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부터 '프랑켄슈타인'까지…다양한 소재 신작 쏟아진다,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5
- 2020.07.22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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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이별이 더 안타깝게 그려지면 좋을 것 같아요. 관객들이 확실히 젤다의 편에 서고 싶도록요.”(배우 최연우)
약 2년 간의 준비 끝에 공개된 뮤지컬 대본을 두고 배우들과 창작진의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다. 21일 진행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5의 테이블리딩 현장에서다. 이날 가장 먼저 작품을 선보인 뮤지컬 ‘위대한 피츠제럴드’의 함유진 작가는 “작가에게는 테이블리딩이 가장 무서운 자리다. 무대 연출도, 음악도 없이 오롯이 텍스트로만 평가받아야 해서 심사 때보다 더 떨렸다”며 “배우들이 정확히 내가 고민하던 부분을 짚어주고 의견을 줘서 큰 도움이 됐다. 이제 나와 작곡가만 잘 하면 될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번 시즌의 테이블리딩 참가작은 1, 2차 심사를 거쳐 선정된 여섯 작품이다. 이후 멘토링 및 창의교육 등의 개발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된 2편의 작품이 내년 초 쇼케이스 무대에 오르게 된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마리 퀴리’를 비롯해 ‘팬레터’, ‘구내과병원’ 등이 모두 이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인기 뮤지컬이다.
▲ 멘토 오은희 작가, 박소영 연출
‘금오신화’부터 ‘프랑켄슈타인’까지 다양한 소재 눈길 "시도 자체가 과감해져”
이외에도 작품의 소재는 ‘금오신화’부터 ‘프랑켄슈타인’까지 여러 시대와 소재를 폭넓게 아우른다. 트렌스젠더 락스타를 중심으로 인연과 가족, 상처와 화해에 대해 다룬 ‘미스대디’(정다이 작/김희은 작곡), ‘금오신화’의 작가 김시습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금오신화’(서휘원 작/김혜성 작곡), 치매와 권력, 혁명 등의 화두를 독특한 스토리로 녹여낸 ‘미치’(박문영 작/조아름 작곡),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과정을 색다른 상상력으로 그려낸 ‘메리 셸리’(김지식 작/권승연 작곡), 시대가 만든 비틀린 영웅을 그린 ‘악마의 변호사’(민미정 작/김효은 작곡) 등이다.
전문가 멘토로서 테이블리딩에 참여한 박소영 연출가는 신진 창작자들이 내놓은 작품에 대해 “소재를 고르는 시도 자체가 과감해졌고 여성 서사가 강해졌다”며 “소재가 얼마나 파격적이든 그걸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을 만들다 보면 창작자가 맨 처음 하고 싶어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흐릿해질 때가 있는데, 그 지점을 놓치지 않고 잘 찾아가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쇼케이스 선정작이 되지 않더라도, 전문가 멘토링 등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창작뮤지컬은 언제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팬레터’, ‘마리퀴리’의 제작사 라이브㈜의 박서연 이사는 “그간 ‘더 캐슬’, ‘구내과병원’ 등의 작품이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를 통해 타 제작사와 매칭돼 본공연 무대에 올랐다”며 “제작사 매칭을 통해 현재 공연을 준비 중인 다른 작품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라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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