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이지만 따뜻한 희망 담겼다”…‘신과 함께_이승편’ 기대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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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게임 등으로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던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가 뮤지컬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이달 21일 개막을 앞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신과 함께_이승편’으로, 한 가족의 보금자리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집과 가족, 그리고 인간의 양심에 대한 따스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서울예술단은 지난 2015년 이번 작품의 전편인 ‘신과 함께_저승편’을 먼저 선보인 바 있다. 제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저승에 온 이들을 변호하는 저승차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짜임새 있는 서사와 음악, 인상적인 무대로 호평을 이끌어내며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 작품으로 자리잡았고, 2017년과 2018년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원작 시리즈 중 ‘이승편’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이번 공연은 전편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연극 ‘벙커 트릴로지’ 등을 이끌어온 김태형 연출과 ‘빨래’, ‘랭보’의 민찬홍 작곡가를 비롯해 양주인 음악감독,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등 쟁쟁한 창작진이 모여 공연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일, 서울예술단이 언론에 공개한 연습실에서 이 작품의 일부 장면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고창석, 오종혁, 최정수, 김건혜, 송문선, 박석용, 이윤우 등 배우들은 이날 40여 분간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이 공연의 주요한 공간은 고물을 주우며 홀로 손자를 키우는 할아버지 김천규(박석용)의 집으로, 재개발지구에 포함돼 곧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들을 지켜주려 애쓰는 가택신 성주(고창석)와 조왕(송문선)은 김천규의 명이 다했다며 그를 데려가려는 저승차사 해원맥(최정수), 덕춘(김건혜)과 대립하게 된다.
 
극의 또 다른 주축을 이루는 인물은 철거 용역 일을 하는 청년 박성호다. 취업에 실패하고 고시원을 전전하다 철거 용역을 하게 된 그가 김천규의 집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이 그려진다. 연습 초반에는 작지만 따스한 삶의 보금자리를 일궈 나가는 손자와 할아버지, 그들의 행복을 비는 가택신들의 모습이 따스하고 경쾌한 감성으로 펼쳐졌고, 뒤이어 기습적 철거로 위기에 몰린 이들의 모습과 그 속에서 갈등에 빠진 박성호의 모습이 흡입력 있는 음악과 어우러지며 인상을 남겼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형 연출은 “뮤지컬만의 특색을 살려 음악적, 무대적으로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는 말로 본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 연출은 원작 웹툰을 무대화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일부분을 축소하고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원작에서처럼 집을 지키는 가택신과 할아버지를 데려가려는 저승차사의 대립을 그리긴 했지만, 강림 등의 캐릭터는 뮤지컬에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박성호의 비중을 키워 그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박성호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이 신을 버리고 자만심과 이기심을 갖고 살 때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또 한울동 주민들이 철거에 저항하는 모습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커뮤니티의 인간애를 강조했다"고 설명한 김태형 연출은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박동우 무대디자이너님이 무대를 디자인하셨는데, 전편과 다르면서도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무대다. 굉장히 좋은 드라마와 음악이 준비돼 있으니 좋은 작품을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가택신 성주 역의 고창석은 서울예술단과의 각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15년 전 서울예술단이 공연한 '여름밤의 꿈'에 조연출로 참여했다는 그는 “사실 처음엔 부담스러워 (출연을) 안 한다고 했다. 근데 안무감독, 음악감독이 '킹키부츠' 때 함께했던 분들이고, 소품감독님도 한 동네 주민이더라. 해외에서 (출연 제안을) 받고 나서 우연히 마동석을 만나 작품 이야기를 했는데 마동석도 재미있겠다고 하더라”고 출연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고창석은 “서울예술단은 상업 공연이 할 수 없는 사회적인 부분을 건드릴 수 있는 유일한 단체가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연습할 때 ‘이래도 돼?’하고 놀랄 정도였다”며 “연습 과정에서 재미있고 유쾌한 장면도 많이 추가됐다. 공연을 보시는 관객들이 많은 것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성호 역을 맡아 서울예술단과 함께 하게 된 오종혁은 “서울예술단은 아침 9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연습을 해서 처음엔 적응이 잘 안 됐다. 늦게 시동이 걸리는 스타일이라 본의 아니게 나머지 연습을 하게 되더라”고 말했고, ‘신과 함께_저승편’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저승차사 덕춘으로 분하는 김건혜는 “저승편과 달리 이승편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조금 무거울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따뜻하고 희망적인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라는 말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신과 함께_이승편'은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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