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관능·파격의 무대가 온다 <라 트라비아타>

  • like2
  • like2
  • share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들의 내면을 건드리는 것이다.”
 
1992년, 넓이 22미터에 높이 12미터의 대형 거울을 활용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무대로 관객들에게 충격을 던졌던 세계적인 거장 연출 헤닝 브록하우스의 말이다. 오는 11월 열리는 <라 트라비아타>의 한국 공연을 앞두고 내한한 헤닝 브록하우스는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라 트라비아타>는 이탈리아 마체라타 스페리스테리오 야외극장이 헤닝 브록하우스에게 의뢰해 1992년 초연한 공연으로, 강렬하고 참신한 무대로 큰 화제를 일으키며 이후 로마, 일본, 미국, 스페인 등에서 꾸준히 공연됐다. 이번 서울 공연에서는 초연 당시의 무대와 의상, 소품 등이 그대로 활용된다.
 
벨 에포크’ 시대 재현한 화려하고 관능적인 무대  
베르디가 뒤마 피스의 소설 <동백꽃 여인>을 읽고 작곡한 <라 트라비아타>는 19세기 말 화류계 여성인 비올레타와 그를 사랑하는 남자 알베르토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목 ‘라 트라비아타’는 길 위에 버려진,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린 여성을 뜻한다. 부와 관능이 넘쳤던 파리의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를 재현한 <라 트라비아타>의 무대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의상, 과감한 노출, 화려한 색채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당시 화류계 여성들의 삶을 그대로 가져온 의상과 무대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대변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1막에서는 헤닝 브록하우스가 직접 수집한 에로틱한 그림들이 비올레타의 화류계 생활을 보여주고, 2막에서는 하얀 들꽃의 이미지가 알프레도와의 소박한 삶을 꿈꾸는 비올레타의 마음을 나타낸다.
 
1500kg의 대형 거울 활용 “관객 내면 건드릴 것”
"1992년 초연 당시 극장에 들어선 관객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관객들이 처음 공연장에 들어왔을 때는 무대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공연이 시작되고 대형 거울이 세워지면서 <라 트라비아타>가 시작된다.”
 
<라 트라비아타>가 세계적인 화제작이 된 또 다른 이유는 넓이 22미터에 높이 12미터, 무게 1500kg에 달하는 대형거울을 활용한 무대 때문이다. 이 거울은 맨 처음 바닥에 엎어진 채로 공연이 시작되고, 음악이 흐르면서 천천히 들여 올려진다. 이후 거울은 무대 위에 펼쳐지는 배우들의 모습을 반사하며 마치 커튼 뒤에서 뭔가를 훔쳐보는 듯한 비밀스러운 경험을 선사한다. 3막이 끝나갈 즈음에는 90도 각도로 완전히 세워지며 관객들의 모습까지 비추게 된다.
 
이렇듯 평소 볼 수 없던 무대 뒤편의 모습에 이어 거울 속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관객들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 헤닝 브록하우스의 설명이다. “관객들은 거울을 통해 평소 보지 말아야 될 부분을 보게 된다. 베르히트 서사극의 연출 의도(낯설게 하기)를 따왔다. 관객들이 거울과 현실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극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의 내면을 건드리는 것이다.”라고.  
 
“오페라를 지배하는 것은 음악이다. 만약 베르디가 살아있다면 어떤 식으로 연출할지 상상하면서 작업했다”는 헤닝 브록하우스는 “베르디 악보의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연출적으로 표현했고, 그게 지금까지 이 공연이 지속되고 있는 힘인 것 같다. 1992년부터 지금까지 산뜻함과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 관객에게 화려하고 특별한 음악과 무대를 통해 꿈을 채워드리겠다”는 말로 기대를 높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계적 소프라노 글래디스 로시, 알리다 베리트가 비올레타로, 테너 루치아노 간치가 알베르토로 분하며, 바리톤 카를로 구엘피, 메조소프라노 마리아 라트코바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세바스티 데 필리피가 서울시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다. 8년 전 이 공연으로 데뷔한 글래디스 로시는 “헤닝 브록하우스의 공연에서 비올레타가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지금까지 매순간 온 힘을 다해 비올레타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열정적인 무대를 예고했다.
 
<라 트라비아타>는 오는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세종문화회관 제공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