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충무로 감독&배우 대학로서 뭉치다

  • like4
  • like4
  • share
충무로의 잘나가는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대학로에 왜 모였을까? 바로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했던 연극 <클로저> 때문이다. 영화 <연애의 온도>로 현실적인 연애를 그린 영화감독 노덕이 처음으로 연극 연출을 맡고, 충무로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는 박소담과 여러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다작요정' 배성우가 함께 뭉쳤다.

지난 9일 대학로 예그린아트홀에서 진행된 연극 <클로저>의 프레스콜 현장은 이들의 인기를 반영하듯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였다.
 
연극 <클로저>는 아슬아슬한 네 남녀의 관계와 사랑으로 인한 집착과 탐욕 등을 현실감 있게 그린 작품으로 1997년 5월 런던 초연 이후,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50여 개 국에서 번역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줄리아 로버츠와 주드로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을 시작으로 꾸준히 공연돼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2010년 문근영, 2013년 이윤지, 진세연 등 주로 TV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던 스타 배우들이 연극 <클로저>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영화 <연애의 온도>, <특종:량첸살인기> 등을 연출한 노덕 감독은 과감하게 첫 연극 연출작으로 <클로저>를 택했다.

“<연애의 온도>를 찍고 난 다음에 멜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고, 다시 한 번 도전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좋은 기회가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클로저> 연출 제의가 들어왔어요. 좋아하던 작품인지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맡게 됐습니다.” (노덕)
 
특히 <클로저>는 현실적인 연애의 모습을 그린 <연애의 온도>와 마찬가지로 연애를 하며 생기는 다양한 감정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작품. 감독은 ‘사랑’을 그리는 데 있어 현실적으로 표현한 부분들이 작품을 더 끌리게 만들었다며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밝히기도 했다.

“<클로저>도 그렇고 <연애의 온도>도 그렇고, 사랑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결국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거였어요. 물론 사랑이라는 게 행복한 지점도 있고, 위로가 되는 지점도 있지만, 결국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고, 외로운 삶을 사는 중에 사랑이라는 게 위로가 될 뿐인 거거든요.” (노덕)
 
한편,  최근 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뷰티풀 마인드> 등 브라운관에서 바쁘게 활동했던 박소담은 지난 1월 <렛미인>에 이어 또 다시 연극무대를 찾았다. 관객들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소극장에서 무대의 짜릿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였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는 계속 연기를 하면서 컷 단위로 끊어가는 부분 있었고, 제 연기를 바로 모니터하지 못하고 몇 개월 지난 후에 보게 되잖아요. 근데 연극을 하면 무대 위에서 두 시간 동안 배우들이 치열하게 링 위에 올려진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번 작품에서도 치열한 싸움이 너무나 짜릿했고, 행복했어요. 더 가까운 공간에서 관객 만나면서 솔직한 마음을 관객들과 제 목소리로 소통하고 싶었어요. 또 무대 앞에 서니깐 배우로 가져야하는 발성, 발음도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박소담)
 
박소담이 맡은 극 중 역할은 스트립 댄서로 수위 높은 대사와 퍼포먼스를 소화해야 한다. 소녀의 마스크를 지닌 박소담에게는 의외의 선택이다. 하지만, 박소담은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작품을 택했다. 기존의 이미지를 버리고, 성숙한 역할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배우로서의 욕심이었다.

“영화에서 계속 10대, 20대 초반의 역을 맡으면서 언젠가는 나도 성숙한 멜로를 도전해봐야지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엘리스라는 역할이 가진 힘이 저는 대단하다고 느꼈거든요. 굉장히 날카로운 작품이고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대본에 잘 나와있기도 하고요. 스트립 댄서로 살아가는 그녀의 삶을 100퍼센트 이해는 어렵지만, 잘 이해하고 입 밖으로 대사를 내뱉고 싶었어요. 앨리스의 담배 피는 모습, 말투, 손짓 하나하나 신경을 쓴 것 같아요.” (박소담)
 
그런 모습이 기특해 보였는지 배성우는 연극 선배이자, 영화 선배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을 하고 있는 박소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통해 매력있는 배우라고 느꼈어요. 그런데 직접 같이 해 보니깐 나이에 비해 자기 중심도 잘 잡혀있는 친구더라고요. 저 나이 때 저는 저렇게 했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배성우)
 
배성우는 최근 각종 영화 등으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연극 <클로저>에 3년 만에 또다시 합류했다. 2007년부터 9년 째 꾸준히 <클로저>를 놓지 않는 그가 생각하는 작품의 매력은 다름아닌 대본의 힘에 있었다.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대본 자체가 캐릭터마다 상황을 섬세하게 쪼개서 써 놨더라고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왜 이랬을까 짚어가면서 분석하는 재미가 있어요. 공연도 평소 리딩 할 때처럼 하면 되거든요. 애드립도 거의 없고요. 언제 쉬고, 언제 말을 빨리할 지 대본에 다 써있어서 분석해 표현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런 게 이 작품의 매력이에요.” (배성우)
 
배성우는 또한 <특종:량첸살인기>에서 함께 작품을 한 노덕 연출을 도와 번역작업에도 나서기도했다. 특히, 노덕 감독의 시니컬한 정서가 이번 작품에서 잘 반영됐다며 칭찬을 덧붙었다.

“노덕 감독이 연극이 처음이라 그런지 초반에는 좀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런데 같이 번역도 하고 동선 만들어가면서 보니 노덕 감독만의 시니컬한 정서와 유머 감각이 살아나서 좋은 작품으로 올라올 수 있었죠.” (배성우)
 
충무로의 주목받는 배우들과 함께, 연극무대에서 탄탄한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들도 이번 공연의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래리' 역에는 최근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명품조연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준원과 역대 최연소 레리로 선정된 서현우가 배성우와 함께 캐스팅 됐고, '댄' 역에는 드라마 <시그널>의 안하무인 재벌 2세로 나온 이동하와 배우 박은석, 김선호 등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또한  '안나' 역에는 연극배우 김소진과 송유현이 더블캐스팅 됐고, '앨리스' 역에는 박소담과 함께 이지혜가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슬아슬한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연극 <클로저>는 오는 9월 6일부터 11월 13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 (www.studiochoon.com)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인물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