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한의 믿음이 통했다! 재연이 아닌 새로운 작품의 탄생…뮤지컬 ‘시라노’
- 2019.08.23
- 강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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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라노 역 최재웅
2017년 배우 류정한의 프로듀서 도전작으로 화제가 되었던 뮤지컬 ‘시라노’가 2년 만에 새롭게 돌아왔다.
이 작품은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실존 인물 시라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한다. ‘지킬앤하이드’, ‘웃는 남자’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레슬리 브리커스가 대사에 참여해 뮤지컬로 재탄생시켜,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크고 볼품없는 코에 대한 콤플렉스로 사랑하는 여인 앞에 나서지 못하는 시라노와 록산, 그리고 크리스티앙 세 남녀의 유쾌하고 설레는 로맨스를 다뤘다.
▲ 드기슈 역 조현식, 시라노 역 이규형 (왼쪽부터)
지난 22일 ‘시라노’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총 12곡의 넘버와 해당 장면을 선보였다. 주인공 시라노는 위트 있는 어휘력을 지닌 시인이자 극작가이며 뛰어난 검술 실력으로 유명한 가스콘 부대를 이끄는 대장이다. 모든 것에 능통한 남자 시라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터치'를 시작으로 시라노가 록산과 함께 어린 날의 추억을 떠올리는 '록산', 혈기왕성한 가스콘 부대를 만날 수 있는 '가스콘 용병대'가 펼쳐졌다. 이어 세 남녀의 엇갈리는 마음을 담은 일명 테라스 넘버 '만약 내가 말할 수 있다면', '안녕 내 사랑', '마침내 사랑이' 등이 이어졌고, 1막의 엔딩곡으로 세상이 짓밟아도 콧대를 높이 치켜들고 달을 쫓아가겠다는 시라노의 신념을 담은 '나 홀로' 등을 선보였다.
▲ 록산 역 박지연, 시라노 역 이규형 (왼쪽부터)
▲ 록산 역 나하나, 시라노 역 조형균 (위부터)
이날 약 한 시간 동안 펼쳐진 시연에서는 섬세하고 능동적인 캐릭터와 개연성을 부여받은 장면들이 공들인 무대와 함께 펼쳐졌다.
이번 시즌 각색과 연출로 새롭게 합류한 김동연 연출은 “이번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현대 뮤지컬 언어로 원작을 각색하는 부분이었다. 원작을 보면 장면의 전환 없이 시간의 순서대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고전 희곡 전개 방식을 쓴다. 그러나 근래의 뮤지컬 언어는 장소 변화와 장면 변화를 통해서 주인공과 드라마에 긴장감을 주고 전개를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 빠른 속도감에 익숙한 관객들을 위해 장면에 맞는 드라마를 만드는데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이자 프로듀서로 참여한 류정한도 "이번 공연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시라노’가 드라마가 강한 공연이어서 드라마를 완성시키고 싶었다.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개연성을 만들기 위해 음악도 추가하고 부족했던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회전 무대와 영상을 활용했다. 이제 시작이지만 초연보다 좋은 재연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공연을 탄생시켰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프로듀서 류정한
고전인 시라노 이야기는 뮤지컬 '시라노'뿐만 아니라 현대에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류정한은 "고전이라는 것은 단순히 오래됐다는 것만은 아니다. '시라노'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시라노'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외로움을 간직하며 서로 사랑을 갈구한다. 지금도 SNS로 소통하지만 예전에 편지로 전한 진심과 그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 '시라노'는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야기다. 우리는 세상이 변하길 원하지만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시라노는 모든 불의와 잘못된 것들에 대해서 맞서 싸우지만 그 외로움은 감당해 내야될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시라노처럼 어디에 있든 큰 거인과 맞서 싸우게 된다. 당장 상사하고도 싸워야 되고 연출하고도 연습할 때 싸우게 된다. 시라노처럼 앞에 닥친 어려운 일들이 많은데, 그것들을 싸워 이겨내면서 사랑을 쟁취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모든 것들이 다른 방식으로 십 년, 이십 년 뒤에도 계속 펼쳐질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라노 이야기는 단순히 고전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공감할 수 있는 텍스트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 시라노 역 조형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하지 않는 사랑을 전하는 시라노의 용기와 신념이 울림을 주는 뮤지컬 '시라노'는 오는 10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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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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