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월드투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꿈의 무대이자 마법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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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과 17일 첫 티켓 오픈을 실시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예매 랭킹 1위를 차지하며 그 관심이 뜨겁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오는 12월 부산 드림씨어터를 시작으로 2020년 3월 서울 블루스퀘어, 2020년 7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7년 만의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로, 올해 2월 마닐라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텔 아비브, 두바이를 거쳐 한국에 상륙한다. 이 작품은 1986년 런던에서 초연된 후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음악과 가면 속에 숨겨진 러브 스토리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월드투어를 기념해 ‘오페라의 유령’ 주역 3인방인 조나단 록스머스 (유령 역), 클레어 라이언 (크리스틴 역), 맷 레이시 (라울 역)와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 음악감독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가 개막 전 한국을 찾았다. 뮤지컬 무대에서 막 나오는 듯한 모습의 주역 3인방은 각자 맡은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조나단 록스머스는 영어 프러덕션에서 역대 최연소 유령이자, 웨버의 작품에서 6편이나 주역을 맡은 배우이다. 클레어 라이언은 ‘오페라의 유령’ 속편 ‘러브 네버 다이즈’에 이어 크리스틴을 맡으며 새로운 웨버의 뮤즈로 주목받고 있다. 맷 레이시는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하는 배우로 ‘스위니 토드’, ‘젠틀맨스 가이드’, 오만과 편견',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작품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실력파 배우들과 오랜 시간 뮤지컬 계에 몸담은 협력연출과 음악감독에게 ‘오페라의 유령’은 어떤 의미의 작품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조나단 록스머스: 어떤 작곡가든 혼신을 담아서 곡을 쓴다고 생각하는데 웨버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또한 작품이 아우르는 소재가 정치, 로맨스, 아이들 등 매우 광범위하다. 이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매력이 없을 수가 없다. 그는 모든 것에 선입견 없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곡을 쓴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은 사라 브라이트만이라는 뮤즈가 있었다. 웨버가 그녀를 위해 이 음악을 만들었다. 이 작품 안에는 진실된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관객들의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웨버의 음악은 정말 너무나도 심플하다. 또한 남녀노소 어떤 관객이든 공연을 본 후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만큼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음악이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3개의 오페라가 나오는데 오페라 음악이 이렇게 친숙하게 들리고 뮤지컬과 잘 어우러지는 공연은 없는 것 같다.
 
▲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

Q (연출가에게) 인사말에서 “‘오페라의 유령’은 마법 같은 작품이다.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라이너 프리드: ‘오페라의 유령’에는 마법이 너무 많다. 사람들이 나에게 이 작품의 성공 비결이 뭐냐고 물어본다. 나는 “마법”이라고 답한다. 이 작품은 웨버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시작됐다. 함께 모여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다들 자기주장들을 펼치다보니, 그 안에서 마찰도 생겼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이 작품이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 그것이 바로 마법이다. 두 달 전에 작고한 ‘오페라의 유령’ 연출가 해럴드 프린스는 여러 분분한 의견들을 하나로 합치는 역할을 했다. 프린스 같은 훌륭한 선장이 있었기 때문에 마법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연출가를 꿈꾸는 분이 있다면 그의 작품을 모두 살펴보면 좋겠다. 어떤 작품이든 원작 소설이 있거나, 원작 영화가 있거나, 원작 그림있거나, 그 원작을 봤을 때 그냥 읽는 건 쉽다. 그렇지만 그걸 어떻게 뮤지컬로 해석할지는 연출가마다 다르다. 그 해석을 훌륭히 했던 게 프린스다. 그가 해석해 나가는 방향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염두해서 보면 좋겠다.
 
한국을 두 번째 고향이라고 한 것은 ‘오페라의 유령’ 투어로 전에도 한국에 왔었고, ‘빌리 엘리어트’ 때도 한국에 왔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산업에 오랫동안 있다 보니 세계 여러 나라를 많이 방문하게 된다. 모든 나라가 다 제2의 고향 같지는 않다. 한국 사람들이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열정적인지 이미 알고 있다. 지난 이십 년 동안 ‘오페라의 유령’과 한국 관객들의 사랑이 깊어진 건 잘 알고 있다. 또 다른 작품들에 잠시 마음을 준 것도 알고 있다. (웃음) 원래의 연인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한국 관객의 열정을 기대한다.
 
▲ 라울 역 맷 레이시

Q 조나단과 클레어는 2012년에 함께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한 적이 있고, 맷은 이 작품의 역사를 함께한 故 해럴드 프린스 연출가가 직접 캐스팅했다. 각자 ‘오페라의 유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맷 레이시: 어렸을 적에 이 작품에 대해서 알게 됐을 때만 해도 나중에 내가 이 작품에 몸담을 수 있을 거라는 건 상상도 못 해봤다. 키도 작고 배우로서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했다. '오페라의 유령' 대서사 안에서 다른 배우들과 함께 설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나에게 꿈이며 도전이다.
 
클레어 라이언: 어릴 적 가족들과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온 후 항상 이 작품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음악도 너무 많이 들어서 늘 부를 수 있을 정도였다. 내 방에 크리스틴 역의 사라 브라이트만의 사진을 붙어 놓고 '나중에 커서 꼭 저 역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한 번도 다른 장래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 ‘오페라의 유령’은 삶의 모든 것이다. 이번에 세 번째로 한국에 오게 됐는데 두 신사분들과 함께 행복하게 공연하고 싶고, 두 분도 저처럼 한국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조나단 록스머스: 많은 작품을 봤더라도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나면 다른 작품이 생각이 안 난다. 그만큼 작품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 작품에 참여했던 때가 벌써 7년 전인데, 그 사이에 이만큼 강렬한 작품을 만난 적이 없다. 이 작품만큼 인간으로서 배우로서 배움이 되는 작품이 없는 것 같다.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찬찬히 꿈을 키웠다. 캐스팅되기 전부터 이 작품의 모든 것이 내 안에 진하게 녹아 있었다. 이 작품이 얼마나 깊이감이 있는지 내 옆의 경험자들도 알 거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항상 영감을 주는 작품이자 꿈의 무대, 꿈의 배역이다.
 
▲ 유령 역 조나단 록스머스

Q 각자 맡은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준비나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는지.
조나단 록스머스:
‘오페라의 유령’ 무대에 처음 섰던 게 7년이나 지났다. 7년이란 삶 안에서 좋았던 일도 있고 녹록지 않던 일도 있었다. 그동안의 삶의 경험이 캐릭터에 많이 반영될 것 같다. 그리고 관객들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유령 역할이 체력 소모가 어마어마하다. 유령은 무대에서 100m 달리기를 하고 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크리스틴과 라울은 잔잔하게 나와서 마라톤을 하는 역할이면 나는 기승전결 어디에서나 관객들에게 보이지 않더라도 무대에 있다. 지금 32살인데 만약 7년 뒤에서 이 작품을 하게 된다면 지금만큼 쉽지 않을 것 같다.

 

맷 레이스: 조나단이 라울 역할이 마라톤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마라톤을 하기 위해서는 스태미나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평균적으로 주당 8회를 공연하는데 어떻게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하는지 배워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오늘은 몸에 수분이 부족한데 공연을 하기 전에는 뭘 먹으면 안 되는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있다. 배우들도 공연하다 보면 아픈 경우도 있는데 공연 중에는 삶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크리스틴 역 클레어 라이언


클레어 라이언: 7년 전에 조나단이랑 함께 마닐라에서 ‘오페라의 유령’ 첫 공연을 한 기억이 생생하다. 그동안 우리 삶 자체가 달라졌지만, 공연계도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공연이라는 것이 새로울 수 있는 거고, 그게 바로 라이브 씨어터의 묘미다. 배우도 인간이기 때문에 그날의 기분에 따라 캐릭터가 더 농도 있게 표현되기도 한다. 관객들도 그날의 경험의 따라 공연이 달리 보일 수도 있다. 이번에 새로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길 바라고 있다.

 

다시 한국에 오니 반갑고 기쁘다. 7년 전에도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한국 문화가 얼마나 아름답고 한국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입이 닳도록 이야기했다. 단골 음식점도 있고 한국에 오면 하는 취미 생활도 있다. 한국 관객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기억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낯익은 관객도 새로운 관객도 만나고 싶다.
 

▲ 음악감독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Q 아름다운 넘버로 유명한 ‘오페라의 유령’을 대표할 만한 곡과 배우들에게 지도하기 힘든 곡은 무엇인가?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여러분들이 다 아는 ‘씽크 오브 미(Think of Me)’, ‘더 뮤직 오브 더 나잇(The Music of the Night)’ 등은 뮤지컬 밖에서도 이미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곡 한 곡만 이야기해야 한다면 크리스틴이 없어진 상태에서 매니저 사무실에서 칼롯타, 마담 지리, 피앙지, 크리스틴 등이  부르는 곡이다. 난리 법석 속에 유령의 편지가 도착하고 혼란이 고조되는데 관객들이 배우들의 저마다의 목적을 다 알아들을 수 있다. 기승전결이 훌륭한 곡으로, 웨버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곡이다.
 
배우들에게 지도하기 힘든 곡은 없다. 물론 직업 안에서 힘든 점은 있지만 이분들에게 지도하기 힘든 건 없다. 뮤지컬 계에서 나처럼 복 받은 사람은 없을 거다. 이들은 훌륭한 배우이자 가수이며, 좋은 사람이다. 이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도전이다. 그 도전이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Q 가장 아끼는 장면과 곡을 관객들을 위한 팁으로 알려달라.
맷 레이시: 배우로서 두 시간 동안 한껏 이야기를 펼치고, 에너지를 객석 끝까지 전달하다가 마침내 마지막에 가서 모든 부분을 풀어낼 때 느끼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름이 돋는다. 감정적으로 해방되는 느낌이다. 라울로서는 크리스틴과 함께 부르는 ‘올 아이 에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를 사랑한다.

클레어 라이언: 어떤 장면에서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자제하는 장면도 있고 감정 표현을 한껏 해야 하는 장면도 있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2막 오페라 장면에서 유령의 정체를 밝히는 장면이 있다. 그때 정말 즐기면서 하고 있다.
 
조나단 록스머스: 공연 중에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크리스틴의 분장실 장면인데 어릴 때부터 사랑을 키워가던 라울과 크리스틴이 함께 하는 장면이다. 그때 유령이 거울 뒤에 숨어 있다. 그 순간 객석을 바라보면 유령이 거기에 있는 걸 아는 관객들은 유령이 어서 모습을 드러내길 바라며 기대에 차 있는 표정이다. 유령이 거기서 등장할지 모르는 관객들은 유령이 등장하면 정말 깜짝 놀란다. 그걸 보는 그 순간이 정말 즐겁고 재미있다.
 
▲ '오페라의 유령' 공연 장면

Q 이번 투어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리이너 프리드: 관객들이 이번에 처음 관람을 하게 되거나 혹은 전에 공연을 봤던 분이라도 ‘오페라의 유령’을 신선하게 느낄 거다. 제 옆에 있는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가 많은 나라와 도시에서 일했는데 이렇게 훌륭한 프로덕션과 일해 본 건 처음이다. 한국 연주자들도 함께하고 있다. 제가 김치를 정말 정말 사랑하는데, 여러분이 저와 의견이 같지 않다면 앞으로 김치를 안 먹겠다. (웃음)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이번 한국 투어 오케스트라에는 11명의 한국인 주자가 있다. 월드 프러덕션이지만 한국 분들이 많이 활약하고 있다. 이 분들의 연주도 관심있게 들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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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에스엔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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