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로율 100%…웹툰 원작 공연에는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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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이해 공연계도 신작 풍년이다. 이 중에서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공연 세 편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개막을 했거나 곧 개막을 앞두고 있다. 국적도 성격도 다른 두 남녀가 한 집에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연극 ‘우리집에 왜 왔니’와 타임 루프를 소재로한 뮤지컬 ‘원 모어’, 청춘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가 그 주인공이다. 세 편의 공연이 각기 원작과 어떤 싱크로율을 가지고 있는지, 또 공연만의 새로움은 무엇인지 각각의 매력을 알아봤다.

연극 ‘우리집에 왜 왔니’ 9월 6일~12월 31일 대학로 공간 아울
“달달한 로맨스, 광대승천 사랑 이야기”

 
지난 6일 개막한 연극 ‘우리집에 왜 왔니’의 원작 웹툰은 다음 웹툰에서 누적 조회수 1.8억 뷰를 기록한 인기 작품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동명 연극을 제작하는 아크 컴퍼니 김민경 대표는 “이 원작을 연극을 만들기로 결심했던 건, 신선한 소재와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등이 재미와 감동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국적도 성격도 다른 두 남녀…서로를 알아가다!
웹툰 속 주인공 서재희는 똑소리 나는 커리어 우먼으로, 어릴 적 돌아가신 어머니와 바쁜 아버지로 인해 혼자라는 것을 일찍 경험한, 학창시절부터 대기업에 입사한 지금까지 절대 남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 앞에 중국에서 온 유학생 류연이 나타난다.
 
최소현 연출은 “웹툰이 연극으로 오면서 원작의 모든 인물과 에피소드를 다 담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최대한 원작과 비슷하게 하고자 노력했다. 바쁜 회사 일에 지쳐 있지만 모든 것을 혼자 해내려고 노력하는 재희와 그런 재희를 위해 묵묵히 챙겨주는 류연의 모습에 초점을 두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하는 것의 대한 중요성, 그리고 그런 존재에 대한 소중함 등 원작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바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연극은 국적도 성격도 다른 두 남녀가 한 집에서 살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작품의 포인트다. 일과 자기 관리에 빈틈을 허락치 않는 서재희와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솔직하고 꾸밈없는 류연의 모습, 혼자는 익숙해도 감정표현은 서툰 서재희와 집안일은 익숙해도 한국말은 서툰 류연의 모습 등이 대비를 이룬다.
 
기대해도 좋은 캐스팅 싱크로율
이 연극에는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됐다. 아이돌 그룹 구구단 출신 나영, 크로스진 용석, KBS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에 나왔던 박대원이 그 주인공이다. 김민경 대표는 “달달한 로맨스 웹툰이 원작인 만큼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캐스팅 과정에 많은 시간을 들였는데, 단순히 외면의 싱크로율만은 아니었다. 성격과 표현은 다르지만 원작의 인물들이 따뜻한 내면을 가졌고, 이 따뜻함이 관객들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내면의 싱크로율까지 높일 수 있는 캐스팅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원 모어’ 9월 7일~10월 27일 동양예술극장 2관
“하루에 갇힌 주인공이 하루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지난 주말 관객들과 처음 만난 뮤지컬 ‘원 모어’는 김인호, 남지은 콤비의 웹툰 ‘헤어진 다음날’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은 주인공이 전날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그 다음 날이 계속 무한 반복되는 걸 주인공 혼자 알고 이 반복 현상의 이유를 알아내고 해결하려고 하는 내용이다.  
 
원작과 다른 설정…뮤지컬만의 캐릭터 등장
뮤지컬 ‘원 모어’는 원작의 대사, 캐릭터 설정, 분위기 등을 작품에 녹여내려고 했다. 원작이 긴 호흡을 가지고 감정을 켜켜이 쌓아 감동을 주었다면, 뮤지컬은 보다 짧은 시간에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여러 설정에 변화를 주었다고.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원작에서는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못한 관계였던 주인공 유탄과 다인을 오랜 기간 함께해온 연인 사이로 변화시켜 유탄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했다. 또 아버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새로운 인물인 타로술사를 무대에 등장시켜 반복되는 하루 속 유탄의 여정을 보다 드라마틱하고 음악적으로 그리려고 했다
 
반복되는 하루, 타임루프를 음악과 안무로 풀었다!
‘원 모어’가 뮤지컬로 재창작되면서 특히 원작에서 중요한 소재로 쓰이는 타임 루프를 뮤지컬 무대로 옮긴 점을 주목할 만하다. 타임 루프는 주인공 혹은 출연하는 인물들이 반복되는 특정 시간대에 갇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뮤지컬로 재창작되면서 '반복되는 하루'가 뮤지컬에 극적으로 전달될 수 있게 음악과 안무에 신경을 썼다.
 
이 작품의 작곡과 연출을 담당한 김혜성은 “'노래를 말로, 말을 노래처럼'이 음악 작업의 중요한 모토로,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음악으로 구성하고자 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일이든 처음에는 소중했던 것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에 비해 열정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뮤지컬 ‘원 모어’는 지금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원작과는 또 다른 개성만점 배우들
‘원 모어’가 창작뮤지컬로 초연되는 만큼 배우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극중 유탄은 어려운 생계를 이어가나,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온 20대로 나온다. 배우 유제윤, 황민수, 김진욱이 참여해 공감가는 유탄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인은 유탄의 오래된 여자친구이자, 긴 연애의 권태를 알고 있음에도 단단한 의지력과 강인함을 갖고 삶을 이어가려는 캐릭터다. 연극, 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오랜 연기 경험을 가진 배우 문진아뿐만 아니라, 아이돌 출신의 AOA 서유나, 스텔라 이효은 등은 꿈을 위해 실제로 오랫동안 노력해왔던 배우들이라 정서적으로도 풍부한 감정을 가져 다인 역에 안성만춤이다. 또한 멀티(남) 원종환, 라준과 멀티(여)역의 김아영, 김은주는 극에서 감초 같은 톡톡한 역할로 극의 활력을 담당할 예정이다.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10월 5일~11월 10일 아트원씨어터 3관
“가장 아름답고 찬란해야 할 것 같지만 그리 찬란하지만은 않은 청춘들의 이야기”

 
10월 개막을 앞두고 한참 연습 중인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는 공연제작사 콘티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누고자 작품을 기획 중 까마중 작가의 원작 웹툰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를 알게 되어 제작한 작품이다. 원작 웹툰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힘든 삶을 살아가는 2~30대 젊은 청춘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로 첫 연재부터 마지막 회까지 평균 9.97의 평점을 기록하며 폭넓은 연령층에 공감을 받은 작품이다.
 

웹툰 1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연극
한평생 찬란하게 살라고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가진 주인공 찬란은 평범한 외모와 욕심을 가졌다. 가난해서 일주일 내내 하루도 제대로 쉴 수 없이 바쁜 스케줄을 보내며 대학 4년을 버티고 있는 중이다. 일찍 수업이 끝난 어느 날, 잘못 들어선 타 학과 건물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도래와 얽혀 얼떨결에 폐부위기에 놓인 연극부에 가입하게 되고, 연극부원인 유, 시온, 진과 함께 연극부의 마지막 연극을 준비하게 된다.

웹툰을 무대로 옮겨오는 데 있어 완전히 다른 대본 3권이 나왔을 정도로 웹툰을 원작으로 옮기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고 전한 제작사 콘티는 “웹툰의 독백 형태의 대사, 속마음 표현, 현재와 과거의 전환 등 그림과 텍스트만으로 충분히 표현 가능한 것이 웹툰의 장점이다. 이것을 무대로 옮겨와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해 연출, 배우, 스텝들이 심도 있게 대화하고 있다. 웹툰 1부에 해당하는 부분을 연극으로 만들었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사회의 출발선에 서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 고민을 어떻게 보듬어 내어야 상처받지 않을지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작품 선정 과정에서부터 배우 캐스팅 계획 세워…
제작사 콘티(Con.T)의 관계자는 "작품 선정 과정에서부터 지금 배우들의 캐스팅 계획을 세웠고, 원작 계약이 성사된 이후 2018년 여름부터 지금의 배우들을 만나 원작을 소개하며 합류를 논의해왔으며, 이후 매월 배우, 창작진이 모여 작품에 대한 논의를 거쳐 개발 단계를 함께 해왔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캐스팅된 배우 박란주, 유제윤, 김이삭, 김현진, 홍희원, 이설희 등이 공연에 참여한다.
 
극중 찬란은 차갑고 적대적이고, 이유없는 배려에 인색한 친구다. 도래는 별명이 또래이로 무릎 나온 허름한 트레이닝 복에 까치집을 지은 머리, 한 겨울에도 삼선 슬리퍼를 추구하는 캐릭터다. 유는 남들이 모르는 아픔이 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나는 괜찮아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사는 아이다. 이 작품은 연극부원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메인 무대 공간은 웹툰과 비슷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제작사 콘티 관계자는 "이 작품으로 청춘들이 현재를 살아가면서 겪는 아픔과 외로움을 잘 다독여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대학로발전소, 아크컴퍼니, 스토리피, 콘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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