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소년 모모와 보모 로자의 특별한 만남, 연극 ‘자기 앞의 생’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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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개막한 연극 ‘자기 앞의 생’은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소년 모모와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키우는 보모 로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1일 전막 시연으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로자 역의 이수미와 양희경, 모모 역의 오정택, 로자와 모모에 애정을 쏟는 카츠 의사 역에 정원조, 유세프 카디르 역의 김한이 등장해 탄탄한 연기와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연극 ‘자기 앞의 생’은 프랑스 문학계의 거장 로맹 가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작가 겸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자비에 제이야르의 각색으로 2007년 프랑스에서 초연되었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국립극단에 의해 이번에 처음 소개됐고, ‘억울한 여자', ‘신의 아그네스’의 박혜선이 연출로 참여했다.

극의 내레이터이자 주인공 모모는 자신이 아랍계라는 사실만 안 채 자신의 부모가 누군지 모른다. 그는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키우는 유대인 보모 로자에게 맡겨져 자란다.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모모와 로자는 극 중 “사람은 사랑할 누군가가 없이는 살 수 없대요"라는 대사처럼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유대인이지만 인종, 종교 등 차별없이 아이들을 길렀던 로자는 키우던 모든 아이가 떠나고 모모만 남게 되자, 모모도 언젠가 떠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어느 날 십 년 전 모모를 맡겼던 모모의 아빠가 나타나고, 로자는 문제가 있는 아빠에게 모모를 보내지 않으려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렇게 모모를 지켜주며 모모의 유일한 편이었던 로자는 병을 얻고 모모는 로자와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혈육도 아니고 나이와 세대, 종교 등 모든 사회적 기준이 다른 모모와 로자는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서로의 삶을 껴안고 위로한다.
 
모모 역의 오정택은 서른 살이 넘은 배우지만 10살의 모모를 어색하지 않게 표현해 극의 몰입감을 높였고, 로자 역의 이수미와 양희경은 베테랑 배우들답게 씩씩하게 삶을 살아온 로자 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극은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관계에 집중하며 삶과 죽음,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둘의 대화로만 이뤄지는 극 사이사이 아픈 로자를 위해 처방전을 써주고, 10살 모모의 이야기를 아무런 편견 없이 들어주는 카츠 의사, 모모의 아빠로 등장한 유세프 카디르의 이야기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극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파리의 아파트로 변신한 사실적인 무대 세트와 무대 벽면에 투사되는 영상, 모모의 인형 소품 등도 소소한 볼거리를 더한다.

공연을 보고 나면 이 둘의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연극 ‘자기 앞의 생’은 오는 3월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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