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무대, 깊어진 울림…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개막
- 2020.01.31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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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일의 결과를 온 몸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선조들의 비극을 고스란히 그리고 싶었다. 역사적 사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똑바로 대면하고 얘기하는 것이 우리 예술가들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노우성 연출의 말이다. 1991년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압축해 담아낸 이 뮤지컬이 초연 1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30일 열린 이 작품의 프레스콜에서는 바뀐 공연장 환경에 맞춰 스케일을 넓힌 무대와 음악이 극중 서사와 어울려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노우성 연출의 말이다. 1991년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압축해 담아낸 이 뮤지컬이 초연 1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30일 열린 이 작품의 프레스콜에서는 바뀐 공연장 환경에 맞춰 스케일을 넓힌 무대와 음악이 극중 서사와 어울려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1943년 겨울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 일제의 수탈과 민족상잔의 아픔이 연이어 발발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굴곡진 운명과 사랑을 그린다. 이 뮤지컬의 원작인 드라마는 방영 당시 드라마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4.3사건의 역사적 사실을 정공법으로 풀어내며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뮤지컬도 우리 선조들이 겪은 비극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룬다. 드라마의 기본 서사는 유지하되, 새로운 인물들을 더하고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압축해 역동적인 무대로 담아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뮤지컬도 우리 선조들이 겪은 비극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룬다. 드라마의 기본 서사는 유지하되, 새로운 인물들을 더하고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압축해 역동적인 무대로 담아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1943년 겨울을 시작으로 개인이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흐름 속에 제각기 운명이 갈릴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의 모습이 생생히 펼쳐졌다. 극은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해방 후 귀향한 뒤 다시 제주로 가게 되는 여옥의 인생 여로를 따라 이어지며, 그 속에서 관객들은 광복 직후의 거센 이념 갈등과 서북청년단 사건, 제주4.3 사건 등을 마주하게 된다.
초연과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무대로 옮기며 초연 당시 무대 위 양 켠에 놓였던 나비석이 없어졌고, 앙상블을 포함해 50여 명의 배우들이 초연보다 훨씬 커진 동선을 소화하며 역동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채운다. 무대 뒤편 경사로는 입체감을, 장면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은 생동감을 더했다.
초연과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무대로 옮기며 초연 당시 무대 위 양 켠에 놓였던 나비석이 없어졌고, 앙상블을 포함해 50여 명의 배우들이 초연보다 훨씬 커진 동선을 소화하며 역동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채운다. 무대 뒤편 경사로는 입체감을, 장면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은 생동감을 더했다.
초연과의 변화에 대해 노우성 연출은 "큰 컨셉은 초연과 다르지 않다. 그 때는 무대 위에 객석을 올려 관객들에게 역사의 현장을 실감나게 전하려 했는데, 이번에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극장에서 그 생동감을 전해야 하니 고민이 많았다”며 “무대 끝까지 깊이를 이용하고 있어서 배우들이 짧은 시간 동안 긴 거리를 뛰어다니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곡을 맡은 J.ACO는 "1년간 재정비를 거쳤다. 규모가 큰 극장에서 어떻게 극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집중했고, 오케스트라 편곡을 많이 했다”고 바뀐 점을 설명했다.
작곡을 맡은 J.ACO는 "1년간 재정비를 거쳤다. 규모가 큰 극장에서 어떻게 극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집중했고, 오케스트라 편곡을 많이 했다”고 바뀐 점을 설명했다.
테이, 김지현, 이경수 등 초연 멤버를 비롯해 새로 합류한 배우들까지 출연진도 쟁쟁하다. 여옥 역은 김지현과 최우리, 박정아가 연기하며, 일본군에 징용돼 여옥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이후 버마 전투에 끌려가며 이별을 맞는 최대치 역은 테이, 온주완, 오창석이 맡았다. 군의관으로 근무하다 여옥을 사랑하게 되는 장하림은 마이클리와 이경수가, 대치와 함께 징용된 친구 권동진은 정의제와 빅스 혁이 연기한다.
드라마에서 활동하다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선 오창석은 이날 안정된 가창력과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3~4년전 처음 뮤지컬 제의를 받았을 때는 자신이 없어 고사했는데, 이번에는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다. 뮤지컬이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꼈다. 공연이 끝나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에서 활동하다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선 오창석은 이날 안정된 가창력과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3~4년전 처음 뮤지컬 제의를 받았을 때는 자신이 없어 고사했는데, 이번에는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다. 뮤지컬이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꼈다. 공연이 끝나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연 때 하림을 연기했던 테이는 이번에 최대치를 맡았다. 그는 "대치라는 인물이 이해받기 쉽지 않은 인물인데 왠지 정이 많이 갔고, 그러던 차 대치 역으로 출연 제안을 받았다”며 “당시 역사를 이해하는 만큼 대치가 보이는 것 같다. 관객들이 대치의 선택을 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굳건히 대치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여옥으로 분하는 김지현은 "처음 작품을 받았을 때 너무 좋아서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 마음에 훅 들어온, 운명처럼 거절할 수 없었던 작품이다”라며 “이번에는 초연과 드라마가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대치와 여옥의 장면이 하나 더 추가됐다. 그 부분에서 여옥의 생각이 좀 더 보여질 것 같다”고 달라진 점을 짚었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여옥으로 분하는 김지현은 "처음 작품을 받았을 때 너무 좋아서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 마음에 훅 들어온, 운명처럼 거절할 수 없었던 작품이다”라며 “이번에는 초연과 드라마가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대치와 여옥의 장면이 하나 더 추가됐다. 그 부분에서 여옥의 생각이 좀 더 보여질 것 같다”고 달라진 점을 짚었다.
이어 온주완은 “어렸을 때 봤던 드라마 속 최재성 배우의 대치와는 좀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말로 자신만의 최대치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지난해 출연했던 연극 ‘잃어버린 마을’에 이어 또다시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공연에 출연하게 된 빅스 혁은 “작품을 통해 많은 분들께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 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뿌듯한 심경을 표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오는 2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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