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에서 SF로? ‘평행우주’ 소재 눈길, 뮤지컬 신작 ‘더 모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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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너머 또 다른 우주들이 존재한다는 평행우주론을 소재로 한 뮤지컬 신작 ‘더 모먼트’가 막을 올렸다. 지난 1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만난 이 작품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미스터리에서 시작해 SF로 확장되는 스토리와 따스한 감성의 음악으로 눈길을 끌었다.

뮤지컬 ‘더 모먼트’는 세 명의 남성이 산 속 깊은 산장에서 마주치며 시작된다. 제각기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산장을 찾은 사내, 남자, 소년은 서로 자신이 산장을 예약했다며 말다툼하다가 예약이 겹쳤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산장은 어딘지 수상쩍고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체 이들이 만나려 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사연이 있는지, 산장은 어떤 곳인지, 세 남자의 좌충우돌 속에서 그 실마리가 하나씩 풀려나간다.
 
‘더 모먼트’는 신인 창작자 표상아가 작/연출하는 공연이다. 그간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 작사/각색을 비롯해 연극 ‘페이퍼’ 작/연출 등을 해온 표상아 연출은 양자역학, 다중우주 등의 과학이론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문학과 철학이 오랫동안 다뤄온 ‘운명’이라는 소재를 두고 현대과학 분야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양자역학이나 다중우주론의 여러 해석이 놀랍게도 매우 문학적이더라”는 표 연출은 “과학이론을 차용해서 한 인물이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운명적인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제목도 ‘더 모먼트(순간)’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의 소재로 과학이론을 가져왔지만, 공연은 딱딱하지 않게 문학적인 감성으로 풀어내고자 했다는 것이 표 연출이 밝힌 연출 의도다. 실제로 이날 40여분간 펼쳐진 작품의 주요 장면에서는 소박하고 단출한 무대위로 펼쳐진 밤하늘과 눈송이들, 그리고 라이브로 연주되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음악이 풍부한 감성을 더했다.

연극 ‘데스트랩’, 뮤지컬 ‘헤르츠’ 등에 이어 이번 작품의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은 김여우리는 "세 명의 캐릭터 모두 메인 곡이 있다. 세 사람이 저마다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구성을 짰다. 공연을 보시면서 그 포인트를 눈 여겨 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배우들도 참여 소감을 전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어버린 후 오랫동안 그녀를 찾아온 47세의 사내 역은 박시원, 원종환, 유성재가, 결혼을 앞둔 35세의 공무원 남자는 강정우, 주민진, 유제윤이,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나러 산장으로 온 순정파 소년은 김지온, 홍승안, 정대현이 연기한다.
 

‘더 모먼트’에 대해 “뮤지컬에 흔치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어 새롭고 흥미로웠다”는 첫인상을 떠올린 원종환은 “코미디와 멜로, 스릴러 등 여러 가지 장르를 다 녹여내고자 했다”고 전했고, 강정우는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 나도 ‘내가 만약 연기를 하지 않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등의 상상을 해보게 되더라. 같은 인물이 다른 선택을 내리면서 펼쳐지는 평행우주에 대해 다룬 작품이니, 여러분도 나와 같은 상상을 하시면서 공연을 보시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권했다.


뮤지컬 ‘더 모먼트’는 9월 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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