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시라노’, 달라진 점은?

  • like5
  • like5
  • share
지난 2017년 성공리에 국내 첫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 ‘시라노’가 2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이번 재연에는 '신흥무관학교’, ‘젠틀맨스 가이드’의 김동연 연출과 배우 최재웅, 이규형, 조형균 등 새로운 멤버들이 합류했다. 지난 달 31일, 압구정동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선보인 ‘시라노’ 팀은 이 작품에 대해 "진실하고 낭만적인 감성의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달 10일 재연을 앞둔 뮤지컬 ‘시라노’는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쓴 희곡 ‘시라노 드 벨쥐락(1897)’을 원작으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작가 레슬리 브리커스가 함께 만든 뮤지컬이다. ‘시라노’라는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쓰인 이 작품은 문무에 두루 빼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유달리 큰 코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 앞에 나서지 못하고 묵묵히 그녀의 사랑을 돕는 시라노의 이야기를 그린다.
 
31일 연습실에서는 류정한과 함께 시라노 역을 맡은 최재웅, 이규형, 조형균과 시라노가 사랑하는 여인 록산 역의 박지연과 나하나, 말솜씨는 없으나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청년 크리스티앙 역의 송원근과 김용한 등이 ‘록산’을 시작으로 ‘누군가’, ‘안녕, 내 사랑’ 등 8곡의 넘버와 해당 장면을 선보였다. 시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 배우들의 열연이 어울려 단 30여분의 장면 시연만으로도 금세 보는 이를 극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하는 현장이었다.
 
▲ 프로듀서 류정한, 연출가 김동연

프로듀서 류정한 “’시라노’는 레트로 감성의 작품” 
‘시라노’는 배우 류정한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직접 프로듀서로 나서면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프로듀서 겸 배우로서 공연에 참여하는 류정한은 이날 “초연만큼 설레고 긴장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초연을 돌아보며 “행복한 일이었지만, 동시에 한국에서 프로듀서를 왜 할까, 라는 고민에 빠질 만큼 힘든 점이 많았다”고 토로한 그는 “그래서 재연 때는 출연을 안 하고 프로듀싱만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하고 싶었다. 앞으로 프로듀싱과 출연은 같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듀서로 선보인 첫 작품인 만큼, 뮤지컬 ‘시라노’에 대한 류정한의 애정과 자신감은 각별했다. 그는 ‘시라노’에 대해 “한국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작품들이 무대에 올라가고 있지만, ‘시라노’는 제가 연기를 하면서도 위로와 위안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며 “’요즘 레트로 감성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시라노’도 레트로 감성에 맞는 작품이다. 손 편지를 써가며 담은 진실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또 시라노가 가진 신념과 정의를 지켜보며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공연을 보면서 잊고 있던 사랑과 용기를 많이 담아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라노’ 재연, 무엇이 달라질까?
두 번째 무대로 돌아오는 ‘시라노’의 여러 변화도 기대를 모은다. 제작진은 이번 공연에서 영상을 도입하고 원형 회전무대를 활용해 더욱 현실적이면서도 풍성한 공간을 구현하고, 음악도 일부 편곡을 거쳐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연 연출은 “극작 단계에서부터 (극을) 좀 더 드라마틱하고 다이나믹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초연에 비해) 각색된 부분도 있고 캐릭터 변화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고전에서 가져올 수 있는 주제나 아름다움은 살리고 현대적으로 해석해야 할 부분은 더욱 현대적으로 살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동연 연출은 음악적 변화와 관련해 “전쟁 장면의 음악이 더 드라마틱하게 변했고, 새롭게 들어온 넘버가 조금 있다. 작곡가(프랭크 와일드혼)가 새로운 부분에 대해서 선뜻 동의해 주셔서 수정이 조금 있었다”고 설명했고, “원작 희곡이 고전이다 보니 한 장소에서 여러가지를 다루는데, 요즘에 맞게 무대 배경을 좀 바꿨다”는 말로 본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배우들이 꼽은 뮤지컬 ‘시라노’만의 매력은?
“요즘 답지 않게 낭만적인 작품” “웃길 땐 제대로 웃기는 희비극”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도 각기 소감을 전했다. “워낙 좋아하는 고전 장르라 흔쾌히 하게 됐다”는 최재웅은 “요즘 스마트(디지털) 시대인데 연습실에 올 때마다 시를 읊고 문학적인 대사를 할 수 있어 좋다. 요즘 답지 않게 낭만적인 작품"이라고 ‘시라노’만의 매력을 짚었고, 이규형은 “희비극이라는 점이 ‘시라노’의 장점이다. 웃길 때 제대로 웃기고 뒤에 가서는 진정성 있게 한 인물의 생애를 마무리 짓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며 “많은 분들이 쉽고 친숙하고 재미있게 공연을 보셨으면 해서 그런 방향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넘버들이 한 곡 한 곡 다 기억에 남을 만큼 좋다”는 조형균은 “(극 중) 배경은 옛날이지만, 요즘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과 도 맞닿는 점들이 많은 작품이다. 시라노가 ‘나는 코가 커서 사랑을 못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들도 어떤 한계 때문에 자신을 가두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현대판으로 만들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작품이라서 할수록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어 록산 역 박지연은 “록산은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안다. 사랑 혹은 자기 표현에 대한 갈증을 참거나 외면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나하나는 “처음 록산을 보며 떠오르는 이미지는 밝고 사랑스럽고 진취적인 것이었는데 연습할수록 그 밝음의 결이 복합적인 것 같아 어렵다”고 토로하면서도 “연습을 하면서 시라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세상에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런 사람의 모습을 연습실에서 목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앙 역의 송원근은 "크리스티앙은 잘생기고 패기 넘치는 친구인데, 이 공연을 할 때만큼은 내가 잘생겼다는 생각으로 하려고 한다. 부족한 부분을 의상팀, 분장팀이 잘 챙겨주실 거라 믿는다”고 웃음 지었고, 김용한은 “크리스티앙이 마냥 바보 같고 멍청해 보이는 인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시라노' 이규형의 연습 시연 영상 보기 ◀
(다른 페어의 영상은 플레이디비 유튜브 채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뮤지컬 '시라노’는 8월 10일부터 10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영상: 이우진 기자(wowo0@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뮤지컬 ‘시라노’ 예매☜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