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美행 2탄 - 애써 노력 안해도 로맨틱해지는 제주
- 2016.11.08
- 김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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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로맨틱을 잘 모른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그리고 그 외의 것들에서 느껴지는 감성들의 복합체가 로맨틱이다. (이렇게 복잡한데 알 턱이 있나) 제주도에 가면 굳이 애써 노력 안해도 로맨틱해지는 장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꼭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로맨틱해질 수 있는 핫플레이스를 탐방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좋은 곳에 서로를 전혀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후배 기자와 함께 동행했다는 점이다. 로맨틱하지 않은 관계의 남녀가 동행했지만 로맨틱해질 뻔 했던 제주도의 명소들을 소개한다.
#10:00 반 고흐 인사이드
들어서는 입구부터 압도적이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세련된 음악과 사방 벽면을 휘감은 고흐의 그림들. 후배도 살짝 감탄한 눈치다. 지면에 인쇄된 색과 빛으로 표현된 색은 같은 색이라고 하더라도 선명함이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회화 작품으로 봐 왔던 고흐의 그림이 최첨단 프로젝터의 렌즈를 통해 벽에 투사된 황홀한 광경을 보고 있자니 늘 투닥대던 후배와 나도 조금은 차분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체험존, 드로잉 체험시설을 즐기며 깔깔대다 아트샵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다시 철없는 기자 2명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직은 로맨틱의 기운이 불충분하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압도적이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세련된 음악과 사방 벽면을 휘감은 고흐의 그림들. 후배도 살짝 감탄한 눈치다. 지면에 인쇄된 색과 빛으로 표현된 색은 같은 색이라고 하더라도 선명함이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회화 작품으로 봐 왔던 고흐의 그림이 최첨단 프로젝터의 렌즈를 통해 벽에 투사된 황홀한 광경을 보고 있자니 늘 투닥대던 후배와 나도 조금은 차분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체험존, 드로잉 체험시설을 즐기며 깔깔대다 아트샵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다시 철없는 기자 2명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직은 로맨틱의 기운이 불충분하다.
#11:30 별내린 전망대
이름만 듣고는 밤에 가야 할 곳으로 오해했다. 별이 내린다기에 유성을 관측할 수 있는 저녁 전용 데이트 코스가 아닐까 싶었지만, 성천포(星川浦)라는 옛지명을 우리말로 순화한 지명이란다. 주변에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 커플들이 보였다. 천제연 폭포 근처의 산책로로 각광받는 이 곳은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점심 폭식을 대비해 공복감을 유도하고자 산책을 결정했던 게 이 곳에 온 이유였건만 막상 한라산이 보이는 전망대 앞에 서자 식욕을 이기는 상쾌함이 있었다. 걷기라면 질색하던 후배도 싫지 않은 눈치. 피톤치드를 가득 흡수했다고 뿌듯해 하며 전망대를 내려왔다.
13:00 중문 신라원
독자들이 로맨틱한 코스를 기대한다는 생각은 잠시 거둬두고, 나와 후배는 그저 식욕이 이끄는대로 메뉴를 선정했다. 바로 말고기를 맛볼 수 있는 중문 신라원.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집이란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유러피언적 감성이 느껴지지 않냐고 농을 주고 받으며 식당에 들어섰다. 메뉴는 말고기 정식이다. 말육회, 말갈비찜, 흑돼지제육볶음, 전복해물뚝배기 등 제주 특산물요리를 조금씩 모두 맛 볼 수 있는 메뉴다. 왠지 말고기는 질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굉장히 부드러웠다. 덕분에 우악스럽게 고기를 씹느라 로맨틱한 분위기를 해칠 걱정은 없다는 결론.
독자들이 로맨틱한 코스를 기대한다는 생각은 잠시 거둬두고, 나와 후배는 그저 식욕이 이끄는대로 메뉴를 선정했다. 바로 말고기를 맛볼 수 있는 중문 신라원.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집이란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유러피언적 감성이 느껴지지 않냐고 농을 주고 받으며 식당에 들어섰다. 메뉴는 말고기 정식이다. 말육회, 말갈비찜, 흑돼지제육볶음, 전복해물뚝배기 등 제주 특산물요리를 조금씩 모두 맛 볼 수 있는 메뉴다. 왠지 말고기는 질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굉장히 부드러웠다. 덕분에 우악스럽게 고기를 씹느라 로맨틱한 분위기를 해칠 걱정은 없다는 결론.
#14:30 히든클리프 인피니티 풀
해외여행 간 친구들의 SNS에서 종종 보던 빌딩 위 수영장. 수평선을 연상시키는 인피니티 풀이 제주도에도 있다. 그것도 국내 최대 47m길이다. 히든 클리프 호텔의 인피니티 풀에 들어선 후배와 나는 래시가드로 온몸을 가려 그 어떤 섹슈얼한 상상도 완벽 봉쇄한 채 럭셔리한 수영장 체험에 나섰다. 지상에서 15m, 계곡에서 35m 떨어져 있어 천상에서 수영하는 기분이 든다고 안내문에 쓰여 있던데 그 정도 기분까지는 모르겠고 확실히 고급스럽기는 했다. 풀 내부 한 켠에는 키즈풀이 마련돼 부모와 아이의 물놀이를 배려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 음료와 스낵을 즐길 수 있는 풀 사이드 바가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해외여행 간 친구들의 SNS에서 종종 보던 빌딩 위 수영장. 수평선을 연상시키는 인피니티 풀이 제주도에도 있다. 그것도 국내 최대 47m길이다. 히든 클리프 호텔의 인피니티 풀에 들어선 후배와 나는 래시가드로 온몸을 가려 그 어떤 섹슈얼한 상상도 완벽 봉쇄한 채 럭셔리한 수영장 체험에 나섰다. 지상에서 15m, 계곡에서 35m 떨어져 있어 천상에서 수영하는 기분이 든다고 안내문에 쓰여 있던데 그 정도 기분까지는 모르겠고 확실히 고급스럽기는 했다. 풀 내부 한 켠에는 키즈풀이 마련돼 부모와 아이의 물놀이를 배려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 음료와 스낵을 즐길 수 있는 풀 사이드 바가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17:00 카멜리아 힐
애초에 디자인 카페 ‘아뜰리에 제주명월’에 먼저 들르는 계획이었으나 해가 지면 카멜리아 힐의 동백꽃을 구경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일정을 변경했다. 해가 많이 짧아져 햇빛을 쨍하게 받는 동백꽃의 선명한 붉은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늦은 오후의 동백정원은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뒤로는 한라산이 앞으로는 마라도와 가파도까지 내려다보이는 경치도 마음에 들었지만 군데군데 조형물에 새겨놓은 문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느려도 괜찮아요. 자연은 원래 느려요.”라든가 “동백꽃의 꽃말은 그대만을 사랑해입니다.” 같은 다소 낯간지러운 문구들도 드넓은 동백꽃 사이에서 보니 진정성있게 느껴졌다. 장난과 농담을 주고받기 바쁜 후배와 내가 와서 그렇지, 연인끼리 왔다면 충분히 로맨틱한 장소다.
애초에 디자인 카페 ‘아뜰리에 제주명월’에 먼저 들르는 계획이었으나 해가 지면 카멜리아 힐의 동백꽃을 구경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일정을 변경했다. 해가 많이 짧아져 햇빛을 쨍하게 받는 동백꽃의 선명한 붉은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늦은 오후의 동백정원은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뒤로는 한라산이 앞으로는 마라도와 가파도까지 내려다보이는 경치도 마음에 들었지만 군데군데 조형물에 새겨놓은 문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느려도 괜찮아요. 자연은 원래 느려요.”라든가 “동백꽃의 꽃말은 그대만을 사랑해입니다.” 같은 다소 낯간지러운 문구들도 드넓은 동백꽃 사이에서 보니 진정성있게 느껴졌다. 장난과 농담을 주고받기 바쁜 후배와 내가 와서 그렇지, 연인끼리 왔다면 충분히 로맨틱한 장소다.
#18:30 아뜰리에 제주명월
숙소를 옮기고 싶었다. 디자인카페에서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웬걸, 별장형 독채 펜션을 겸하고 있단다. 빈티지한 느낌으로 석회칠 된 흰 벽돌 가벽과 그 위에 올려진 작은 화분들,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우아한 천 장식까지 카페의 인테리어가 심상치 않았다. 주문한 녹차 티라미스와 아메리카노를 즐기다 말고 마침 비어 있다는 펜션 구경에 나섰다. 화이트톤으로 통일된 벽과 가구에 군데군데 원목으로 포인트를 줬다. 행여나 머리카락 하나라도 떨어뜨릴까 조심하면서 집구경을 마치고 나서 후배랑 온 게 아니었다면 당장 숙소를 옮겼을 거라고 되뇌었다. 외관도 정원도 현관도 침대도 모두 감성 충만한 디자인 감각이 돋보였다. 굳이 애써 노력 안해도 이곳에 있다면 저절로 로맨틱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인터파크 티켓 제공
숙소를 옮기고 싶었다. 디자인카페에서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웬걸, 별장형 독채 펜션을 겸하고 있단다. 빈티지한 느낌으로 석회칠 된 흰 벽돌 가벽과 그 위에 올려진 작은 화분들,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우아한 천 장식까지 카페의 인테리어가 심상치 않았다. 주문한 녹차 티라미스와 아메리카노를 즐기다 말고 마침 비어 있다는 펜션 구경에 나섰다. 화이트톤으로 통일된 벽과 가구에 군데군데 원목으로 포인트를 줬다. 행여나 머리카락 하나라도 떨어뜨릴까 조심하면서 집구경을 마치고 나서 후배랑 온 게 아니었다면 당장 숙소를 옮겼을 거라고 되뇌었다. 외관도 정원도 현관도 침대도 모두 감성 충만한 디자인 감각이 돋보였다. 굳이 애써 노력 안해도 이곳에 있다면 저절로 로맨틱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인터파크 티켓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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