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환상 케미 주목…독특한 2인극 뮤지컬 ‘데미안’ 연습 현장
- 2020.03.04
- 강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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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클레어: 나는 너를 알아.
데미안: 너는 나를 알아.
싱클레어: 아주 오래전, 넌 나를 찾아왔어.
데미안: 아주 오래전, 난 너를 찾아왔어.
오는 7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데미안’의 연습 현장을 플레이디비가 단독으로 취재했다. 추운 날씨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서도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데미안’팀은 열띤 연습 중이었다.
뮤지컬 ‘데미안’은 고정된 배역이 없이 남녀 배우가 한 명씩 싱클레어 또는 데미안을 맡게 되는 독특한 2인극으로 캐스팅 발표 시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이 무대에는 현재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활발하게 활약 중인 배우 정인지, 유승현, 전성민, 김바다, 김현진, 김주연이 참여한다.
뮤지컬 ‘데미안’은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르만 헤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헤르만 헤세는 세계대전을 겪으며 인간의 내면에 집중해 자서전적 소설 ‘데미안’을 발표했다. 그의 소설은 당시 허무와 좌절에 빠져 있던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개막을 일주일 앞둔 연습실 현장에는 묘한 설렘과 긴장감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날 연습은 젊은 군인 싱클레어가 전쟁터의 폐허에서 어둠 속의 보이지 않은 얼굴과 대화하며 자신의 과거를 천천히 여행하게 되는 극의 초반부 내용을 담은 장면이 펼쳐졌다. 6인 6색의 배우들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배역에 몰입했다.
이대웅 연출은 “오세혁 작가, 다미로 작곡가가 써준 세계를 그대로 무대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배우들이 두 개의 역할을 하다 보니 물리적으로 다른 작품보다 연습 시간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남녀 배우가 한 명씩 싱클레어 또는 데미안을 맡게 되는 것에 대해 그는 “원작 소설을 읽어보면 주인공 싱클레어는 진정한 자아를 찾는 여정에서 본인의 남성성과 여성성 모두를 받아들인다. 뮤지컬도 성별 구분을 넘어서 아예 그 경계 자체를 없앤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폐허의 구현을 무대의 특징으로 꼽으며 “폐허는 인적이 없어진 잔해지만 극적 시간과 인물의 이야기가 입혀지면서 생명력을 갖는다”고 이야기했다.
연습과정에서 존재했던 어려움과 좋은 점에 대해 정인지는 “인물을 입체감 있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하나의 노래 안에서 바뀌는 화음 외는 것이 어려웠다”라고 꼽았다. 유승현은 “보통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각자를 바라볼 수 있어서 그런 지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라고 강조했다.
정인지는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나면 전체적인 퍼즐을 맞추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노래, 가사, 대사, 안무까지 말하고자 하는 바가 하나로 모이기 때문이다”라고 관람 팁을 전했으며, 유승현은 첫 장면에서 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만나 세상을 바라보며 부르는 노래가 이 작품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고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마지막으로 이대웅 연출은 최대한 서로를 배려하며 연습하고 있는 배우들을 칭찬하며 “배우들의 케미를 주목해달라. 배역이 아닌 작품 그 자체를 전부 씹어 먹고 올라올 배우들의 케미가 환상적이다”고 전했다.
뮤지컬 ‘데미안’은 3월 7일부터 4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레스 2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모티브히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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