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악동뮤지션과 작업해보고 싶어요." 천재 첼리스트 오우양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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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가수 겸 배우 수지를 꼽는다면, 대만에는 오우양나나가 있다. 한없이 여려 보이는 이 소녀는 이제 겨우 16살(2000년생)이지만 미국 최고의 명문음악학교 커티스 음악원에 13살 때 합격한 천재 첼리스트로 유명하다.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 덕분에 영화배우로도 활동하는 그녀가 올해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16의 페스티벌 레이디로 낙점됐다. 대만의 라이징 스타가 한국 음악페스티벌의 홍보대사가 된 이유는 뭘까. 페스티벌 일정에 맞춰 공식 내한을 앞두고 있는 오우양나나와 메일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6과 첫 공식 내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6(이하 GMF 2016)의 페스티벌 레이디가 되셨네요. 축하드려요.
첼로와 함께 GMF 2016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서 너무 기뻐요. 전 케이팝이랑 한국 드라마도 좋아하거든요. 또 학교나 일을 통해서 많은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와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 제가 서울에서 공연을 하게 되다니. 정말 기뻐요. 페스티벌을 통해서 한국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교감한다는 건 서울이라는 도시를 단순히 여행하는 것 이상의 의미잖아요. 기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한국 음식을 즐길 수도 있고요, 하하!

GMF 2016의 페스티벌 레이디로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요?
전반적으로 홍보활동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홍보 영상도 찍고 포스터에도 제 사진이 들어가요. 이번에 한국을 위해서 특별한 무대도 준비했고요, 공연이 끝나면 사인회도 할 예정이에요. 예전에 학교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데요. 야외에서 사람들이 여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그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첼리스트, 배우, 가수까지 다양한 재능을 갖고 있잖아요. 한국에서는 외모, 성격, 재능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인물을 ‘엄친딸’, ‘엄친아’로 불러요.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대만의 엄친딸’로 유명해졌는데 알고 있었나요?
그렇게 불러주신다니 감사해요. 제가 중국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한국 팬 분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이번 내한을 통해서 한국 관객들을 많이 만나면, 저에 대해 한국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조금은 알게 되지 않을까요?
 
공식 내한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종종 한국에 다녀갔다고 들었어요. 지금까지의 한국 방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올해 생일 파티를 한국에서 한 게 기억에 남아요. 6월에 한국에 잠깐 왔었어요. 그 때 유니버설 뮤직 한국 오피스에 방문했는데요. 한국 직원 분들이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줬어요. 케이크랑 선물도 주셨고요. 한국에서 생일 파티를 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었는데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셔서 감동이었죠.  
 
삼겹살을 상추쌈에 싸서 맛있게 먹는 영상을 SNS에서 봤어요. 음식점에서 (소주이름이 적힌) 앞치마를 두르고 쌈을 먹는 모습이 뭔가 한국 문화를 야무지게 즐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혹시 한국에 대해 잘 알려주는 친구가 있나요?
커티스 음악학교에서 한국 친구들도 사귀었었고 여러 곳으로 촬영을 다니면서 한국 스태프나 한국에 다녀오신 분들을 많이 만나왔어요. 그래서 그분들에게 한국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죠. 이번에 한국에 가면 더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어요. 예쁜 장소도 가보고 싶고요.
 
#첼리스트? 배우? 오우양나나에겐 그냥 ‘예술’일 뿐

오우양나나 하면 연관검색어로 “천재 첼리스트”가 따라붙어요. 보통 천재라고 하면 시작단계부터 남다르기 마련인데, 오우양나나는 처음부터 첼로연주를 특출나게 잘한 건 아니었다고 들었어요. 재능도 있지만 많은 노력이 뒤따랐을 것 같은데요.
여섯 살 때부터 첼로 연주가 재밌고 좋아서 많은 시간을 첼로와 붙어 지내긴 했어요. 하지만 천재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나이가 어린 편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아닐까요. 사실 첼리스트로써 저는 아직 아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학생이기도 하고 더 많이 연습해야 해요. 그래서 ‘최연소 연주가’나 ‘천재 첼리스트’같은 타이틀은 조금 부담스러워요.
 
그래도 첼로는 이미 제 삶의 일부에요. 앨범도 해마다 발매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스케줄이 항상 가득 차 있긴 하지만 첼로 연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요. 촬영하다 쉴 때나 개인 시간이 있을 때마다 틈틈이 연습하고 있어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체력적으로 지치면 싫어질 때가 있잖아요. 10년 넘게 매일 이어오는 첼로 연습에 연주회와 연기활동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때론 질리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정말 좋아했어요. 무대 위에서의 연주가 즐거워서 첼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거고요. 그래서 새로운 음악을 연습하고 연주할 때면 저의 목표를 이룬 것 같아서 즐겁고 성취감도 느껴져서 좋아요. 이런 감정들 덕분에 계속 첼로를 연주할 수 있고 힘들었던 순간도 좋게 기억되는 것 같아요. 데뷔 앨범인 <15>를 녹음 할 때도 엄청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앨범이 나오니 감사하고 기쁘고 꿈만 같았어요.
 
데뷔 앨범 <15>에 포함된 뮤직비디오 ‘원데이(One Day)’에서 첼로 연주와 연기를 병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첫사랑의 떨림, 두려움, 그러면서도 설레는 감정들을 연주와 감정 연기로 동시에 전달하더라고요. 오우양나나에게 연기와 음악은 ‘감정을 그려내는 일’이란 점에서 비슷한 활동 아닌가요?  
첼리스트는 작곡가가 창작한 음악을 연주하고, 배우는 작가와 감독이 창작한 역할을 연기하죠. 그래서 공통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의 활동과 첼리스트로의 활동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믿고 있고요. 저의 첫 영화 <베이징 러브 스토리>에서 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장면을 준비하기 전에 저는 한번도 들은 적도 없고 영화도 본 적 없는 <쉰들러 리스트>의 OST를 들었죠. 헤드폰을 통해 음악을 듣는 순간, 15초 만에 제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어요. 음악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의 힘이었던 것 같아요.
 

▲오우양나나 데뷔앨범 <15>에 담긴 뮤직비디오 '원데이(One Day)'. 그녀의 연기와 연주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비교적 눈물연기를 어려워하는 편이라고 들었어요. 혹시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날만큼 큰 슬픔을 인생에서 아직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 섣부른 추측을 해봤는데 그건 아닌 것 같더군요.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해서 가족들과 떨어져 살았던 시간은 어린 소녀에게 충분히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요.
13살 때 처음으로 미국에 공부하러 갔던 경험이 제 삶에 큰 영향을 준 건 사실이에요. 처음으로 낯선 환경 속에 떨어져서 다른 언어를 써야 했고 다른 문화권에 적응해야 했거든요. 갑자기 중학생에서 대학생이 되니 주의해야 할 일이 많아진 상황에서 혼자 독립해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저도 많이 발전하게 됐고 성격도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첼리스트 다비트 게링가스를 존경하고, 히사이시 조와 협업하고 싶어한다고 들었어요. 한국에서도 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빅뱅, 악동뮤지션, 딘, 헨리 등 한국 아티스트들 많이 좋아해요. 기회가 된다면 같이 작업 해보고 싶어요.
 
집안이 엄격한 편이어서 18살 이후에 연애가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사랑을 하게 되면 지금의 풋풋한 소녀의 감성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연주하고 연기하지 않을까요?
인생 경험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기가 수월해질 것 같아요. 아마 그 때는 또 다른 느낌으로 연주를 할 것 같네요. 일단 지금은 연기와 첼로를 둘 다 잘 하는 것이 목표에요. 나중에 ‘연기를 제일 잘하는 첼리스트, 첼로 연주를 제일 잘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유니버설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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