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극 ‘오이디푸스’ 미공개 캐릭터 컷 모음…배우들은 왜 머리에 꽃을 달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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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연극 ‘리차드3세’ 제작진과 국민배우 황정민의 두 번째 의기투합 및 배해선, 최수형, 박은석, 남명렬 등 원 캐스트의 연극 ‘오이디푸스’가 내년 1월 29일 개막을 앞두고 배우들의 파격적인 변신이 담긴 캐릭터 컷을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타일로 시선을 모은 캐릭터 컷에는 꽃과 과일 장식, 갈대 등 색다른 소품을 이용했다. 배우들은 왜 머리에 꽃을 달았을까? 연극 ‘오이디푸스’ 캐릭터 컷 촬영 현장을 플레이디비가 단독으로 취재했다.
 
먼저 연극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대표적인 비극 작품이다. 작품명이자 극 중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으로, 테베의 라이오스 왕과 이오카스테 왕비 사이에서 아들로 태어나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애쓰는 인물.

이번 작품이 그리스 비극인 만큼 캐릭터 컷 촬영도 작품의 재해석에 중점을 뒀다고. 그래서 작품의 배경이자,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 중 하나였던 테베 민족의 느낌을 살리고자 자연주의적 콘셉트로 진행됐다. 머리에 꽃을 달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제작사 샘컴퍼니에서는 사진작가, 분장 디자이너 외에도 플로리스트를 섭외하여 작품 이미지에 맞춰 갈대, 풀잎, 꽃다발, 과실이 가득 열린 열매까지 다양한 소품들을 제작했다.

이날 촬영 현장에는 에스닉풍의 목걸이와 장식 소품, 코끼리 상아 같은 동물 뼈와 원석 재료로 만든 소품들이 자리했고, 망태를 떠올리는 거친 질감의 천도 준비되어 있었다. 김유선 분장 디자이너는 "눈을 강조한 스모키 메이크업을 기본으로 하여 캐릭터의 성격과 느낌에 따라 분장의 채도와 강도에 차별을 두었다"라고 설명했다. 
 
황정민-오이디푸스 역
 
황정민이 연기하는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식을 낳게 되리라는 비극적 신탁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코린토스의 폴리보스 왕과 멜로페 왕비를 자기의 친부모로 알고 성장했다. 훗날 그들이 자신의 친부모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코린토스를 등지고 테베로 와 존경받는 왕이 되었으나, 마주하게 된 진실과 자신의 운명 앞에 절망하게 된다.

이날 촬영 콜타임 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한 황정민은 이번 캐릭터 컷 촬영 직전에 태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와 얼굴이 아주 검게 태닝 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는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촬영 준비를 마치고, 어수선한 현장에서도 무대처럼 몰입하여 웃고 있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간절한 눈빛을 담은 오이디푸스를 표현했다. 

황정민은 머리에 꽃과 갈대, 장식을 단 다른 캐스트들과는 달리 비극적인 운명에 놓인 오이디푸스의 운명에 중점을 맞춰 분장을 제외한 다른 장식을 일체 하지 않았다. 음영을 강조한 클로즈업 중심으로 촬영된 캐릭터 컷은 강렬하고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를 풍긴다. 극 중 오이디푸스가 악인인지 선인인지 극을 통해 알아가는 것도 작품의 기대 포인트.
 
배해선-이오카스테 역

배해선 연기하는 이오카스테는 오이디푸스의 어머니로 신탁을 피해 갓 낳은 아이를 버리지만 되돌아온 진실에 절망하는 인물이다. 다크한 이미지의 다른 캐스트들과는 달리 대지의 여신을 연상시키듯 생명력 있는 느낌의 밝고 몽환적인 메이크업과 자연주의적인 과실 소품, 여신 느낌의 의상으로 캐릭터의 특징을 강조했다.
 
정은혜-테리시아스 역
 
연극 ‘리차드3세’에서도 강렬한 연기와 에너지로 무대를 휘어잡았던 정은혜는 어느새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는 테베의 고명한 맹인 예언자 테레시아스 역을 맡았다.

그녀는 이오카스테 역의 배해선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다크한 세미스모키 분장을 하고 머리는 마른 풀잎으로 만든 화관을 썼다. 테리시아스는 새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청력을 지닌 인물로 가뭄으로 말라가는 테베를 구할 방법을 묻는 오이디푸스에게 테베의 옛날 왕이었던 라이오스 왕의 살인자를 찾아 벌하면 신들이 비를 내려주실 것이라고 예언한다.
 
최수형-크레온 역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최수형은 크레온 역으로 캐스팅됐다. 크레온은 오이디푸스의 어머니 이오카스테의 남동생이다. 스핑크스를 물리친 오이디푸스를 왕으로 인정하며 상복을 입은 자신의 누이를 왕의 침실로 안내하는 인물이다. 테베에 내린 재앙의 원인을 알고 싶어 하는 오이디푸스에게 예언자 테레시아스를 소개시켜 줌으로써 오이디푸스에게 진실로 가는 열쇠를 쥐여준다.

최수형은 그동안 공연에서 보았던 남성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수줍어하는 모습으로 분장에 임했다. 쇄골과 어깨선에 페인팅을 끝내고 거친 질감의 천을 상의에 두르고 촬영을 진행했다. 크레온은 대지의 여신 이오카스테의 동생이기 때문에 녹색의 나무줄기로 엮어 만든 관을 머리에 씌웠다. 
 
박은석-코러스 장 역
 
박은석은 오이디푸스가 느끼는 고통의 원인을 다양한 시점에서 전달하고 서사를 끌어나가는 인물인 코러스 장을 맡았다. 코러스는 그리스 비극 작품의 특징적인 배역으로 주요 배우들 외에 내레이터 역할을 담당한다. 코러스 장은 그들 중에 우두머리로, 박은석은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이기에 극중 다른 테베인과 차이를 두기 위해 갈대 소품으로 헤어를 강조했다.
 
남명렬-코린토스 사자 역
 
모든 배역이 원 캐스트로 진행되는 이번 작품에서 연륜 넘치는 연기로 중심을 잡아줄 남명렬은 오이디푸스에게 폴뤼보스 왕의 유언을 전하러 온 코린토스 사자를 연기한다. 코린토스 사자는 테베의 한 양치기에게서 건네받은 아이가 오이디푸스인 것을 알았으며 훗날 진실을 알고자 하는 오이디푸스를 양치기에게 안내하는 인물이다.

그는 테베가 아닌 코린토스 왕국의 인물이기에 다른 테베인들과 차이를 주기 위해 나뭇잎이 아닌 다른 질감의 장식을 사용했으며, 머리카락은 스프레이를 이용해 아이스 블루 실버 색으로 입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포세이돈처럼 캐릭터를 표현했다.

어떤 작품으로 탄생할지 본 공연의 궁금증을 더하는 연극 '오이디푸스'는 내년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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