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환상동화'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보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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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나서 일상의 풍경이 예전과 다르게 보이는 작품들이 있는데, 이 연극이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꼭 해보고 싶었다.”

전역 후 첫 무대 복귀작으로 연극 ‘환상동화’를 택한 배우 강하늘의 말이다. 강하늘을 비롯해 송광일, 장지후, 기세중 등 인기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는 이 공연이 지난 21일 막을 올렸다. 김동연 연출과 배우들은 26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6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이 작품과 관련해 각별한 참여 소감을 밝혔다.

‘환상동화’는 ‘시라노’, ‘신흥무관학교’, ‘젠틀맨스 가이드’ 등의 흥행작을 이끌어온 김동연 연출이 작/연출해 2003년 처음 선보인 연극이다. 이 무대에는 세 명의 광대들이 등장해 사랑과 예술, 전쟁을 테마로 한 극중극을 펼친다. 각기 다른 인생관을 갖고 아옹다옹 다투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광대들의 익살스런 모습, 그리고 극중극 속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어울려 따스한 정서를 듬뿍 전한다.
 
이날 배우들이 펼친 무대에서도 작품 특유의 따스하고 소박한 정서를 짙게 느낄 수 있었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펼쳐지는 이번 ‘환상동화’에는 강하늘, 송광일, 장지후, 기세중, 원종환, 육현욱, 박규원, 최정헌, 백동현, 한소빈, 윤문선이 출연한다. 40여분간 펼쳐진 주요 장면 속에서 광대들이 선보이는 마술을 비롯해 피아노 및 피리 연주, 마임, 무용 등이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을 바꿀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지킬 것인가 였다. 대학로에서 처음 이 공연을 선보였을 때 가졌던 설렘과 두려움을 어떻게 배우들과 잘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자신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한 ‘환상동화’를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게 된 김동연 연출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주안점을 뒀던 부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극의 본질적인 정서와 메시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전보다 커진 극장 사이즈에 맞춰 조명과 음악, 영상, 무대 등을 보강하고자 했다고.

‘광대’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극을 쓴 이유에 대해 “광대는 무대에서 마치 신처럼 뭐든 할 수 있는 존재다. 광대를 통해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한 김 연출은 “우리는 전쟁 같은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을 통해 최종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참여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연극 무대로 돌아온 강하늘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도 즐겁지만, 무대 위에서 다 같이 즐기며 연기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기 때문에 어떤 역할이든 크게 상관없었다”며 자신이 맡은 사랑광대 역에 대해 “사랑밖에 모르는 순수하고 요정 같은 면이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과 닮았다. (송)광일이의 표현을 열심히 베끼고 흡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하늘과 함께 사랑광대 역을 맡은 송광일은 ‘순수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연출님이 이 작품에서 사랑광대가 가장 순수한 역할이라고 하셔서 그 점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가장 순수한 존재는 어린아이기 때문에,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쟁광대 역은 장지후와 기세중이, 예술광대 역은 육현욱과 원종환이 각각 맡아 연기한다. 장지후는 현실을 전쟁으로 바라보는 전쟁광대에 대해 “실제 우리는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전쟁광대의 관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세상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런 구도를 자꾸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나를 찾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며 자신만의 인생관을 이야기했다.

“어떤 캐릭터를 맡든 일단 나와 비슷한 점을 찾으려고 한다”는 기세중은 “인간들이 벌이는 전쟁 자체가 사실 유치한 일들로 벌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전쟁광대가 좀 유치해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극중극 속에서 무용수 마리와 사랑에 빠지는 음악가 한스는 박규원과 최정헌, 그리고 신예 백동현이 연기한다. “개인적으로 마리오네트 장면이 좀 어려웠는데 결국 해내서 기분이 좋다”는 박규원은 가장 좋아하는 대사로 “한스는 단 하나를 잃었지만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는 전쟁광대의 대사를 꼽으며 작곡가이자 음악가인 한스가 청력을 잃었을 때 느낀 깊은 상실감에 대해 이야기했고, 최정헌은 “청력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한스에게 마리는 세상에 다시 들어오게 해주는 열쇠 같은 존재”라며 한스와 마리의 관계를 설명했다.

백동현도 “청력을 잃은 한스에게 마리는 태엽과도 같은 존재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스가 마리라는 태엽을 꼽고 다시 생명력을 얻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쟁의 폭격 속에서 시력을 잃는 무용수 마리 역은 윤문선과 한소빈이 연기한다. 발레리나인 윤문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됐고, 한소빈도 이번 공연이 데뷔작이다. ‘환상동화’와의 만남에 대해 큰 설렘과 기대를 표한 두 사람은 마리라는 인물에 대해 “몸짓으로 정서를 잘 표현하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극 ‘환상동화’는 내년 3월 1일까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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