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한 번만…" 연애의 찌질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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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남녀가 서로 사랑하고, 헤어지고, 상처를 입힌다. 모든 사람이 겪어 나가는 특별할 것 없는 연애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욕망과 집착을 드러내는데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면 속 ‘찌질함’을 한껏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상처를 준다. 노골적인 말을 끝없이 뱉어내고 끊임없이 방황한다.

연극 <클로저>는 코미디 배우이자 극작가, 그리고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이다.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줄리아 로버츠 등 이름만으로 설레는 배우들이 주역을 맡았던 영화 <클로저>의 원작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2005년 초연 이후 굵직한 배우들의 출연과 함께 꾸준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악어컴퍼니 지하 연습실에서 연극 <클로저> 팀을 한발 앞서 만났다. 이번 시즌에 출연하는 10명의 배우들은 자극적이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민낯의 연애를 그려냈다.
 
#<클로저> 팀이 말하는 <클로저>
지난 2013년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올해의 <클로저>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영화 <연애의 온도>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노덕 감독이 연출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연애의 온도> 역시 남녀 간의 연애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찌질함’과 현실적인 민낯을 섬세하게 그려 ‘진짜 연애는 저렇지’하고 관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노덕 감독은 “<연애의 온도>가 멜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 번 더 제대로 된 멜로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연극 <클로저>의 연출 제의가 들어왔다. 영화 <클로저>가 감성적인 부분을 중점으로 멜로에 좀 더 치중된 느낌이라면, 연극은 사랑의 감정과 함께 인간의 본질을 좀 더 날카롭고 지적인 방법으로 전한다. 공연을 준비할수록 영화는 연극을 기본으로 재창조된 또 다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연출을 맡게 된 계기와 이번 작품의 특징을 소개했다.
 
(왼쪽부터) 노덕 연출 / 박소담
 
사랑을 하면 상대방의 깊숙한 내면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기 때문일까, 배우들 역시 <클로저>가 단순한 멜로 이야기가 아닌 인간관계를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뉴욕 출신 스트립 댄서 앨리스 역의 박소담은 “남녀 간의 사랑이 소재일 뿐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감정들을 풀어놓는다. 그 감정들이 너무 솔직해 처절하기도 하고, 그만큼 행복하기도 하다. 뭐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인간 관계를 사랑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그 감정이 거짓인 것도 아니고,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든 것을 알고 연애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극 중에서 가장 어린 앨리스가 자신의 사랑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일 수도 있는데, 아직은 많은 것을 겪어보지 않았고, 재지 않는 나이이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보단 조금 더 기대와 희망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배역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007년부터 꾸준히 <클로저>에 출연했던 배성우는 “칼끝에 서 있는 것 같아 더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답했다. “정서적으로 봐야 하는 작품이라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카로워서 집중하지 않으면 바로 흐름이 깨진다. 특히 이 작품은 만나서 사귀는 과정보다는 헤어지는 과정을 더 많이 보여준다. 연애를 소재로 한다면 가장 격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순간일 것.”이라며 <클로저>만의 또다른 매력을 소개했다.

그리고 “10년 전에는 내가 맡은 캐릭터나 작품 자체가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지금은 캐릭터 자체가 특별한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삶에서 만난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작품을 받아들이는 시선의 변화를 언급했다.

이동하, 김선호와 함께 댄 역을 맡은 박은석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랑 받고 싶어하고, 또 사랑을 주고 싶어 하는 존재다. 나이에 따라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어렸을 때 이 역을 맡았으면 1차원적으로 받아들였을 법한 장면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저 또한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단계라고 생각해 이 작품도 필터 없이 다가가려고 한다.”며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으로 만나는 연극 <클로저>
책을 출간하게 된 댄은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러 온 스튜디오에서 사진작가 안나를 처음 만난다.
(댄: 박은석 / 안나: 김소진)
 
이를 눈치챈 앨리스는 댄을 보내고 안나에게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한다.
이후 안나의 사진전에서 그의 남자친구 래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안나: 김소진 / 앨리스: 이지혜 / 래리: 서현우)

 
댄은 결국 앨리스에게 이별을 고한다.
“나만큼 널 사랑하는 사람은 없어” 앨리스는 댄을 붙잡는다.
(댄: 김선호 / 앨리스: 박소담)
 
같은 시간, 안나 역시 래리에게 이별을 고한다.
“댄. 그 사람을 사랑해. 그 사람이 필요해.”
(안나: 송유현 / 래리: 배성우)
 
댄과 안나는 각자 상대방을 보내고 다시 만나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과연 이야기 속 네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
(댄: 이동하 / 안나: 송유현 / 래리: 김준원)
 
남녀 간의 사랑과 인간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연극 <클로저>는 오는 9월 6일부터 11월 13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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