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황홀하고 따뜻한 무대, 뮤지컬 ‘빅피쉬’ 리뷰
- 2019.12.06
- 박인아 기자
- 7755views
뮤지컬 ‘빅피쉬’의 등장인물 윌은 말없는 아버지를 갖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다. 다변가에 허풍쟁이인 아버지 에드워드는 툭하면 자신이 젊은 시절 마녀를 만났다든가 북극에서 빙산을 끌고 왔다는 등의 모험담을 늘어놔 아들을 난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아버지를 불신하던 윌은 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돌보던 중 하나씩 발견하는 증거를 통해 아버지의 모험담이 사실이었음을 알게 된다. 뮤지컬 ‘빅피쉬’는 그 환상적인 모험담을 거인과 마녀, 인어와 코끼리, 서커스단 등이 어우러진 무대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한가득 펼쳐 보인다.
뮤지컬 ‘빅피쉬’는 지난 4일 국내 첫 공연의 막을 올린 신작이다. 다니엘 월러스의 동명소설(1998)을 바탕으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로 유명한 존 어거스트(John August)가 대본을, 앤드류 리파(Andrew Lippa)가 곡을 썼다. 디즈니 뮤지컬 ‘노틀담의 종지기’, 드림웍스 뮤지컬 ‘이집트의 왕자’ 등을 연출했던 스캇 슈왈츠(Scott Schwartz)가 이번 한국 프로덕션의 연출을 맡았고, 여기에 ‘록키호러쇼’, ‘베르나르다 알바’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합세했다.
극은 에드워드 가족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평생 운명적 사랑과 모험을 쫓으며 마녀, 늑대인간, 거인을 만났다는 아버지 에드워드와 그의 말을 믿지 않는 현실적인 아들 윌, 서로 갈등하는 부자 사이에서 마음을 졸이는 에드워드의 아내 산드라, 윌의 아내 조세핀의 이야기 속에 에드워드가 과거 실제로 겪었던 모험담이 이어진다.
뮤지컬 ‘빅피쉬’는 지난 4일 국내 첫 공연의 막을 올린 신작이다. 다니엘 월러스의 동명소설(1998)을 바탕으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로 유명한 존 어거스트(John August)가 대본을, 앤드류 리파(Andrew Lippa)가 곡을 썼다. 디즈니 뮤지컬 ‘노틀담의 종지기’, 드림웍스 뮤지컬 ‘이집트의 왕자’ 등을 연출했던 스캇 슈왈츠(Scott Schwartz)가 이번 한국 프로덕션의 연출을 맡았고, 여기에 ‘록키호러쇼’, ‘베르나르다 알바’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합세했다.
극은 에드워드 가족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평생 운명적 사랑과 모험을 쫓으며 마녀, 늑대인간, 거인을 만났다는 아버지 에드워드와 그의 말을 믿지 않는 현실적인 아들 윌, 서로 갈등하는 부자 사이에서 마음을 졸이는 에드워드의 아내 산드라, 윌의 아내 조세핀의 이야기 속에 에드워드가 과거 실제로 겪었던 모험담이 이어진다.
이 극의 동화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첫번째 주역은 장면마다 폭과 깊이를 달리하며 다채롭게 변신하는 무대다. 윌이 자라난 아담한 주택이 있던 무대는 천장을 낮추고 폭을 넓힌 흰 병실로, 뒤편 영상을 통해 깊이감을 더한 울창한 숲으로, 소박한 시골 도시로 바뀌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1, 2막의 마지막 장면이 백미다. 에드워드가 산드라에게 청혼하는 1막 마지막 장면에서는 바닥 가득 수선화가 피어나고, 에드워드가 모든 등장인물들의 배웅을 받으며 강으로 떠나는 2막 후반에서는 깊숙이 트인 무대가 끝없이 펼쳐진 푸른 강이 되어 가슴 벅찬 여운을 남긴다.
주먹만한 눈알을 가진 습지의 마녀와 거인, 서커스단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내내 여러 볼거리가 펼쳐진다. 배우 및 스텝 세 명이 함께 구현하는 거인의 동작, 공중 돌기와 저글링, 탭댄스를 펼치는 서커스단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에드워드가 멀리 떨어진 산드라를 찾아가기 위해 대포알이 되어 미대륙을 횡단하는 장면도 동화 같은 상상력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음악도 아름답다. “네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 봐”라는 메시지를 담은 첫 곡 ‘이야기의 주인공(Be the hero)’을 시작으로 ‘길을 따라 사는 인생(Out there on the road)’, ‘수선화(Daffodills)’ 등 모든 넘버가 귀에 친숙하게 다가오는 선율을 담고 있다. 갈등을 거쳐 마침내 서로를 이해해가는 에드워드 가족의 깊은 속마음과 사랑, 미지의 세계를 향한 두근거림을 전하는 곡들이다.
주먹만한 눈알을 가진 습지의 마녀와 거인, 서커스단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내내 여러 볼거리가 펼쳐진다. 배우 및 스텝 세 명이 함께 구현하는 거인의 동작, 공중 돌기와 저글링, 탭댄스를 펼치는 서커스단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에드워드가 멀리 떨어진 산드라를 찾아가기 위해 대포알이 되어 미대륙을 횡단하는 장면도 동화 같은 상상력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음악도 아름답다. “네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 봐”라는 메시지를 담은 첫 곡 ‘이야기의 주인공(Be the hero)’을 시작으로 ‘길을 따라 사는 인생(Out there on the road)’, ‘수선화(Daffodills)’ 등 모든 넘버가 귀에 친숙하게 다가오는 선율을 담고 있다. 갈등을 거쳐 마침내 서로를 이해해가는 에드워드 가족의 깊은 속마음과 사랑, 미지의 세계를 향한 두근거림을 전하는 곡들이다.
지난 4일 공연에서 에드워드를 연기한 남경주는 패기 넘치는 청년과 삶의 황혼기에 이른 노인을 오가며 여유롭게 무대를 이끌었다. 경쾌하고 열정적인 그의 모습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순수와 호기심을 잃지 않는 에드워드와 잘 어울렸다. 산드라 역 구원영, 윌 역 이창용, 조세핀 역 김환희의 활약도 든든했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빅피쉬’는 MSG가 없는 맛이다. 강렬하게 내지르는 고음 넘버도, 긴장감을 유발하는 스릴러 요소도, 심지어 별다른 악인도 없다. 대신 동화같은 무대와 아름다운 음악, 삶과 가족애를 둘러싼 따스한 메시지가 어울린 이 극은 연말 가족, 친지들과 보기에 맞춤한 공연이다. 환상적인 모험을 돌고 돌아 펼쳐지는 에드워드 가족의 이야기는 결국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또 가족을 꾸리는 우리네 삶의 보편적인 사건들이 실은 마녀와 인어, 거인을 맞닥뜨리는 일처럼 신비롭고 가슴 벅차는 모험이라는 것을 일러준다.
뮤지컬 ‘빅피쉬’는 내년 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볼 수 있다. 남경주, 구원영, 이창용, 김환희 외에도 에드워드 역 박호산과 손준호, 산드라 역 김지우, 윌 역 김성철 등이 함께 출연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CJ E&M 제공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