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헤치고 1930년대 경성으로, <팬레터> 컨셉컷 촬영현장
- 2016.08.23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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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인 1933년, 만해 한용운이 조선총독부를 등지고 지은 성북동 산비탈의 작은 한옥집. 잃어버린 소를 찾듯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다는 뜻에서 ‘심우(尋牛)장‘이라 이름 붙인 이곳에 지난 22일 무더위를 뚫고 십 수명의 뮤지컬 배우와 스텝이 모여들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좁은 골목길을 올라와 분장까지 마친 참이다.
이날 이곳에서는 오는 10월 개막하는 뮤지컬 <팬레터>의 컨셉컷 촬영이 있었다. 극중 배경은 1930년대 경성. 이상, 김유정 등 당대 한국 문단을 대표했던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에서 모티브를 따서 만들어진 이 뮤지컬은 경성의 신문사 등을 배경으로 문인들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우수 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에 선정돼 올해 초 쇼케이스에서 최우수작품으로 뽑혔고, 지난 주 김종구, 문성일, 김성철, 이규형 등 본공연의 캐스팅을 공개하며 또 한 차례 기대를 모았다.
이날 이곳에서는 오는 10월 개막하는 뮤지컬 <팬레터>의 컨셉컷 촬영이 있었다. 극중 배경은 1930년대 경성. 이상, 김유정 등 당대 한국 문단을 대표했던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에서 모티브를 따서 만들어진 이 뮤지컬은 경성의 신문사 등을 배경으로 문인들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우수 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에 선정돼 올해 초 쇼케이스에서 최우수작품으로 뽑혔고, 지난 주 김종구, 문성일, 김성철, 이규형 등 본공연의 캐스팅을 공개하며 또 한 차례 기대를 모았다.
장비 및 조명 세팅에 이어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날의 촬영은 개인 촬영에 이어 2인, 3인 촬영으로 이어졌다. “해맑게 웃어주세요, 지금 세훈은 기분이 좋아.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서.” 사진작가의 디렉션에 배우들이 쑥스러운 듯 웃다가 이내 촬영에 몰입한다. 김종구와 김성철의 2인 촬영이다.
함께 촬영에 임한 김종구와 김성철은 각각 당대 문단을 주름잡던 천재 작가 김해진과 그를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세훈 역을 맡았다. 시와 소설에 푹 빠진 18살 소년 세훈은 ‘히카루’라는 여자 작가인 척하며 김해진에게 팬레터를 보낸다. 외골수의 성격에 폐결핵을 앓고 있는 김해진은 세훈의 편지에서 위안을 받고, 세훈 역시 장난처럼 시작한 편지 왕래에 점차 빠져들게 된다. 하얀 원고지와 손때 묻은 고서, 만년필 등을 소품으로 활용한 촬영은 팬레터를 매개로 맺어진 이들의 미묘한 관계를 담아냈다.
세훈의 편지 속 인격 ‘히카루’를 연기할 김히어라도 촬영에 합류했다. 몸에 꼭 맞는 자주색 드레스를 입은 김히어라의 모습이 매혹적인 정취를 더했다. 실제로는 둘이지만 편지 속에서는 세 사람인 이들의 관계가 여러 구도로 카메라 안에 담겼다. 중간중간 양승리, 권동호 배우가 직접 편지지를 하늘에 날리며 진행을 돕기도.
세훈의 편지 속 인격 ‘히카루’를 연기할 김히어라도 촬영에 합류했다. 몸에 꼭 맞는 자주색 드레스를 입은 김히어라의 모습이 매혹적인 정취를 더했다. 실제로는 둘이지만 편지 속에서는 세 사람인 이들의 관계가 여러 구도로 카메라 안에 담겼다. 중간중간 양승리, 권동호 배우가 직접 편지지를 하늘에 날리며 진행을 돕기도.
김성철은 자신이 맡은 세훈에 대해 “꿈을 꾸고 있는 사춘기 소년”이라고 소개했다. “열정적으로 꿈을 꾸는 친구라서 되게 매력이 있다. <팬레터>는 세훈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라고.
현재 <스위니토드>의 토비아스로 활약 중인 그는 “지금은 1800년대 런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1930년대의 경성에 들어가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 같다. 아날로그 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며 새로운 변신을 예고했다.
현재 <스위니토드>의 토비아스로 활약 중인 그는 “지금은 1800년대 런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1930년대의 경성에 들어가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 같다. 아날로그 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며 새로운 변신을 예고했다.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사의 찬미>에서 작가 김우진을 연기했던 김종구는 “김우진은 새로운 세상, 자유, 사랑을 위해서, 사내라는 인물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면, <팬레터>의 김해진은 자기의 아픔과 슬픔을 공유하는 어떤 사람을 만나 그를 아주 순수하게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시대적 배경과 직업만 같을 뿐,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아주 다른 작품이라고.
이윤 역 고훈정을 비롯해 양승리, 권동호, 소정화, 손유동 등의 단체 사진 촬영도 이어졌다. 고훈정의 설명에 따르면 이윤은 시인 이상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인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프라이드가 매우 강한 시인이자 소설가다. 세훈의 편지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며 극중 인물들간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1930년대에 맞는 행동과 어투, 일제 강점기에 대한 고민들을 통해 어떻게 (이윤이라는 인물을) 더 생명력 있게 만들까 고민 중”이라는 고훈정은 <팬레터>에 대해 “가을 감성과 잘 어울리는, 문학에 대한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를 담은 공연이 될 것 같다. 보시고 나면 많은 감정들을 담고 돌아가실 것”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지만, 배우들은 내내 웃는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다. 오후에는 세훈 역 문성일, 김해진 역 이규형, 이윤 역 배두훈, 히카루 역 소정화 등의 촬영도 이어졌다. 이날 촬영된 컨셉컷은 1차 티켓 오픈일인 9월 1일 공개되며, 공연은 오는 10월 8일부터 11월 5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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