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만나는 거장들의 세계
- 2016.09.06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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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고 했다. 하늘이 높고 푸른 계절, 가을은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이런저런 생각과 느낌을 돌아보기에 알맞은 시간이다. 그렇다면 그 사색의 재료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올 가을, 무대와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숱한 명작을 남긴 예술계 거장들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고 나면 삶에 대해, 예술에 대해 생각할 거리도 풍성해질 것이다.
격동의 시대에 펼쳐진 동심의 세계 - 연극 <길 떠나는 가족>
1991년 초연, 올해로 무려 25주년을 맞이한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은 순수와 광기를 오가며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화가 이중섭의 삶을 그린다. 일제시대에 유년기를 보내고 한국전쟁을 겪었으며 생의 마지막은 정신병원에서 지냈던 이중섭. 가난과 고통, 격동의 시간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의 내면 풍경은 어땠을까.
<길 떠나는 가족>은 파란만장했던 이중섭의 삶을 굽이굽이 풀어내는 동시에 소, 어린아이, 물고기, 새 등 이중섭이 자주 그렸던 소재들을 통해 그의 내면 세계를 한 편의 동화처럼 그려낸다. ‘길 떠나는 가족’ ‘애들과 물고기와 게’ 등 이중섭의 대표작이 한지와 나무로 만들어진 오브제로 펼쳐지는 장면이 특히 압권이다.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동심으로 가득한 예술세계를 지켜냈던 그의 치열함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그 환상과 동심의 세계에 보는 이의 마음도 함께 물든다. 묵은 마음의 때를 씻어내고 싶다면, 무뎌진 예술적 감성을 되찾고 싶다면 <길 떠나는 가족>에서 시작해보자. 공연은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 전시 <이중섭, 백년의 신화>
6월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전 <이중섭, 백년의 신화>는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 여는 이중섭 개인전으로, ‘황소 ‘길 떠나는 가족’ ‘통영 풍경’ 등 이중섭의 대표작을 비롯해 드로잉, 은박지나 편지에 그린 그림 등 그가 남긴 총 200여점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길 떠나는 가족>과 함께 이 가을, 놓치지 말고 이중섭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자.
+ 전시 <이중섭, 백년의 신화>
6월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전 <이중섭, 백년의 신화>는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 여는 이중섭 개인전으로, ‘황소 ‘길 떠나는 가족’ ‘통영 풍경’ 등 이중섭의 대표작을 비롯해 드로잉, 은박지나 편지에 그린 그림 등 그가 남긴 총 200여점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길 떠나는 가족>과 함께 이 가을, 놓치지 말고 이중섭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자.
인생의 황혼에도 사그라지지 않는 열정 - 연극 <마스터 클래스>
연극 <마스터 클래스>의 주인공은 ‘세기의 목소리’ ‘불멸의 디바’라 불리는 천재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다. 그녀는 은퇴 후 1972년부터 약 1년간 뉴욕 줄리어드 음대에서 기성 성악가들에게 노래를 가르쳤는데, 연극은 이 수업시간을 무대로 옮겼다.
연극 <마스터 클래스>의 주인공은 ‘세기의 목소리’ ‘불멸의 디바’라 불리는 천재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다. 그녀는 은퇴 후 1972년부터 약 1년간 뉴욕 줄리어드 음대에서 기성 성악가들에게 노래를 가르쳤는데, 연극은 이 수업시간을 무대로 옮겼다.
“왜 편지를 들고 있는 척만 하죠? 난 진실을 원해요.” 성악가들에게 100% 이상의 치밀한 집중력으로 무대에 올라 진심으로 노래하고 연기할 것을 요구하는 마리아 칼라스의 모습은 평생을 음악에 바쳤던 그녀의 뜨거운 열정을 고스란히 전한다. 그렇게 뜨겁게 사랑했던 무대와 남자에게 버려져 이제는 쓸쓸히 무대 뒤에 선,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읊조리는 그녀에게서 관객은 인생의 황혼에도 사그라지지 않는 뜨거운 열정을 보게 된다. 40년 연기 인생을 살아온 배우 윤석화의 무게가 그 감동을 두텁게 하는 것은 물론이다. <마스터 클래스>는 9월 27일부터 10월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지며, 이번 공연은 윤석화가 연기하는 마리아 칼라스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기회다.
세기의 화가, 그들의 삶과 사랑 - <거장 vs 거장 -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
각각의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중량감을 지닌 천재 화가들의 작품이 한 공간에 모였다. 이달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거장 vs 거장 -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이다. 러시아 변방의 가난한 유대인 마을에서 태어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을 목도했으면서도 밝고 아름다운 색채로 세상을 담아낸 샤갈, 기존의 틀을 벗어나 끊임없이 새로운 예술에 도전하려 했던 달리, 부조리한 세상의 풍경을 창백하고 날카로운 선으로 가감없이 담아냈던 베르나르 뷔페. 각기 다른 곳에서 세상을 바라봤던 이들의 작품세계로 잠시 들어가보자.
세기의 화가, 그들의 삶과 사랑 - <거장 vs 거장 -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
각각의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중량감을 지닌 천재 화가들의 작품이 한 공간에 모였다. 이달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거장 vs 거장 -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이다. 러시아 변방의 가난한 유대인 마을에서 태어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을 목도했으면서도 밝고 아름다운 색채로 세상을 담아낸 샤갈, 기존의 틀을 벗어나 끊임없이 새로운 예술에 도전하려 했던 달리, 부조리한 세상의 풍경을 창백하고 날카로운 선으로 가감없이 담아냈던 베르나르 뷔페. 각기 다른 곳에서 세상을 바라봤던 이들의 작품세계로 잠시 들어가보자.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 샤갈, 달리, 뷔페의 그림과 조각)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세 화가들이 각기 사랑했던 여인들을 작품 속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샤갈이 30년간 열렬히 사랑했던 아내 벨라, 달리가 “피카소보다, 심지어 돈보다” 사랑한다고 말했던 열 살 연상의 아내 갈라, 뷔페 평생의 예술적 동지이자 모델이었던 애나벨. 화가에게 영감을 주고 때로 그들의 광기까지도 넉넉히 끌어안았던 그녀들의 모습도 캔버스 속에 담겨 있다.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사랑과 애증, 고통과 예술과 함께 지속됐던 남녀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진정한 만남에 대해서도 깊이 느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 샤갈과 벨라, 달리와 갈라, 뷔페와 애나벨)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DB, 연희단거리패,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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