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화려한 아트서커스 ‘태양의서커스-쿠자’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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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서커스 투어 브랜드 ‘태양의서커스’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태양의서커스 시리즈 중 15번째 작품이자 가장 화려한 공연으로 알려져 있는 ‘쿠자’가 지난 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맞이했다. 개막 하루 전인 2일 저녁 드레스 리허설을 통해 언론에 공개된 ‘쿠자’는 기대보다 더 크고 화려했다. 크게 9개의 묘기(액트)로 구성된 2시간 30분은 지루할 틈 없이 빠르게 지나갔다.

 

잠실종합운동장 야구장 옆에 세워진 ‘빅탑 씨어터’는 태양의서커스 팀이 세운 천막형 공연장이다. 높이 20m 지름 51m에 달하는 거대한 텐트 안에는 2600개의 객석이 무대를 260도 범위로 둘러싸고 있다. 최대한 많은 관객들이 서커스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게 고안된 배치다. 캐나다에서 95개의 컨테이너에 실려 잠실에 도착한 자재들은 기계나 동물의 힘 없이 오로지 인력만으로 조립되어 거대한 텐트로 완성됐다.

 

노란색과 파란색이 섞여 경쾌한 느낌을 주는 텐트의 문 안으로 들어가자 겉에서 봤을 때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널찍한 로비가 자리잡고 있었다. 팝콘 등 스낵을 파는 부스는 물론 곳곳에 위치한 포토존, 다양한 케이터링을 즐길 수 있는 VIP 부스까지 빅탑 씨어터 내부는 관객들의 기분을 한껏 들뜨게 만드는 요소로 가득했다.
 

서사구조, 라이브 연주 더해진 종합예술
매끄러운 진행으로 지루할 틈 없애


500여 명의 관객을 초청해 진행된 드레스 리허설은 본공연과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끄럽게 진행됐다. 태양의서커스 ‘쿠자’는 나름의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울적한 외톨이 광대 ‘이노센트’가 우연히 장난감 상자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에서 나온 장난꾸러기 ‘트릭스터’가 이노센트를 신비한 세계로 인도한다는 줄거리다. 단순한 쇼에 그칠 수도 있는 서커스에 서사구조를 더해 재미를 더하고 라이브밴드의 연주와 노래, 화려한 무대미술까지 더해져 ‘쿠자’는 종합예술로서의 면모를 완성하게 된다.

 

공연은 하나의 묘기가 끝나면 다음 묘기를 위한 무대 전환 시간 동안 광대극을 펼쳐 관객들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대극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간단한 단어 위주의 대사인데다 슬랩스틱이 섞여 있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관객들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 몇몇 한국어 문장을 외워 온 점도 웃음 포인트다.

 

거대한 회전 놀이기구 위에서
와이어 없이 점프를?


‘쿠자’의 묘기씬들은 각각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극한의 유연성을 자랑하는 여성 무용수 세 명이 몸으로 아름다운 모양을 만드는 ‘컨토션’, 7미터 높이로 쌓은 의자 탑 위에서 아슬아슬한 균형감각으로 물구나무를 서는 ‘밸런싱 온 체어’는 조형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가장 큰 환호를 이끌어낸 묘기는 ‘휠 오브 데스’다. 730kg 짜리 거대한 바퀴 두 개가 8자 모양으로 가운데가 이어져 무대 중앙에서 돌아가는데, 그 바퀴 안과 위에서 두 사람이 뛰어논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원심력의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바퀴에서 떨어질 수 있는데, 두 명의 아티스트는 돌아가는 바퀴 위에서 공중제비를 돌거나 줄넘기를 넘는 등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끈 하나에 의지해 공중을 프로펠러처럼 도는 ‘스트랩’, 7개의 후프를 동시에 돌리는 ‘후프’, 우리나라의 널뛰기를 연상시키는 ‘티터보드’ 등 확연히 다른 성격의 묘기들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태양의서커스는 1980년대 초 20명의 거리예술가들이 모여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세계 6대륙 60개국을 돌며 1억 9천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태양의서커스는 성공적인 문화예술비즈니스 모델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퀴담’을 시작으로 2008년 ‘알레그리아’, 2011년 ‘바레카이’, 2013년 ‘마이클잭슨 임모털 월드투어’, 2015년 ‘퀴담’까지 다섯 차례 공연된 바 있다.

 

태양의서커스 ‘쿠자’는 12월 30일까지 잠실 종합운동장 내 빅탑씨어터에서 공연되며 티켓예매는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글 : 김대열(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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