개한 제작진은 작품의 컨셉을 명확히 보여주듯 유쾌한 분위기로 현장을 이끌어 나갔다. 관객 10여 명을 함께 초청한 이날 행사에선 웜업을 포함해 순발력 게임, 연습 시연 등 극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가감없이 선보이며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날 가장 먼저 진행된 건 웜업과 순발력 게임이었다. 해외 협력연출인 션 터너는 “매일 연습을 하는 과정을 관객들에게 실제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장면 연습을 위해 웜업과 단체 게임은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스트레칭과 함께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플랭크 동작부터 ‘공공칠빵’, ‘공동묘지’ 등 술자리 게임을 연상시키는 순발력 게임까지 진지하게 선보이는 배우들의 독특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지만, 이후 이어진 시연들을 통해 이 과정이 단순히 재미를 위한 요소가 아니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배우들의 순발력과 신체적 요소가 작품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
 
시연에선 ‘잘 못 되어가는’ 극중극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죽어있는 시신을 연기해야 할 배우가 무대 위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계속 움직이게 되면서 극이 꼬이게 되고, 두 주인공의 대사가 조금씩 어긋나게 되면서 내용이 뒤엉켜버렸다. 또한 무대 위에 있어야 할 수첩과 연필이 없어 화병과 열쇠로 그 역할을 대신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벌어졌다. 시연 중간 중간 션 터너 협력연출은 동작과 대사 간의 타이밍을 강조하며 장면들을 다듬었다.

션 터너 협력연출은 “남녀노소 국가와 상관없이 누군가의 실수를 봤을 때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웃음을 담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그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동작 간 대사 간의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작품에 함께 하게 된 배우들은 처음 작품을 접했을 땐 실험적이고 독특한 작품이었기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무대감독 트레버 역을 맡고 있는 고동옥은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땐 장난하는 건가?(웃음) 싶기도 했다. 잘못하면 그냥 단순한 장난처럼 보일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살면서 누구나 해봄직한 실수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감하게 됐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로버트 역의 김호산은 “코미디는 타이밍이 중요한 데, 단순히 대사의 타이밍만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동작의 타이밍, 그리고 갑자기 벌어질 수도 있는 제3의 상황까지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며 “몸을 많이 써야 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해봤지만, 이 작품은 정말 달랐다”고 밝혔다.
 
한편, 션 터너 협력연출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찰리채플린의 말을 인용하며 작품이 가진 의미를 강조했다.

“이 작품은 너무나 무언가를 잘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담겨있지만, 단순한 슬랩스틱 코미디였다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이 가진 슬픔들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웃음을 만들어냈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은 오는 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하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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