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상징 샤일록의 재발견,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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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서대로 안토니오의 담보물을 받겠습니다.”

지난 28일 개막한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은 400년 넘게 다양한 언어와 여러 장르로 공연되어 온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이야기를 들어봤을 법한 이 작품은 베니스의 상인인 안토니오와 그의 절친한 친구 밧사니오가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한다.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 아버지’ 박근형 연출의 손에 새롭게 뮤지컬로 탄생한 ‘베니스의 상인’은 탐욕의 상징으로 알려진 샤일록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지금 우리 시대의 샤일록은 어떤 인물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베니싱’, ‘더 픽션’, ‘왕복서간’ 등 대학로에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주민진이 친구 밧사니오와의 우정을 위해 위험한 거래를 뛰어드는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 역에, '메피스토', ‘여명의 눈동자’ 김수용이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 역으로 캐스팅됐으며, 이들과 함께 서울시뮤지컬단 박성훈, 허도영, 이승재, 유미 등이 출연한다.

‘베니스의 상인’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2일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16세기 베니스의 거상 안토니오는 친구 밧사니오로부터 큰돈이 필요하다는 부탁을 받고, 자신의 신용을 보증으로 유태인 갑부 샤일록에게 3000 더컷을 빌린다. 평소에도 안토니오와 사이가 좋지 않은 샤일록은 안토니오의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 1파운드의 살을 담보를 계약 조건으로 내세운다.

이야기의 또 다른 축에는 아름다운 상속녀 포샤가 있다. 포샤는 자신을 아내로 얻기 위해 몰려오는 구혼자들에게 금, 은, 납으로 만들어진 세 개의 상자 중 하나에 들어 있는 자신의 초상화를 찾도록 한다. 밧사니오도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빌린 돈을 가지고 포샤에게 청혼을 하러 간다. 이 와중에 안토니오의 모든 재산이 담긴 배들이 난파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기간 내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안토니오는 재판에 서게 된다. 포샤는 남편될 사람의 절친한 친구를 위해 지혜를 발휘한다.
 
돈을 빌려주고 약속대로 담보물을 받고자 하는 샤일록의 요구가 탐욕으로 비치고, 재판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며, 종국에는 자신의 것을 모두 빼앗기는 그의 모습에서 과연 샤일록이 ‘악’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탐욕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샤일록의 재발견 순간이다. 특히 이날 재판 장면에서 사람들의 비난과 야유에도 당당하게 법대로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모습과 법의 이중 잣대를 꾸짖는 샤일록 김수용의 세심한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베니스를 형상화한 오필영 디자이너의 무대와 클래식한 느낌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작사와 작곡한 음악도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다.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은 6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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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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