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는 그들, <클로저> 박소담·배성우·김소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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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연극 ‘클로저’. 그리고 그 연극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배성우, 김소진, 박소담. 각각 다른 연령대를 가진 그들이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은 왜 연극 <클로저>와 사랑에 빠졌을까. 한창 배역에 몰입 중인 세 명의 배우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연극 ‘클로저’에 대한 사랑
 
배성우 : <클로저>는 멜로의 모습을 취하고 있긴 하지만 인간의 삶을 담은 연극이라고 생각해요. 시니컬한 위트도 많이 들어가 있고요. 직설적이고 거친 대사들 안에 작가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예리하게 스며들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그리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소담 : 저는 <클로저>가 인간들의 삶을 디테일하게 적어놓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어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집중하며 잘 따라오기도 힘든 연극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희 모두가 날카롭게 작품 분석을 했던 것 같아요. 네 명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처절함과 솔직함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볼 때마다 감동이 달랐던 것 같아요.

김소진 : 인간은 사실 완전하지 않잖아요. 네 명의 인물들 역시 완벽하지 않은 것 같아요. 불안정한 게 매력인 것 같아요. 그런 서툰 감정들,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모르는 복잡한 감정들이 관객들과 누구나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클로저>가 더 다른 작품보다 관객들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 ‘래리’, ‘댄’, ‘앨리스’, ‘안나’ 네 캐릭터에 대한 사랑
 
박소담 : 제가 연기하는 앨리스는 댄과도 10살 이상 차이, 래리랑은 그 이상 차이가 나요. 대체 얘는 왜 이렇게 나이 많은 남자들한테 끌릴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앨리스는 처음에 누군가 옆에 있는 남자를 뺏었고, 그리고 그 남자는 다른 여자와 1년 동안 사랑에 빠지더니 그녀에게 떠나 갈 거라 하고. 앨리스는 분명 어떤 아픔과 결핍이 있던 것 같아요. 항상 두 남자가 연기하는 10장을 무대 뒤에서 언니랑 보면서 우린 저들을 왜 사랑할까 항상 얘기해요. 제가 실제 제가 앨리스라면 누구 한 사람을 고르지는 못할 것 같고요. 그냥 그래서 결국엔 혼자인 것 같아요. 그게 씁쓸하면서도 연기할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김소진 : 제 상대역인 래리는 그냥 짠 해요. 그래서 마음이 약해져요. 반면에 댄은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은 사람이에요. 감성 이런 부분들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와 닿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그렇지만 그 사람은 누군가와 통하면 그 사람에게 바로 떠날 걸 알기 때문에 그게 참 외로울 거라는 걸 생각하니깐 선택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안나라면 개인적으로는 래리를 선택하지 않을까요? 그게 행복할지는 모르겠지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아니에요. 댄 할래요! 그래도 모험을 한 번 해보고 싶네요.

배성우 : 지금 둘 다 차악을 고르는 거 아니에요? 최선을 고르기는 쉽지 않을 거에요. 저 같은 경우에 예전에 안나였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앨리스가 더 끌리는 것 같아요.
 
# 팀워크로 다져진 동료애
 
배성우 : 소담이는 일단 예뻐서 좋고요. 예쁘다는 말이 광범위한 표현이긴 하지만, 매력이 있는 배우에요. 그 전에 소담이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도 중심이 참 잘 잡혀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대본을 만날 때 당황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요. 보통 어떻게 대사를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하는데, 소담이는 어떻게 내 껄로 받아들여서 잘 느낄까, 잘 받아먹을까 생각을 하더라구요. 단단하게 서 있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요. 저는 이 나이 때 군대에 있었는데 참 부럽더라구요. 극 중 안에서 충분히 남녀로서 끌리는 매력을 받아들이게 됐어요.

박소담 : 저도 (배성우) 선배님을 영화관에서 더 많이 뵀었어요. 직접 눈을 마주치며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는데, 선배님의 표정을 보면서 많이 느낀 부분이 있고요. 네 인물 자체가 재밌으면서도 어렵거든요. 앨리스가 무슨 얘기를 하고자 하는건지 고민이 많았는데, 래리로서 저에게 많이 도움을 주시더라고요. 연기 할 때 상대 배우가 주는 만큼 저도 반응하는게 있거든요. 그래서 캐릭터를  찾을 때도, 극 전체를 이해할 때도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김소진 : 저희 작품 자체가 사랑에 빠져서 행복한 그런 장면들이 없거든요. 이미 그 과정은 지나고, 그 이후 연장선에서 질투, 분노 등 사랑으로부터 오게 된 복잡한 감정들을 보여줘요. 그러다 보니 배우들이 뻔뻔하고 안정적으로 있어줘야 그만큼 주고받을 수 있는데, 성우 선배를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극 중에서 래리와 안나가 다른 커플보다 어른이잖아요. 그래서 어느정도 극의 무게를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부분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 ‘클로저’를 통해 본 나의 사랑
 
배성우 : 물론 클로저 정도는 아니지만 사랑을 하다 보면 이런 일들을 겪게되는 것 같아요.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연애를 하다 보면 욕심, 질투 같은 정서들이 있잖아요. 평소 서로에 대해 끌리는 것들을 절제할 때 어쩔 수 없이 드러내는 순간들이요. 사랑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는 참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박소담 : 지금 사랑하고 계신가요?) 지구와 사랑하고 있습니다.

박소담 : 단순히 사랑이 아름답기만 하진 않잖아요. 결국 사랑이 끝나는 모습들도 있는데, 저는 극 속에서 그런 장면들을 연기하면서 조금은 어렵고 불편한 부분들이 있었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다들 살아가면서 그런 순간들이 하루쯤은 있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고요. 정말 진실되게 사람을 원하고 처절하게 잡고 싶을 때 나오는 인간의 욕심, 질투, 그런 감정들이 되게 작품 속에서 솔직하게 표현돼서 좋은 것 같고 공감이 됐어요. 사실 저희도 솔직하게 살아가고 싶지만, 어떨 때는 가면을 쓰고 살아갈 때도 있잖아요. 그게 사랑하는 사람 앞일지라도요. 그런 부분들이 작품을 하면서 어렵고도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김소진 : 저는요. 제가 젤 못하는 게 사랑인 것 같아요. 그래서 참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요. 안나를 연기하면서 제가 원하는 사랑을 생각해 봤었는데요. 현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변하지 않는 사랑, 내 모습을 그대로 봐줄 수 있는 사랑을 꿈꾸고 있는 것 같아요. 변치 않는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제가 아직 철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악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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