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이스트, 헬스 트레이너.. 배우들의 세컨드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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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트레이너로도 활동 중인 배우 호산, 출처 : 호산 인스타그램>

스포츠 의학 공부하며 헬스 트레이너로, 배우 호산 
“건강하면 좋은 호르몬 나오고 동료들에게도 전파, 결국 관객에게 좋은 에너지 준다”

현재 뮤지컬 '맘마미아!'의 빌역으로 출연중인 배우 호산의 세컨드잡은 헬스 트레이너다. 3년전부터 용인에 1:1 개인 PT 전문 휘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 배우들에게 트레이닝은 익숙한 일이다. 안무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공연 들어가기 전에 기본 스트레칭을 하기 때문이다. 배우 호산은 극단 마방진 소속 배우로 공연 전 배우들의 트레이닝을 맡기도 했다. 특히 전통 무예 쪽에 관심이 많아 검도와 택견은 물론 승마, 수영은 모두 수준급이다. 전문적으로 헬스 트레이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8년전, 공연 중에 무리한 동작들을 소화하다가 허리에 디스크 협착이 생기면서부터다. 허리 치료를 하다가 몸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겼고 대학원에서 스포츠 의학을 공부하게 됐다.
 
<뮤지컬 '맘마미아!' 연습 중인 배우 호산, 출처 : 플레이DB>

호산은 배우들이 매일 트레이닝을 하기는 하지만 주먹구구식이고 전문가가 없다는 점은 평소 늘 아쉬웠다. 우리 몸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바탕이 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이 부재했기에 호산에게는 헬스 트레이닝이 더욱 남다른 사명감으로 다가왔다. 

배우와 헬스 트레이너라는 직업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기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사실 배우에게 매우 이상적인 직업입니다. 배우는 기본적으로 몸을 잘 쓰고 우리 몸을 잘 알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해부학적으로 몸을 아는 배우는 많지 않아요. 인물의 캐릭터를 연구하고 내 몸을 어떻게 쓸지 도움이 됩니다. 또 내 몸을 잘 움직인다고 다른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는 없어요. 남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 과학적인 근거와 학문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공연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사람 몸에 대한 열정도 필요하죠”

그는 '맘마미아!'를 함께 하는 배우들에게도 올바른 트레이닝에 대해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건강할 때 내 몸에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함께 공연하는 동료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주게 되고 결국은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전파된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에 출연 예정인 배우 이든, 출처 : 이든 인스타그램>

타투이스트, 뮤지컬 배우 이든
“타투, 그림 그리면서 마인드 컨트롤, 연기 집중력도 높아져”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에 출연중인 뮤지컬배우 이든의 세컨드잡은 타투이스트다. 5년 전부터 타투를 시작했고 홍대에 친구들과 함께 운영하는 타투샵도 있다.
  
이든의 원래 대학 전공은 미술이었다. 모델활동을 하다가 연극과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다. 배우 활동을 하던 중에도 계속 그림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공연을 하면서 틈틈이 그림 작업을 해왔다. 뮤지컬 배우이자 뷰렛의 보컬인 문혜원씨의 앨범 자켓 디자인과 공연 포스터도 이든의 작품이다. 그러던 중 함께 그림 그리는 친구들 가운데 타투이스트가 있어 그 친구를 통해 타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타투 샵까지 열게 됐는지 물었다. “타투는 타투이스트마다 선호하는 테크닉과 장르가 달라서 각자 좋아하는 장르로 크루가 만들어지는데, 타투샵도 친구들과 함께 운영하고 월세도 분담하고 있어요”

 
<타투이스트로도 활동중인 배우 이든의 타투 도안, 출처 : 행복문신소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배우 이든의 타투 스타일은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저는 블랙워크라는 장르와 치카노를 주로 하고 있어요” 갑자기 나온 전문용어에 당황해 하는 기자를 위해 그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블랙워크는 검은 컬러(블랙, 그레이)로만 작업하는 타투 장르이고 치카노는 주로 남미쪽에서 많이 하는 장르에요. (치카노는 멕시코계 미국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꽃, 심장, 칼 등을 모티브로 한 도안에 좀 더 원색적인 컬러가 많이 들어간 스쿨이라는 장르를 많이 하고, 일본은 이레즈미라고 용, 뱀 그림이 떠오르는 일본 야쿠자 문신이 유명합니다” 이든은 그 중에서도 블랙워크 장르로 레터링(글자 디자인)하는 디자인을 많이 하고 있다.

이든은 작품이 갖고 있는 유한함을 타투의 매력으로 꼽았다. 일반적으로 타투는 평생 없어지지 않는 그림이라고 하지만 그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유명 작가는 죽어도 그림이 남지만, 타투는 유한합니다. 타투는 오직 그 사람만을 위한 그림이며 그 사람이 죽으면 타투도 사라집니다”  두번째 매력은 정말로 하고 싶은 그림을 그린다는 점이다. “제가 예전에 디자인 회사도 다녀보고 운영도 해봤는데 항상 제약이 있었어요. 결국 대중적인 디자인을 하게 되고 제가 진짜 하고 싶은 디자인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거죠. 하지만 타투는 내 포트폴리오를 보고 마음에 든 고객이 저를 찾고 의뢰하죠. 그럼 저는 많은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인생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만을 위한 타투 도안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그려진 도안은 바로 버려진다. 타투이스트들에게는 “한번 쓴 도안은 재탕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배우와 타투이스트로의 일이 서로 어떤 상호 작용을 하는지 물었다. “배우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모두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입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집중력도 높아지고 마인드 컨트롤도 되죠. 그러한 부분이 연기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데 도움이 되고, 내 안에 갖고 있는 감정들을 투영하며 연기 집중력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을지로를 힙 플레이스로 만든 커피 한약방의 사장님, 강윤석 배우
“두 마리 토끼 잡지 말라고? 옛날 말입니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와 '원스' 등에 출연했던 배우 강윤석은 을지로에 위치한 커피 한약방과 혜민당의 사장님이다. 소위 옛날 동네인 을지로를 젊은이들이 찾는 힙한 동네로 바꿔놓은 유명 카페, 커피 한약방을 운영하는 강윤석 배우는 이제 대표님,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익숙하다.  그가 5년전 카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오래전부터 워낙 커피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커피향, 로스팅할 때의 냄새가 너무 좋았다. 손님이 많은 지금도 카페에서 직접 로스팅을 한다.
 
<을지로의 힙 플레이스 커피한약방을 운영하는 배우 강윤석>

커피 한약방이 SNS에서 유명해지고 힙스터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된 데에는 커피한약방의 독특한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주효했다. 카페 인테리어와 시공을 모두 강윤석이 직접 했다. 강윤석은 카페 사장 이전에 배우를 하면서 목공을 했다. 극단 목수를 만들기도 했다. 극단 목수의 단원들은 모두 배우이자 목수들이다. 

그래서인지 카페의 문짝이며 조명, 의자, 테이블, 자개장 등 단 한가지도 평범한 것이 없다. 오래됐지만 멋스럽고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하다. 5년전 지금처럼 레트로가 유행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강윤석 대표는 카페를 만든다면 지극히 한국적인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 카페문화가 서양에서 와서 그런지 카페 인테리어가 거의 서양식인 점이 마음에 안들었다.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들어있는 을지로라는 지역에 대한 끌림도 있었다.

연극과 뮤지컬 배우라는 점이 카페를 운영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배우도 어찌보면 서비스업이에요. 아무래도 사람들 앞에서 로스팅하고 커피를 추출하고, 손님 대하는 일들이 배우의 일과도 상통합니다. 관객을 살피 듯 손님의 취향에 맞춰 커피를 내리고 움직임이나 몸가짐도 조심하게 되구요”

 “후배 배우들에게 일찍 일어나서 기술 배우라고 조언합니다” 생계를 걱정하는 후배 배우들에게 그는 밤에 연기하고 빨리 일어나 다른 일도 해보고 열심히 살라고 얘기한다. “두 마리 토끼를 쫒지 말라고 하는데 옛날 말입니다. 해외에서는 배우들이 다른 직업을 많이 갖고 있고 낮에 다른 일을 하고 저녁에 공연하는 배우들이 많습니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생활에서 희생이 필요한 법이고 배우로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른 생활을 해보는 것은 스펙트럼도 훨씬 커지고 연기의 폭도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한다.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강연을 하기도 하는 성공한 카페 대표님인 강윤석에게 언제 무대에서 볼 수 있을지 물었다.
“편안하게 연기하고자 시작한 일인데 저도 이제 다시 오디션도 보고 복귀해야죠. 무대에서 뵙겠습니다”  


글 : 김선경 기자 (uncanny@interpark.com)
이미지 : 이든, 호산 인스타그램, 강윤석, 플레이D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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