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까지 하고 싶은 작품' 유준상을 사로잡은 뮤지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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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영원한 가객 故 김광석의 노래로 만들어진 뮤지컬 <그날들>(장유정 작/연출)이 오는 8월 25일 개막을 앞두고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지난 10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스튜디오A에서 열린 연습실 언론 공개 현장에는 8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작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2013년 초연 당시 각종 뮤지컬 시상식을 휩쓸며 관객과 평단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 <그날들>은 지난해 재연까지 누적관객 25만명을 기록했다. 그동안의 성공이 컸던 만큼 올해 공연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터. 정학 역의 유준상, 민영기, 오만석, 무영 역을 맡은 오종혁, 이홍기 등 <그날들>의 배우들은 그간의 준비과정을 매끄러운 시연으로 보여줬다.
 

▲ 8등신 앙상블 “충무아트센터를 훈내로 가득 채우겠어.”
 

기자간담회에 앞서 40여 분 동안 진행된 하이라이트 시연은 경호원들의 무술 연습장면을 그려낸 넘버 ‘변해가네’로 시작됐다. 검은색 탱크톱을 입은 앙상블들은 몸을 날리는 낙법훈련 씬을 비롯해 절도 있는 아크로바틱 군무를 선보였다. 이어 등장한 무영 역의 이홍기는 앙상블의 군무에 위화감 없이 녹아들며 안정적인 안무와 가창력을 보여줬다. 정학 역의 오만석과 주고 받은 호흡도 나쁘지 않다. 20초 가량 이어진 현란한 검도대결 씬은 그간의 연습량을 짐작케 했다.

 

“사실 대본을 받고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셨어요. 무조건 이 작품 해야 한다고 하실 정도였어요. 작품이 정말 멋지잖아요. 과연 내가 경호원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무영 캐릭터가 밝고 자유스러운 캐릭터라서 열심히 해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했습니다.” (이홍기)
 

▲ 이홍기 “엄마가 꼭 <그날들> 하랬어요.”
 

장유정 연출은 같은 배역이라도 배우 별로 자신의 느낌에 맞게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며 신-구 배우들이 만들어나갈 케미를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특히 정학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민영기는 기존 배우들보다 정학을 더 로맨틱한 인물로 표현해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유럽 라이선스 뮤지컬을 많이 하다 보니 창작뮤지컬에 목말라있었어요. <그날들>을 연습하면서 굉장히 배울 것도 많고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했고요.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작품이라서 다른 라이선스 뮤지컬에 출연할 때보다 체중이 5kg정도 빠졌습니다.” (민영기)
 

▲ 민영기 “연습하다 5키로 빠졌어요.”

 

올해 <그날들>은 아날로그 감성이 더 짙어진 무대로 돌아올 예정이다. 영상의 비중과 상징적 연출은 줄어들었고, 구체적인 상황 묘사로 풀어가는 장면이 늘어났다. 대통령 경호원들의 이야기인 만큼 청와대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무대 프레임에 금색 톤이 더 많이 사용된다.
 

“달라진 극장에 맞게 다른 분위기의 무대를 만들고 있어요. 실 커튼이나 회전무대처럼 관객 분들이 좋아하시던 부분은 지키되,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연출한 장면을 늘렸죠. 예를 들어 재연에서 ‘그녀’의 방은 영상을 이용해 벽지를 표현했었는데 이번엔 방 주위에 나무를 세워 나무 속 작은 공간으로 보이게 만들었어요. 2막 1장 넘버 ‘부치지 않은 편지’는 우산을 활용한 안무로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전달하는 신이었는데 올해는 장례행렬, 관 같은 구체적인 묘사로 표현합니다.” (장유정 연출)
 
故 김광석의 서정성 짙은 멜로디는 변함없이 <그날들>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웅장함을 더하는 ‘이등병의 편지’는 원곡과는 다른 매력을 내뿜었고 이 넘버를 이끌어가는 오만석은 앙상블의 합창에도 묻히지 않는 성량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랑했지만’을 부르며 ‘그녀’에 대한 애절한 감정을 토로하는 오종혁은 극에 몰입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오종혁 “달라진 무영을 보여줄래요.”

 

“군 전역 이틀 후에 <그날들> 초연 연습에 합류했었는데요, 배우로서 많이 성장하게 해 준 작품인 것 같아요. 세 번째 공연이라 똑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고민도 많이 했어요. 조금은 달라진 모습의 무영을 보여드리겠습니다.”(오종혁)

 

“이 작품은 10년 동안 공연해도 꾸준히 관객들이 올 것 같아요. 초연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오고 있는데 제 스스로 재미없었다면 벌써 그만뒀을 겁니다. 정학 역을 한 55세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만큼 애착이 가고 항상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가는 작품입니다.”(유준상)
 

▲ 유준상 “55세까지 정학 역 맡고 싶어요. 그 후에도 시켜준다면 계속.”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지나도 꾸준히 사랑 받는 김광석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하는 뮤지컬 <그날들>은 오는 8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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