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에 빠진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 2016.08.18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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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영웅을 기다리며><우먼인블랙> 등을 공연했던 파파프로덕션이 새로운 창작뮤지컬 <더맨인더홀>을 내달 선보인다. 말 그대로 '홀'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다. 파파프로덕션 대표이자 <영웅을 기다리며><최치원>등을 직접 쓰고 연출했던 이현규가 3년 전 구상해 대본을 썼고, <빨래><잃어버린 얼굴 1895>의 민찬홍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었다.
이현규 연출은 3년 전 처음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평소 사회성과 야생성이라는 상반된 특성에 관심이 많았고, 길을 걷다 우연히 보게 된 맨홀에서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그 결과 어떻게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애써 자신을 억누르는 하루와 아직 야생성을 잃지 않은 늑대라는 두 인물이 탄생했다.
실제로 17일 엿본 연습실에서는 김찬호·고훈정이 연기하는 늑대의 노래에 은유적인 가사가 많이 들어가 있었다. 하루는 늑대를 경계하며 달아나려 하지만, 부상 때문에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늑대는 그런 하루에게 달의 여신에 대한 노래를 부르며 천천히 다가간다. 각박한 일상에 지친 하루가 맨홀 아래 어둡고 낯선 공간에서 늑대의 아름다운 소리에 오히려 위로받는다는 것이 이 작품의 독특한 설정이다.
음악은 때로는 부드럽고 구슬프게, 때로는 빠르게 펼쳐졌다. 이 역시 맨홀 위/아래 공간의 서로 다른 정서를 담고 있다. <쓰릴미><리타>에 이어 이번 공연에 출연하는 오성민 피아니스트는 “음악이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늑대나 달, 혹은 싸우는 장면 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된 선 안에서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들을수록 깊이가 있어서 연주를 할 때도 한번 더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피아노를 치게 된다.”고.
무대는 맨홀 아래 판타지적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조명을 최소화하고 깊이감이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무대 한 켠에서 비쳐 들어오는 달빛과 그 밑에서 달빛을 반사하는 호수 등이 무대를 채울 예정.
이날 연습실에서는 상징적인 가사들과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본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이에 이현규 연출은 ‘한 남자가 겪은 안타까운 비극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이야기’라는 말로 작품을 압축해서 소개했다. 초자아와 자아, 본능에 대한 프로이트의 심리 이론도 작품에 녹아 들어 있다고. 공연은 9월 9일부부터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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