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완벽해졌다, 뮤지컬 ‘벤허’ 리뷰…볼거리, 드라마, 메시지까지 삼박자 모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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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이미 세상에 나온 창작물을 수정, 보완해 다시 무대에 올리는 것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지난달 30일 개막해 프리뷰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던 뮤지컬 ‘벤허’가 본 공연에 돌입하며 본격적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2년 만에 돌아온 ‘벤허’의 첫인상은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라는 점이다. 2017년 초연을 본 사람도, 또 이번에 ‘벤허’를 처음 보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만족감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의기투합하여 만들었다는 사실에서 온다. 이미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의 창작진이 고심해 탄생시킨 ‘벤허’는 루 월러스의 동명 원작 소설과 영화의 방대한 서사를 압축해 무대에 올렸다. 2017년 초연 당시 원작의 추억을 가진 중장년층을 극장으로 이끌어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2018년 1월에 열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11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대상과 앙상블상, 무대예술상을 수상하는 등 3관왕의 영예를 차지하며 평단의 지지도 얻었다.  
 
재연 무대로 돌아온 ‘벤허’는 160여 분 동안 동안 유대의 귀족 유다 벤허의 고난과 역경, 복수와 용서의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화려한 무대와 그 안에 촘촘히 녹아져 있는 드라마와 음악이다. 초연 때 ‘다소 연극적이다’라는 아쉬움을 남겼던 작품은 이번에 돌아오면서 대사를 좀 더 줄이고 송스루 뮤지컬에 가까울 정도로 서정성 짙은 음악으로 무대를 채웠다.
 
특히 이번 시즌 추가된 곡 ‘살아야해’는 메셀라와의 대결을 앞둔 벤허의 곡으로 가족의 비보를 들은 그의 절망과 슬픔, 불타오르는 복수심이 표현돼 작품에 몰입감을 더했다. 극과 극이 넘어갈 때 삽입된 곡들도 이어질 장면들과 어우러져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데 큰 역할을 톡톡히 한다.
 
동명의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기대할 전차 전투 신도 더욱 박진감이 넘친다. 살아있는 있는 듯한 여덟 마리의 말과 회전무대, 영상이 조화를 이뤄 실감 나는 경기 장면을 선사한다. 또한 유대 귀족의 대저택부터 로마의 콜로세움, 노수가 이끄는 군함, 깊은 바닷속, 별이 빛나는 망망대해,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오르는 골고다의 언덕까지. 최신 기술과 영상이 합쳐진 무대는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기자가 공연을 관람한 지난 3일 민우혁, 문종원의 조합은 완벽했다. 초연 당시 메셀라로 분했던 민우혁은 2년 사이 승승장구하며 이번에는 당당히 타이틀롤인 벤허 역으로 캐스팅돼 무대에 섰다. 그는 '민우혁의 재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해진 연기와 가창력으로 주연 배우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메셀라 역의 문종원 또한 특유의 존재감으로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한 실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갓상블이라 불리는 26명의 앙상블 배우들은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역동적인 군무와 안무를 선보이며 커튼콜에서 관객들에게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벤허와 유대 민족이 오프닝 신에 등장해 신을 향해 울부짖으며 찾는 희망과 그들이 겪는 시련과 고난, 긴 고통의 끝에서 기다려온 신에게서 듣는 관용과 용서라는 주제까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현 시국에 깊은 울림을 던진다. 박은태, 한지상, 카이, 박민성 등 다른 배우들의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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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뉴컨텐츠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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