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계의 클래식 ‘오페라의 유령’ 그 가치를 증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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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가지는 힘은 무엇일까? 바로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그 가치가 영원하다는 점일 것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월드투어로 7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올랐다. 지난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한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뮤지컬계와 관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2001년 초연된 이 작품은 뮤지컬에 입문한 첫 관객들을 만들어냈고, 대규모 프로덕션과 시스템을 선보이며 한국 뮤지컬의 역사와 함께 했다.
 

한국어 공연을 포함하여 4번의 시즌을 통해 누적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오페라의 유령’이 다시 한번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개막 전부터 기대가 컸다. 지난 14일 만난 ‘오페라의 유령’은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클래식의 가치를 증명했다. 바뀔 것이 없는 무대와 의상, 뛰어난 실력을 지닌 배우들이 라이브로 전달하는 음악은 여전히 명불허전이었다.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넘버는 그 자체로 들어도 아름답다. 그간 뮤지컬 갈라 콘서트나 음악회를 통해서 많이 들었던 그의 명곡들이 본 무대에서 들으니 더 빛을 발한다. 유령 역 조나단 록스머스는 역대 최연소 유령이자 웨버의 작품에서 6편이나 주연을 맡은 실력자로 카리스마 넘치는 천재 음악가의 모습과 사랑에 빠진 애절하고 섬세한 유령을 선보였다. 크리스틴 역 클레어 라이언은 청아한 목소리로 관객들을 사로잡았으며, 귀족 청년 라울 역의 맷 레이시는 깊이 있는 연기와 발성으로 첫사랑 크리스틴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 초연 후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무대 기술은 더 발전했다. 극의 전개상 가장 중요한 소품인 샹들리에는 샹들리에의 크기와 구조상 그것을 달 수 있는 극장에 제한이 많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이번 공연은 샹들리에 작동 기술을 업그레이드시켰고, 샹들리에 소재의 변화로 자체의 하중을 줄였다. 이런 이유로 샹들리에 떨어지는 속도가 1.5배는 빨라졌다. 6천 개가 넘는 화려한 비즈 장식의 샹들리에는 46개의 LED 조명을 사용하여 좀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관객들이 오페라 극장의 화려함에 익숙해질 때쯤 객석 천장에서 무대 앞으로 떨어지는 샹들리에를 눈앞에서 경험하는 것은 그 어떤 무대 장치나 효과보다 강렬하고 위협적이다. 이 밖에도 유령의 은신처인 지하 미궁, 극중극에서 선보이는 화려한 오페라 장면 등도 관객들을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유령의 러브스토리는 이십 년 전이나 오늘이나 유효하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 단순한 사실이자 인간이 가진 오래된 마법이 ‘오페라의 유령’에 감동받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내년 2월 9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되며, 3월 14일부터 6월 2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만날 수 있다. 이후 8월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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