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2020 시즌 프로그램 공개...'휴먼 푸가' 등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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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남산예술센터가 올해의 시즌 프로그램 5편을 공개했다.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로부터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된 '휴먼 푸가' 등 5편의 공연이 오는 3월부터 9월까지 펼쳐진다.
 

2020년 시즌의 막을 올리는 첫 작품은 '왕서개 이야기'(작 김도영/연출 이준우, 4.15~26)다.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와 작가 발굴 프로젝트 ‘서치라이트’를 거쳐 시즌 프로그램으로 안착된 작품으로, 왕서개라는 인물의 복수를 통해 1930년대부터 1950년대에 이르는 세계사의 아픔을 그린다. 가해자가 피해자로부터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마주했을 때 무엇을 말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질문하는 극이다.
 

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두 개의 작품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휴먼 푸가'(원작 한강/연출 배요섭, 5.13~24)'더 보이 이즈 커밍(The boy is coming)'(원작 한강/연출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 5.29~31)으로, 두 작품 모두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원작이다.
 

지난해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던 '휴먼푸가'는 파격적인 무대연출과 공연전개로 이목을 끈 작품이다.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고통을 연극, 춤, 설치예술이 어우러진 강렬한 무대로 담아낸 이 작품은 서울공연에 이어 5월 29~31일에는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11월 14~16일에는 폴란드 크라쿠프 스타리 국립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더 보이 이즈 커밍'은 폴란드 연출가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의 작품으로, 지난해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초연된 바 있다. 극 1부에서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 속 서사가, 2부에서는 폴란드의 현실을 반영한 두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품은 이를 통해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전세계 어느 공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보여준다.
 

남산예술센터는 '더 보이 이즈 커밍'과 관련해 "국내 창작초연 작품은 아니지만, 폴란드의 시선으로 5월의 광주를 이야기 하고 있다는 점에서 ‘휴먼 푸가’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광주의 아픔을 기억하고 미래를 고민하는 의미 있는 만남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다음으로는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이야기한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6.24~7.5)이 무대에 오른다. 김지나를 주축으로 한 창작단체 이언시 스튜디오의 작품으로, 한 개인이 가진 기억의 파편들이 쌓이고 연결되는 모습을 통해 우리 모두가 동시대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시즌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은 기독교의 역사를 조명한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9.2~13)다. 임성현이 연출하고 쿵짝 프로젝트가 함께 만드는 이 극은 예배라는 행위를 ‘다분히 관객 참여의 가능성을 가진 연극이자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제의적 퍼포먼스’로 재해석해 그린다. 퀴어를 둘러싼 불안과 혐오, 기독교의 위기와 분열을 한곳에 담아낼 것이라고.
 

위의 5개 작품으로 꾸려진 2020 시즌 프로그램과 관련해 남산예술센터는 "지난해 작품들이 우리 사회에 있었던 대규모 사회적 참사에 주목해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짚었다면, 이번 올해 프로그램은 가해와 피해의 역사 속에 놓인 인간을 고찰하며, 시대가 그 아픔을 어떻게 치유해야할지,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공유할지를 고민한 것이 특징"이라며 "우리 사회가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 기억해야 하는 것,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부터 진행한 신작 발굴 프로그램 '서치라이트'를 올해도 이어간다.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낭독공연과 워크숍, 주제 리서치를 위한 공개토론, 컨퍼런스, 프레젠테이션 등 발표 형식도 자유롭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에는 제작비를 비롯해 오는 3월 극장, 관객, 기획자, 예술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 등이 주어진다.
 

남산예술센터는 또한 격년으로 진행해오던 일본과 중국의 낭독공연을 올해 처음으로 동시에 추진한다. '일본희곡 낭독공연'(2.21~23), '서치라이트'(3.3~13), '중국희곡 낭독공연'(3.24~29)이 차례로 진행된다.
 
지난해 공연의 특정 회차를 배리어프리(Barrier free)로 진행함으로써 장애인 관객의 공연 관람 접근성 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남산예술센터는 올해도 배리어프리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남산예술센터 2020년 시즌 프로그램과 공모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www.nsa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남산예술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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